LNG 확대하려는 셸에 주주들 제동… 전환 전략 검토 주주결의안 제출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글로벌 석유거인 셸(Shell)의 LNG(액화천연가스) 사업 확대 전략이 주주들의 반발에 부딪혔다. 860억달러(약 125조원) 규모의 연기금들은 셸의 LNG 수요 전망이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예측치를 크게 웃돈다며 타당성 검증을 요구하고 나섰다.
브루넬연기금, 그레이터맨체스터연기금, 머지사이드연기금 등은 7일(현지시간) 셸에 이같은 주주결의안을 제출했다고 로이터통신, 에디, ESG투데이 등은 보도했다. 이들은 "셸이 제시한 LNG 수요 전망이 IEA의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보다 301%나 높다"며, "기후변화 대응 목표와의 정합성을 입증하라"고 요구했다.
브루넬연기금은 350억파운드(약 64조원), 그레이터맨체스터연기금은 300억파운드(약 54조원), 머지사이드연기금은 100억파운드(약 18조원) 이상의 자금을 운용한다.
이미지=셸 웹페이지
LNG 사업 비중 확대...탄소배출 증가 우려
셸은 2030년까지 LNG 사업을 20~30% 확대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LNG가 셸의 업스트림 탄화수소 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30년 30%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셸은 지난해 3월 2030년 탄소 감축 목표를 하향 조정했고, 2035년 탄소집약도 감축 목표도 철회한 바 있다.
연기금 관계자들은 이런 셸의 전략에 문제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영국 브루넬연기금의 바이슈나비 라비샨카르 스튜어드십 총괄은 "셸의 LNG 성장 전략이 기후 목표와 괴리를 보이는 것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레이터맨체스터연기금 대변인은 "IEA의 1.5도 시나리오보다 300% 이상 높은 LNG 수요 전망을 내놓은 만큼, 셸이 기존 기후변화 대응 약속과 어떻게 양립할 수 있는지 설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호주기업책임센터(ACCR)의 닉 마잔 영국전략총괄은 "재생에너지 도입이 급증하는 국가들에서 LNG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전략을 세운 이유를 투자자들에게 설명해야 한다"고 했다.
ACCR과 함께 주주 결의안을 대표로 제출한 투자자문기관 셰어액션의 사이먼 로슨 부대표는 "100명 이상의 개인 주주들도 셸의 기후변화 대응 계획이 파리협약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우려를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 변동성에 취약...데이터 공개와 전략 수정 요구
셸은 석유 탐사와 개발에 해당하는 업스트림 사업만 수행하는 독립계 석유·가스 기업 중 장기계약이 체결되지 않은 LNG 물량이 가장 많은 것으로 확인된다. 주주들은 이 때문에 LNG 가격이 예상보다 하락할 경우 기업가치가 크게 훼손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주주들은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셸에 전환 전략을 세울 때 근거로 사용한 데이터를 공개하라고 일제히 요구했다.
머지사이드연기금의 오웬 소른 책임투자 매니저는 "급격한 에너지 전환으로 기존 석유·가스 기업의 사업모델이 중대한 위험에 직면해 있다"며 "셸의 수요 전망과 시장 및 독립 분석기관의 전망 사이의 큰 간극을 해소할 수 있는 정보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ACCR은 7일(현지시각) 보도자료에서 “셸이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급격한 변화에도 LNG 수요 전망을 의미 있게 수정하지 않았다"며 "투자자들이 자본 배분의 적절성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LNG 성장 가정에 대한 투명한 공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셸 대변인은 "주주들이 연례 주주총회에서 우리의 '더 많은 가치, 더 적은 배출' 전략을 강력히 지지해왔고, LNG가 이 전략의 핵심"이라며 "LNG의 미래 역할에 대해 확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주들이 제출한 결의안은 오는 5월 셸 연례 주주총회에서 다뤄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