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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배출권 수익 사상 최대…기업들 탄소 원가 피할 곳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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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3분의1 가까이에 탄소가격이 적용되면서 탄소배출이 기업의 새로운 원가로 자리 잡고 있다. / 출처 = 세계은행 탄소를 배출하는 데 돈이 드는 시대가 본격화하고 있다. 19일 세계은행이 발표한 ‘2026 탄소가격 현황 및 동향(State and Trends of Carbon Pricing 2026)’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탄소세·배출권거래제(ETS) 수익은 1070억달러(약 160조5000억원)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탄소배출 자체가 기업 비용과 무역 경쟁력을 좌우하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는 의미다.   ETS가 탄소세 추월…탄소가격 무게중심 ‘세금’서 ‘시장’으로 주요국들의 탄소 규제는 빠르게 탄소세에서 배출권거래제(ETS)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 지난해 전 세계 탄소가격 수익의 약 4분의3인 800억달러(약 120조원)가 ETS에서 발생한 반면, 탄소세 수익은 270억달러(약 40조5000억원)로 전년 대비 20% 감소했다. 10년 전만 해도 탄소세 수익이 ETS의 3배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각국 정부의 탄소 규제 방식이 직접 과세보다 배출권 거래시장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2016년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8%에 불과했던 ETS 적용 비중은 올해 26%까지 확대됐다. 같은 기간 평균 탄소가격도 톤당 10달러(약 1만5000원)에서 21달러(약 3만1500원) 수준으로 두 배 넘게 올랐다. 배출권·탄소세 수익은 사실상 유럽이 주도했다. 유럽·중앙아시아 지역이 전체 수익의 85% 이상을 차지했고, 북미가 약 10%를 보탰다. 특히 EU ETS 수익은 전년 대비 57억달러(약 8조5500억원) 늘어나며 전체 증가세를 이끌었다. 반면 캐나다는 연방 연료 탄소세 폐지로 66억달러(약 9조9000억원)의 세수가 사라졌다. 다만 탄소가격 확대를 과대평가하기는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전 세계 화석연료 보조금 규모는 9000억달러(약 1350조원)를 웃돈 것으로 추정된다. 탄소가격 수익보다 8배 이상 큰 규모다. 탄소배출 비용은 커지고 있지만, 동시에 화석연료 지원 역시 여전히 막대한 수준이라는 뜻이다.   인도·일본 ETS 출범…신흥국까지 확산 탄소가격제는 이제 유럽 중심 제도를 넘어 글로벌 표준으로 확대되는 분위기다. 올해 4월 기준 전 세계 87개 탄소가격 정책이 글로벌 온실가스 배출량의 29%를 커버하고 있다. 최근 1년 사이 인도·일본·베트남은 ETS를, 모리타니·세르비아는 탄소세를 각각 도입했다. 특히 인도와 일본의 움직임이 눈에 띈다. 인도의 탄소크레딧 거래제(CCTS)는 490개 산업을 포괄하며 적용 배출량이 약 4억7700만tCO2e에 달한다. 중국 국가 ETS, EU ETS, 한국 ETS에 이어 세계 4위 규모다. 일본 GX-ETS 역시 700개 이상 기업이 의무 참여하며 일본 국가 배출량의 절반 이상인 5억2400만tCO2e를 커버한다. 두 국가의 동시 진입으로 글로벌 탄소가격제 커버리지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 배출권거래제(K-ETS)도 변곡점을 맞고 있다. K-ETS는 내년부터 4단계에 진입하며 무상할당 축소와 경매 확대를 예고했다. 이에 따라 최근 1년간 국내 배출권 가격은 64% 상승했다. 인도·브라질·튀르키예 등이 ETS 도입에 나서면서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3분의1 가까이에 탄소가격이 적용될 전망이다. / 출처 = 세계은행 브라질·튀르키예 등 개발도상국 ETS까지 계획대로 시행될 경우 글로벌 탄소가격제 적용 범위는 2030년 약 32%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사실상 주요 중간소득국 대부분이 탄소가격제를 도입하거나 준비하는 상황으로, ‘신흥국 예외론’은 설 자리를 잃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CBAM 본격화…탄소가 무역 경쟁력 좌우 탄소가격은 이제 단순한 환경 규제를 넘어 무역 질서를 흔드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EU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는 올해부터 본격 시행에 들어갔다. 탄소집약도가 높은 수입품에 EU 역내 기업과 동일한 탄소비용을 부과하는 제도다. 세계은행 추산에 따르면 전 세계 상품 교역 중 약 1130억달러(약 169조5000억원) 규모가 CBAM 적용 대상이다. 수출국의 탄소집약도가 높을수록 EU 시장 경쟁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말레이시아 정부가 자국 탄소세 도입 배경으로 EU CBAM 대응 필요성을 공식 언급한 것도 같은 흐름이다. 영국은 2027년 CBAM 도입을 예고했고, 세르비아·태국·캐나다·호주 등도 유사 제도를 검토 중이다. 자발적 탄소시장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지난해 전 세계 탄소크레딧 발행량은 전년 대비 8% 증가했다. 미래 크레딧 구매를 약정하는 오프테이크(offtake) 계약 규모는 120억달러(약 18조원)로 1년 만에 세 배 수준으로 불어났다. 기업들이 단순히 탄소시장을 활용하는 수준을 넘어 장기 공급망 확보 경쟁에 나서고 있다는 의미다. 세계은행 그룹의 파스칼 도노호 전무이사는 보고서 서문에서 탄소가격제와 탄소시장은 각국 에너지 전략과 산업 구조 전환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며 효율과 혁신을 유도하는 동시에 국가 재원을 확보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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