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주, 장정민의 지속가능경영 스토리】 ESG의 위기와 적응의 시대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지난 2년간을 돌이켜 보며
지난 2월 필자들은 2년간의 대학원 과정을 무사히 마쳤다. 2년 전에 필자들이 선택한 MBA 과정에는 ‘ESG’ 전공이 별도로 존재했기 때문에 이론적인 지식은 물론 실무 역량의 발전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자부한다. 또한, 현업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과 함께 공부하고 토론하고 술을 마시며 동지애를 느낄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
신입생으로서 설레는(?) 대학원 생활을 시작했던 2년 전 이맘때의 ESG는, 팬데믹 시기의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서 없어서는 안 될 전략이자 필수 불가결한 트렌드였다. ESG 경영의 중요성이 강조되며 지속가능경영, CSR 등과 같은 경영 이론을 대체하는, 묻고 따지지도 않고 시작해야 하는 것으로 느껴졌다. 하지만 지난 2년간 팬데믹은 종식됐고 기후 위기는 현실화됐다. 우리는 ‘기후변화 대응‘이 아닌 기후 위기 적응’을 고민해야 하지만, 정치∙경제적인 이슈로 ESG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됐다.
ESG의 위기와 안티 ESG
ESG가 위기라고 한다. 2022년 2월 시작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2023년 10월에 촉발된 이스라엘-하마스 간의 전쟁은 세계 경제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고. 2019년도부터 지속되고 있는 미∙중 무역 갈등으로 인해 미국, 중국, EU 등 세계 경제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강대국들의 보호무역주의는 심화되고 있다.
계속된 경기침체로 인해 기업은 생존을 우선하는 경영 전략으로 선회하고 있다. 금리가 오르며 자금 조달 비용이 증가하고 전쟁으로 인해 원자재 수급에 어려움을 느끼는 기업의 수익이 감소함에 따라 투자를 최소화하고 살아남는 것을 최우선으로 경영활동을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라는 새로운 방향성이 다시 ‘주주 자본주의’로 선회하는 사례들이 확인되고 있고, 부진한 ESG 투자 성과가 나타나자 안티 ESG 라는 회의론적 시각도 나타나고 있다.
출처 : 뉴욕타임즈. 2019년 8월 미국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BRT) 선언 관련 뉴욕타임즈 기사
ESG 경영의 목적은 꾸준한 투자를 통해 미래의 환경, 사회, 경제적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기업의 목적과 가치를 수익의 관점에서만 바라본다면 중장기적 관점의 ESG 경영은 지속되기 어렵다. 경제 위기는 그토록 강력하게 불었던 ESG라는 바람을 멈추게 하고 있다.
기업의 우선순위가 ESG, 지속가능성에서 비용 절감, 적자 최소화, 생존으로 바뀐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기업이 ESG 경영에 손을 놓을 수 있는 명분이 될 가능성도 다분하다. 수익적 측면에서 ESG 경영은 효율이 떨어지는 것으로 보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ESG 성과의 측면에서도 실망스러운 모습이 확인된다. 2050 넷제로(Net Zero)를 외치는 정부와 기업 다수가 2050 목표 달성을 위해 계획된 온실가스 배출량을 상회하고 있고, 가장 ESG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던 EU마저도 주요 법률안을 유예하거나 기준을 대폭 축소했다.
출처 : 클라우스 슈밥.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지속가능경영은 지속 가능할 것인가?
졸업식을 마치고 함께 공부했던 선후배들과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식사를 하면서, '과연 우리가 ESG 혹은 지속가능경영 관련 업무를 지속할 수 있을까'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해보았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ESG라는 용어는 퇴장할 수 있겠지만 지속가능경영이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변화는 계속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부정적 시각을 가진 분들도 있었다. 2년 간 정말 열심히 공부했기 때문에 너무나도 아쉽지만, ESG 나 지속가능경영보다는 전략 기획이나 공급망 관리를 비롯한 유관 업무 쪽으로 커리어나 방향을 전환해야 하는 것은 아니냐는 생각을 가지시는 분들도 적지 않았다.
