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ESG트렌드 Top 10 ②】 ESG 정치화 흐름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2024년은 전 세계적으로 중요한 선거가 있는 해입니다. 우리나라도 4월 총선이 있고, 미국에서는 11월 대선이 있으며, 유럽에서도 6월에 EU의회 선거가 있습니다. 특히, 미국과 유럽에서는 선거 결과에 따라 기후 정책이 달라질 전망입니다.
美 안티ESG에 대한 법적, 정치적 갈등 격화... 트럼프 대통령 복귀 여부 주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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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주목을 끄는 것은 미 공화당의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복귀 가능성입니다. 이미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폐지를 포함해 바이든 전 정부의 기후정책을 뒤집는 ‘프로젝트 2025’를 제정하겠다고 약속하고 있습니다.
안티 ESG에 대한 강력한 드라이브를 거는 것도 예상돼 있습니다. 플레이아데스 전략(Pleiades Strategy)의 2023안티 ESG 법안 트래커에 따르면, 미국에서 지난 한 해 총 165개의 안티ESG법안이 발의되었으며, 이 중 19개가 통과됐습니다. 미 상원의회는 ESG투자 금지 법안을 승인했고(바이든 대통령 거부권 행사), 미국 하원은 기후예산 삭감 법안을 통과시키는 등 안티 ESG 움직임은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이에 블랙록의 래리 핑크(Larry Fink) CEO마저 2023년 6월 “ESG 용어가 정치화됐다”며 “ESG용어 사용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습니다.
안티 ESG 논쟁은 법원으로 무대를 옮기고 있습니다. 의회는 미국의 직장연기금제도가 투자를 고려할 때 ESG 요소를 고려하도록 허용한 미 노동부의 규칙(일명 ‘ERISA(근로자퇴직연금보장법)’ 규칙)에 대해 공화당 의원들의 반대 결의안을 채택하고, 바이든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이어지면서 정치적 논쟁이 되더니 급기야 텍사스 법원으로 향했습니다. 텍사스 법원은 지난 9월 “미 노동부가 ESG 편향이라고 보기 어려우며, ESG뿐 아니라 재무적 요소를 우선 고려하고 있다”면서 바이든 행정부의 편을 들어주자, 공화당 측에서는 항소심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EU, 친환경 정책 반발 움직임 커져... 反환경 정당 득세
트랙터를 몰고 시위에 나선 농민들/ Pixabay
미국에서 나타나던 안티 ESG 움직임은, EU에서 그린래시(Greenlash·친환경 정책에 대한 반발) 움직임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탈원전을 선언하며, 태양광 보급에 가장 먼저 앞장섰던 독일의 경우, 보수정당 기독민주연합(CDU/CSU)과 대안우파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lternatives for Germany⋅Afd)이 각각 지지율 28%와 20%를 기록하며 정당 선호도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해당 정당들은 탈원전 폐기, 인간 활동에 의한 기후변화 부정, 화석연료 회귀를 강력하게 강조합니다.
네덜란드에서는 정부의 질소산화물 규제에 반대한 농민을 주축으로 ‘농민-시민운동(Farmer-Citizen Movement⋅BBB)’당이 창당되어 2023년 지방선거에서 압승을 거두기도 했습니다. 2030년 내연기관차량판매 금지를 선언했던 영국은 친환경 전환의 경제적 부담을 이유로 금지 시점을 2035년으로 연기했습니다.
ESG의 정치화 흐름에도 투자자 및 산업계 관심 여전...
ESG용어 사용 대신 임팩트 중심의 리브랜딩 이루어질 것
하지만 ESG가 멈췄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단적으로, 미국 최대 연기금인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CalPers)는 지난해 11월 2030년까지 기후변화 솔루션에 대한 투자를 두 배로 늘려, 1000억달러(약 130조원)까지 확대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블랙록 또한 2023년 11월 텍사스의 세계 최대 탄소포집프로젝트에 5억5000만달러(7183억원)를 투자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다만, 이들은 지속가능성 혹은 기후변화를 강하게 드러내지 않거나 ESG라는 용어도 거의 사용하지 않습니다.
산업계 또한 지속가능성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뜨겁습니다.
실제 세계 최대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ISS에 따르면, 2023년 미국의 E&S(환경 및 사회) 주주안건은 역대 최고 숫자를 기록했습니다. 또한 로이터 통신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글로벌 기업 C-레벨 임원 71%는 기업 성과에서 ESG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그림) S&P500기업 실적발표에서의 ESG 용어 언급 빈도 추이/ Factset
ESG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커지면서, ESG 용어 사용 빈도가 줄어들고 있습니다. 팩트셋(Factset)의 조사에 따르면, 2023년 1분기 S&P500기업이 실적발표에서 ‘ESG’용어를 언급한 것은 74번으로 2021년 4분기 대비 절반가량 줄어들었습니다.
반면 ‘임팩트’에 대한 관심은 커지고 있습니다. 글로벌 금융계는 SDGs 달성에 초점을 맞춘 ‘임팩트 공개 협의체(Impact Disclosure Task Force⋅IDT)를 발족하면서, 기존의 ESG가 놓쳤던 ‘사회적 고려’에 대한 부분을 개선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한편, 소셜 임팩트 관리에 대한 기업들간의 격차는 큰 편입니다. 글로벌 경영 컨설팅 업체 키어니(Kearney)가 글로벌 기업 602곳의 사회(S) 분야 활동을 분석한 결과, 소셜 임팩트에 대한 전담 인원을 배치하고 이에 대한 정량적 성과를 측정하는 기업은 48%에 불과했습니다. 외부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소셜 임팩트 활동을 기획하는 기업도 3분의 1에 불과합니다. 반면, 상위 5% 기업은 ▲NGO, 지역사회 등의 외부이해관계자와의 협력을 통해 사회적 책임 활동 기획 ▲기업의 비즈니스 전략 및 역량에 소셜임팩트 활동 연계 ▲사회적 책임 활동의 소셜임팩트 측정 및 결과 모니터링 등의 강점을 보였습니다.
키어니는 선도기업들이 이미 소셜임팩트를 통해 장기적 재무 가치를 창출하고 있으며, 안티 ESG 등의 사회적 반발이 심해질수록 사회(S)분야에 관리 대한 중요성이 커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임팩트온 특별취재팀= 박란희(편집장), 송준호(취재팀장), 김환이, 이재영, 송선우 editor
* 이 기사는 CSES(사회적가치연구원)의 후원을 통해 제작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