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록 탈퇴 후 첫 재가동…넷제로 연합, 일본 운용사들 참여 저울질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미국의 정치·법적 압박 속에서도 글로벌 금융권의 탈탄소 연합이 목표를 완화한 형태로 재가동을 준비하면서, 일본 자산운용사들이 참여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다.
닛케이는 14일(현지시각) 넷제로 자산운용사 연합(Net Zero Asset Managers·NZAM)이 활동을 재개할 예정인 가운데, 일본의 주요 자산운용사 4곳이 참여 의사를 밝혔거나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현재 NZAM과 함께 하고 있는 네트워크 파트너 / 이미지 출처 NZAM 홈페이지
넷제로 목표 완화 후 재출범…일본 자산운용사들 ‘조건부 참여’
NZAM은 2021년 마크 카니 당시 영국 중앙은행 총재의 제안으로 출범한 글래스고 금융연합(GFANZ) 산하 이니셔티브다. 자산운용, 은행, 보험 등 금융 부문별 조직을 통해 투자와 금융을 통한 탈탄소 전환을 유도하는 것을 목표로 해왔다.
NZAM 회원사는 투자 대상 기업과의 대화와 의결권 행사를 통해 온실가스 감축을 촉진하고, 탈탄소화 노력에 대한 공개 보고를 요구받는다. 그러나 미국을 중심으로 한 정치적 반발과 법적 리스크가 커지면서 연합의 활동은 위축돼 왔다. 특히 2025년 1월, 핵심 회원사였던 블랙록이 탈퇴하면서 NZAM은 활동을 일시 중단했다.
그럼에도 NZAM은 유럽과 아시아의 연기금과 기관투자가들 사이에서 탈탄소에 대한 지지가 여전히 강하다는 판단 아래 활동 재개를 추진하고 있다. 이들 투자자 다수는 탈탄소에 대한 헌신도가 장기 수익성에 기여한다는 관점에서 자산운용사를 선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NZAM은 지난해 가을, 투자 대상의 2050년 넷제로 달성 의무를 필수 목표에서 제외하면서도, 동시에 자산 소유자의 이익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탈탄소를 우선하겠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아시아 지역 사무국을 맡고 있는 아시아 기후변화 투자자 그룹(AIGCC)의 레베카 미쿨라-라이트 최고경영자(CEO)는 시장 현실을 보다 정확히 반영하고, 참여 문턱을 낮추기 위한 조정”이라고 설명했다.
닛케이가 이달 일본의 9대 자산운용사에 참여 여부를 물은 결과, 다이와 자산운용, 에셋매니지먼트원, 아모바 자산운용, 니세이 자산운용 등 4곳이 참여를 지속하거나 검토 중이라고 답했다. 다이와는 2050년 투자 포트폴리오의 넷제로 달성을 목표로 꾸준히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에셋매니지먼트원은 목표 완화가 각 국가·지역 여건에 맞는 기후 대응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법적 리스크가 관건…탈탄소 연합의 갈림길
다만 연합의 재확대가 순조로울지는 미지수다. 나머지 5개 일본 자산운용사는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고, 일부 미국·유럽 기업들도 참여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자산운용사를 계열사로 둔 일부 복합 금융그룹은 유럽에서 영업하는 자산운용사로만 참여를 제한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핵심 변수는 법적 리스크다. 2024년 11월, 미국 공화당이 주도하는 11개 주는 블랙록 등 자산운용사들이 탈탄소 투자를 명분으로 석탄 기업에 압력을 가해 주가 하락과 석탄 가격 급등을 초래했다며 반독점 소송을 제기했다. 미쿨라-라이트 CEO는 궁극적으로 각 자산운용사는 자국 규제에 부합하는지를 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의 한 대형 금융그룹 관계자는 넷제로 목표를 완화했더라도 미국을 비롯한 지역의 정치·법적 리스크는 완전히 제거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NZAM은 목표 완화 이후 중국 기업의 참여 가능성도 기대하고 있다. 중국은 2060년 탄소중립을 국가 목표로 설정하고 있으며, 대형 국유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정책 연계형 투자 전략이 작동하는 구조다. 미국의 법적 리스크로 참여가 위축된 상황에서, 중국 금융기관의 참여 여부는 연합의 규모와 무게를 다시 키울 수 있는 변수로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