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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바로가기 : 강원 고성군 업무추진비 청탁금지법 회피 꼼수 의혹

강원 고성군 업무추진비 청탁금지법 회피 꼼수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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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강원도 고성군의 업무추진비 집행 내역을 전수 분석한 결과, 행정안전부 회계관리 훈령을 위반한 데다 조직적으로 정보를 은폐하고 데이터를 조작한 정황이 드러났다. 특히 사후에 작성된 회계 서류의 세부 품목들이 실제 메뉴 구성과 일치하지 않았다. 무엇이 두려워 180일을 숨겼나 고성군청의 업무추진비 공개 게시판은 2025년 상반기 내내 멈춰 있었다. 현행 훈령 제121조는 분기 종료 후 한 달 이내 공개를 명시하고 있지만, 고성군은 그 해 4월부터 12월까지 무려 9개월 분의 자료를 주민들이 확인할 수 없게 했다.  기자가 공식 질의를 시작하자 달라졌다. 그 해 12월 17일, 반 년 넘게 닫혀 있던 2분기 내역이 기습 업로드 된 것을 시작으로, 사흘 뒤인 20일에는 3분기, 그리고 새해 벽두인 1월 6일에는 4분기 내역까지 20일 사이에 9개월 분의 자료가 한꺼번에 쏟아져 올라왔다. 기록이 없었던 것이 아니라, 안해도 그만 이라는 식의 안일함이나 은폐하려 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했다. 익명을 요구한 지역 신문 기자는 지방 언론이 군청 광고비에 의존하는 구조 속에서 견제 기능이 마비되자 공개 시기를 조율하며 지출 증빙 등을 조작했을 것 이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12월 17일부터 지난달 6일까지 20일 사이에 지난해 2~4분기 업무추진비 사용내역 자료가 한꺼번에 공개됐다. (강원 고성군청 홈페이지 갈무리) 영수증이 드러낸 일인당 30,333원의 묘수 기자가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확보한 2025년 6월 5일 동명능이백숙 영수증 사본과 지출결의서 내역을 대조한 결과, 행정 조작으로 의심되는 구체적인 증거가 발견됐다. 장부에는 45명이 참석해 136만5000원을 집행, 인당 3만333원을 쓴 것으로 기록됐다.   지출결의서에 기록된 총액 136만 5000원을 참석 인원 45명으로 나누면 일인당 3만 333원이 산출된다. 청탁금지법에 허용된 3만원(당시 기준)을 소수점 이하로 넘게 결제 총액을 먼저 정한 뒤 메뉴별 가격과 갯수를 맞춘 것이 아닌가 의심이 든다. 영수증 사본에는 주력 메뉴인 능이백숙(8만원) 13개에 만두 13개(13만원), 공깃밥 35개(3만 5000원)가 기재되어 있다. 능이백숙에는 보통 찰밥이나 죽이 포함된다. 백숙의 양을 따졌을 때 이미 배가 부른 45명이 별도로 만두 13인분과 공깃밥 35개를 먹어치웠다는 것은 고개를 갸웃거리게 한다.  주류(40병) 의 총액을 줄이고 싶었거나 일인당 지출 단가를 맞추기 위해 만두와 공깃밥이라는 안전한 품목으로 둔갑시킨 것이라는 의심이 든다. 두 가지는 영수증에서만 존재하는 유령 주문 일 가능성이 높다. 결제 시간이 상충하기도 한다. 고성군 지출결의서 결제 문건에는 행사 시간을 18:30분 즉 업무시간 이후 회식을 겸한 간담회로 기재되어 있다. 하지만 정보 공개 청구를 통해 확인한 카드매출 전표의 결제 시각은 오후 16:00(오후 4시)로 찍혀 있다. 45명의 대인원이 능이백숙이라는 양이 제법 많은 메뉴를 먹고, 40병의 주류를 소비하는 데 얼마쯤 걸릴까? 결제 시각이 4시가 맞다면, 이들은 오후 2시를 넘어서 식사와 음주를 시작했다는 합리적 추론이 가능하다. 모든 공무원이 업무에 집중해야 할 핵심 업무시간 이다. 군수를 포함한 고성군의 부서장 35명이 대낮부터 세금으로 차려진 술상 앞에 앉아 있었다는 사실은 예산 오남용을 넘어 얼마나 복무 기강이 해이한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눈 한 송이 없던 날에 대설 점검 지난해 3월 2일 일요일, 고성군 업무추진비 내부결제에는 대설 대비 현장 점검 명목으로 점심 식대가 청구됐다. 훈령에 업무추진비는 휴일 사용이 금지되는데 재난 대응이라는 예외 조항을 두고 있다. 그날 고성군의 날씨는 어땠을까? 기상 데이터에 따르면, 적설량 0, 영상 10도의 화창한 봄날이었다. 그 시각, 군수는 족구협회 안전기원제 행사에 참석하고 있었다. 사진을 보면 군수는 제설 장비 대신 마이크를 들고 있었다. 공문서를 허위 작성한 사례로 보인다.   군민의 월급과 바꾼 한 끼 식비 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고성군민의 일인당 연평균 종합소득은 2418만 원으로 강원도 내 최하위권이다. 월 평균으로 환산하면 약 201만 원에 불과하다. 거진항에서 만난 어부 A씨는 새벽 4시에 바다에 나가 한 달 내내 피땀 흘려 버는 돈이 200만 원 남짓인데, 공직자들이 대낮부터 136만 원짜리 술판을 벌였다니 허탈해서 말이 안 나온다 고 분통을 터뜨렸다. 군민 한 달 벌이의 68%가 단 몇 시간의 회식으로 증발한 셈이다. 이런 의혹에 대해 감독 의무가 있는 고성군의회 의장은 자료가 그렇게 넘어오기 때문에 특별히 잘못 지출됐다고 꼬집어 알 방법이 없다 며 내부적으로는 큰 문제는 없었던 것으로 파악한다 는 답변을 내놓았다. 주인의 눈이 감기면 세금은 성찬이 된다 행정이 스스로를 정화하지 못할 때, 바른 길로 되돌리는 유일한 힘은 깨어있는 시민들의 감시다. 시민들이 정보 공개 청구를 멈추지 않고, 고성군청 게시판의 숫자를 감시할 때 비로소 바른 행정은 시작된다. 시민이 주인인데 주인이 책무를 다하지 않으면, 이런 불합리한 성찬은 더욱 교묘해지고 요란해질 수밖에 없다. 지역 언론 역시 광고비에 눈이 멀어 침묵했던 과거를 끊어내고, 다시 날카로운 이를 드러내는 감시견(Watchdog) 역할로 돌아가야 한다. 주인의 눈은 결코 감겨서는 안 된다. 기록은 지울 수 있어도, 데이터에 새겨진 부정의 흔적은 지울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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