필자들의 솔직한 속내는 ‘지속가능경영은 지속가능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동안 열심히 공부하고 경험을 쌓아서 이제 좀 뜻을 펼쳐보겠다는 의지가 넘치기 때문에 긍정적으로만 바라보는 측면도 없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지난 2년간의 종합적인 경험을 통해 살펴보았을 때, ESG에 대한 위기는 일시적이지만, 환경, 사회, 경제적 지속가능성의 관점에서는 실질적인 위기가 닥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응하고 적응하기 위해서는 지속가능경영 활동을 더욱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응이 아닌 적응의 시대
ESG 경영의 위기란, 아마도, ‘ESG’라는 단어에 대한 부정적 시각에 따른 위기일 것이다. 환경과 사람 그리고 경제적 지속가능성이 중요하다는 ESG 경영의 본질에 대해 부정할 수 있는 전문가, 기업, 정부는 없을 것이다. 환경 파괴에 따른 기후 위기로 인해 발생하는 환경 비용과 인적 자본, 공급망과 관련한 사회적 비용의 정량화는 이미 이루어지고 있으며 기업의 비용으로 내재화되어 있다. 그래서 기업의 지속가능성은 미래에도 가장 중요하게 고려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기후 위기는 이미 시작되었고 기업은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장기적 측면이 아닌, 단기, 중기, 장기 모든 측면에서 위기에 적응해야 한다. 변화에 대한 대응을 위해서는 장기적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이야기할 수 있지만 이미 위기는 시작되었고 우리는 단기간에 적응해야 하고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한다.
사회, 인권의 측면에서는 어떠한가? 경제적 양극화가 갈수록 심해지며 인권이나 사회적 지위 측면에서의 양극화로 연결되고 있다. 양극화 문제로 인해 인구 절벽이 확인되고 있으며 이는 지방 소멸 문제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로 인한 외국인 노동자, 이민자의 확대 정책이 검토되고 있으며 이것은 새로운 사회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다분하다.
기업이 이와 같은 환경과 사회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상태로 경제적 측면에서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환경과 사회의 요소들은 기업에는 수익을 내기 위한 자원이자 고객이다. 지금이야말로 기업이 환경과 사회의 지속가능성 확보를 통해 경제적 지속가능성을 영위하는 지속가능경영의 기본에 더욱 충실해야 할 시기, 대응이 아닌 적응의 시대이다.
☞ 김형주 엠케이전자(주) 팀장은
김형주 팀장은 2006년 보광그룹에 입사하여, 현재 엠케이전자(주)에서 IR, M&A, ESG를 담당하는 미래전략팀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엠케이전자는 2020년 ESG 선포를 했으며, 2022년 환경부 스마트 생태공장 구축 사업 운영, 업계 최초 POST 100% 재생제품 UL인증을 취득했으며, 현재 LCA One cycle시스템 구축을 진행하고 있는 반도체 소재 기업이다. 실무형 관리자로서 바쁜 와중에도 업무 관련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 한양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 ESG Track MBA 과정을 마쳤으며, ISO37301인증심사원 활동도 하고 있다.
☞ 장정민 금호석유화학 과장은
장정민 과장은 2008년 동아제약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고, 이크레더블을 거쳐 현재 금호석유화학 ESG경영관리팀에서 근무하고 있다. 이크레더블에서 공급망 ESG 평가 사업을 준비하며 지속가능경영과 ESG라는 영역에 관심을 가지게 됐고, 금호석유화학 ESG경영관리팀에 입사해 본격적으로 ESG 관련 업무를 시작하게 됐다. 실무자로서 바쁜 와중에도 업무와 관련된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 한양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 ESG Track MBA 과정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