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블랙앤데커 등 글로벌 기업들, 왜 ‘배출 강도’에 주목하나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온실가스 감축이 기업 경영의 핵심 과제로 부상하면서 ‘배출 강도(Emission Intensity)’가 새로운 관리지표로 주목받고 있다.
3일(현지시각) 지속가능미디어 트렐리스는 글로벌 기업들이 감축 목표를 절대량 중심에서 사업성과 연계 방식으로 전환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배출 강도 지표의 활용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글로벌 기업, 배출 강도 기반으로 전략 전환
프록터 앤 갬블(P&G), 스탠리 블랙 앤 데커(Stanley Black & Decker), 서모 피셔 사이언티픽(Thermo Fisher Scientific) 등 주요 기업들은 배출 강도 지표를 적극 도입해 지속가능성 전략을 고도화하고 있다. 배출 강도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제품 생산 단위, 직원 수, 공장 면적, 매출액 등 핵심 사업 지표로 나눈 값으로, 사업 규모 대비 배출 효율을 평가하는 방식이다.
이 지표는 공장 관리자, 조달팀, 재무팀 등 내부 이해관계자가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어 실무적 활용도가 높다. 특히 사업 확장이 빠르거나 공급망이 복잡한 기업에서는 절대 배출량만으로 감축 성과를 판단하기 어려워 강도 지표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전통적으로 글로벌 기업들은 과학기반감축목표(SBTi)에 따라 절대 배출량 감축을 기준으로 삼았으며, SBTi 검증 기업의 약 80%가 절대량 목표를 채택해 왔다. 그러나 공급망 전체로 확장되는 스코프 3 배출 관리 요구가 커지면서 강도 지표를 병행하거나 우선 활용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세일즈포스는 2025년 갱신된 SBTi 목표에서 스코프 3 강도 기준을 도입했고, P&G와 넷플릭스도 각각 생산 단위·부가가치 기준 강도 지표를 운영하고 있다.
에너지 산업처럼 설비 확대로 총배출량이 증가할 수 있는 업종에서는 전력 1킬로와트시당 배출량을 줄이는 것이 더 정확한 성과 평가라는 지적도 나온다.
P&G 홈페이지
공급망 평가와 내부 의사결정까지 영향 확대
배출 강도는 공급망 협력과 내부 의사결정 과정에서도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 서모 피셔 사이언티픽은 절대 감축 목표와 별도로 강도 지표를 고객 및 공급망과의 협력 과정에 활용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탄소 효율성이 높은 협력사를 선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 테루모와 스탠리 블랙 앤 데커 역시 스코프 3 강도 목표를 통해 공장 관리자·사업부 책임자 등 조직 내부의 공감대를 강화하고 있다. 스탠리 블랙 앤 데커는 주요 스코프 3 부문에서 2030년까지 단위당 배출량을 52%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전문가들은 기업의 사업 모델과 공급망 특성에 맞춘 강도 지표 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뉴클라이밋 연구소 토마스 데이는 절대 배출량 감축이 모든 기업에 동일하게 적용되기 어렵다”며 성장 산업이나 전력 중심 산업에서 강도 기준이 현실적 관리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독립 컨설턴트 리리카 맥티어넌은 강도 지표는 기업이 통제할 수 있는 비즈니스 결과와 연계될 때 효과적이며, 보다 정교한 ESG 보고가 요구된다고 밝혔다.
배출 강도는 기후 대응을 넘어 공급망 관리, 조직 간 의사결정, 내부 협업 구조까지 영향을 미치는 전략적 관리 도구로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