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뉴욕주 공동퇴직기금, 엑손모빌 주식매각…미국 최대 규모 연기금간 주주행동주의 논쟁으로 번져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글로벌 연기금들이 포트폴리오에서 금융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화석연료 기업들을 솎아내고 있다. 미국에서 세 번째로 큰 연기금인 뉴욕주 공동퇴직기금(NYSCRF)은 16일 (현지 시각) 엑손모빌을 비롯한 7개 화석연료 기업들의 2680만 달러(357억원) 상당의 주식과 채권을 판매할 예정이라고 로이터, 블룸버그는 보도했다.
뉴욕주 공동퇴직기금을 감독하는 뉴욕주 감사관 토마스 디나폴리(Thomas DiNapoli)는 성명에서 “이번 조치는 피투자 기업이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을 위해 얼마나 준비하고 있는지를 검토한 결과”라고 전했다.
연기금은 유틸리티 기업과 화석연료에 대한 투자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에 집중하겠다며, 지속가능 및 기후 부문에 초기 목표로 200억 달러(약 27조원)를 투자하고 2035년까지는 400억 달러(약 53조원)의 투자를 진행하겠다고 전했다.
엑손모빌/ICCR
엑손모빌, 스코프3 감축목표 없는 드문 기업…300억 주식 판다
NYSCRF가 투자를 줄이는 기업은 ▲엑손모빌(Exxon) ▲광회에너지(Guanghui Energy Company Ltd.) ▲에코 에너지(Echo Energy Plc) ▲IOG Plc ▲석유 및 천연가스 공사(Oil & Natural Gas Corp.) ▲델렉 그룹(Delek Group Ltd.) ▲다나 가스(Dana Gas Co.) ▲유닛 코퍼레이션(Unit Corp.)이다.
뉴욕주 연기금은 4년 전 기후 변화와 관련되어 투자 위험을 줄이기 위해 보유하고 있는 모든 화석연료 자산을 재검토하겠다고 발표했다. 연기금은 자산을 재검토하여 해당 자산에 대한 지분을 줄여가고 있다. 지난해에는 파이어니어 내추럴 리소시스(Pioneer Natural Resources)와 헤스(Hess Corp)를 포함해 석탄, 셰일 오일 및 가스, 오일샌드와 관련된 기업 50곳의 지분을 제한한 바 있다.
다만, 모든 화석연료 주식을 청산하는 것은 아니다. 연기금은 약 2500만 달러(약 333억원) 상당의 엑손 주식을 매각할 예정이지만, 기금이 소유한 엑손의 전체 보유 자산은 5억 달러(6667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된다. 패시브 지수와 연관된 자산은 계속 유지할 계획이다. 디나폴리 감사관 사무실은 “패시브 투자 전략은 펀드의 성공 전략이므로 패시브 지수에서 해당 항목에 대한 투자를 제외하는 것은 현재로서는 신탁 의무에 어긋난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연기금은 셰브론, 셸, BP와 같은 주요 석유 기업에 대한 주식을 계속 보유할 예정이다. 디나폴리 측은 “엑손모빌에 대한 투자를 줄인 이유는 스코프3 배출량 감축 목표가 없는 드문 회사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미국 2위 연기금, NYSCRF의 네거티브 스크리닝 비판…
적극적 개입으로 기업 행동 바꾸는 주주행동주의 촉구
NYSCRF의 투자 철회 결정에 미국 2위 규모의 연기금인 캘리포니아 교직원연금(CalSTRS)이 즉각 비판에 나섰다. 환경·사회, 지배구조(ESG) 기준을 토대로 부정적으로 평가되는 산업·기업을 포트폴리오나 펀드 구성에서 배제하는 투자전략인 ‘네거티브 스크리닝’이 실질적으로 지속가능성에 대한 변화를 만들어내지 못한다는 것이다.
CalSTRS의 최고투자책임자(CIO) 크리스토퍼 아일만(Christopher Ailman)은 FT와의 인터뷰에서 “기후변화에 대응하지 않는 기업을 포트폴리오에서 제외하는 전술은 기업 행동을 바꾸지 못하는 실패 전략”이라고 지적했다. CalSTRS는 3270억 달러(436조원) 규모의 연기금이다.
아일만은 매각이 아닌 개입이 기후문제를 해결하는 데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업이 투자를 유지함으로써 관행을 바꾸도록 영향을 미치는 것이 환경을 위한 성과를 달성하는 더 좋은 방법이라고 말한다.
그는 “우리는 주주로서 기후문제 대응에 약한 기업들에게 끊임없이 미래가 변화할 것이며, 이에 적응하고 변화해야 한다고 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변화가 되지 않는 최악의 기후변화 대응 후발주자는 기업 가치를 잃게 되므로 언젠가는 해당 기업들을 포기하는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라며 사실상 NYSCRF가 엑손모빌을 제외할 때 내세웠던 논리와 유사한 주장을 덧붙였다.
네거티브 스크리닝은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여전히 강력한 ESG 투자 전략으로 활용되고 있다. 유럽 최대 연기금 중 하나인 네덜란드 PFZW는 지난 12일(현지 시각) BP, 셸(Shell), 토탈에너지(TotalEnergies) 등 500개 이상의 화석연료 기업에 투자를 종료했으며, 28억유로(약 4조원)의 주식을 매각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