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생물다양성 크레딧 수익 연계형 펀드 출시…5000억원 규모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생물다양성 부문은 미개척 분야로 다양한 금융 상품들이 등장하고 있는 가운데 또 새로운 투자 상품이 등장했다.
영국의 그레샴 하우스는 글로벌 자문 기업 윌리스 타워스 왓슨(WTW)과 손잡고 생물다양성 펀드를 출시했다고 블룸버그는 19일(현지 시각) 전했다. 펀드는 3억8000만 달러(약 5071억원)의 투자금을 목표로 한다. 그레샴 하우스는 산림, 부동산, 인프라, 재생에너지 등 지속가능한 투자에 집중하는 전문 대안 자산운용사로 60억 파운드(약 10조원) 이상의 자산을 관리하고 있다.
이 펀드는 기업의 생물다양성 발자국의 상쇄와 직접적인 수익을 연계하는 최초의 펀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생물다양성 상쇄(Biodiversity offset)는 개발 프로젝트로 인해 발생하는 생물다양성 손실을 완화하기 위해 다른 지역의 산림을 조성하는 등 생태계를 복원하거나 재생하여 피해를 보상하는 것을 뜻한다.
세계경제포럼은 2050년까지 생물다양성 시장이 약 700억 달러(약 93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4000억원 투자금 투입 완료…생물다양성 크레딧 판매로 수익 확보
펀드 자금은 생물 다양성을 개선할 것으로 예상되는 최소 10헥타르에서 500헥타르 이상의 토지를 지칭하는 해비타트 은행(Habitat bank)에 투입될 예정이다.
이 펀드는 해비타트 은행에서 생산되는 생물다양성 크레딧을 판매하여 수익을 창출할 계획이다. 생물다양성 크레딧 판매는 해비타트 은행을 설립한 환경은행(Environment Bank Ltd, 이하 EBL)이 담당하기로 했다.
현재 그레샴 하우스를 비롯한 투자자들은 이 펀드에 이미 3억 달러(약 4004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펀드 목표는 EBL의 해비타트 은행이 관리하는 토지 면적을 2026년까지 약 8000헥타르로 두 배 이상 늘리는 것이다.
그레샴 하우스의 지속 가능한 인프라 담당 상무이사 피터 바흐만(Peter Bachmann)은 "자연에 기반한 솔루션을 제대로 개발한다면 획기적인 변화를 불러올 수 있다"고 이번 펀드의 긍정적인 임팩트를 강조했다.
생물다양성 의무 고려 요구하는 英BNG법
영국에서 이런 펀드가 나오는 이유는 사업 개발 계획에 생물다양성을 의무적으로 고려하도록 하는 법이 나왔기 때문이다.
생물다양성 크레딧도 영국의 생물다양성 순이익(Biodiversity Net Gain, 이하 BNG)법이 제시하는 기준을 충족해야 인정된다. 해당 법안은 1월 17일(현지 시각) 발효됐다. 법 적용은 토지 규모에 따라 차이를 둔다. 대규모 사업 부지는 2월 12일부터, 소규모 부지는 4월 2일부터 적용된다.
영국의 생물다양성 순이익법/영국 정부 홈페이지
이 법은 사업 개발과 연관된 생물다양성 순이익(BNG) 목표를 담은 계획을 정부에 보고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이는 사업 인허가 여부와 관계된다. 정부는 사업 인허가 조건으로 생물다양성 순이익을 최소 10% 증진시키고 이를 30년간 유지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계획을 요구한다.
계획에는 ▲사업 현장 및 그외 해비타트의 생물 다양성에 대한 개발의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단계에 대한 정보 ▲사업 현장의 개발 전과 후의 생물 다양성 가치 ▲해당 개발에서 발생하는 생물다양성 크레딧 ▲개발을 위해 구입한 법정 생물다양성 크레딧이 포함돼야 한다.
개발자는 영국 정부 산하의 자연보호집행기구인 내추럴 잉글랜드(Natural England)가 운영하는 등록부(registry)에 등록된 토지 중 사업 현장과 그 외 지역에서 생물다양성 순이익을 내야 한다. 순이익 창출이 불가능한 상황에는 법정 생물다양성 크레딧을 구매하여 상쇄를 통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정부는 민간 생물다양성 상쇄 크레딧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법정 크레딧의 가격을 민간 크레딧보다 높게 책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법에 대한 일반 지침과 생물다양성 순이익을 계산하는 방법론을 정부 홈페이지에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