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은 끝나지 않은 현재진행형 …영화 5월 18일생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1980년 5월 광주의 아픔을 담은 영화 이 오는 2월 20일 국회에서 첫 시사회를 연다. 이번 행사는 단순한 영화 상영을 넘어 5·18 민주화운동 정신을 헌법전문에 명기하자는 개헌논의의 출발점이 될 전망이다. 다음은 지난 15일부터 16일까지 5월18일생영화상영범국민추진위원회 김거성 위원장과 이메일로 인터뷰 한 내용을 정리 한 것이다.
김거성 위원장.(김거성)
부채의식 넘어 책임으로
5월18일생영화상영범국민추진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김거성 목사는 반부패와 시민성 교육을 주창해온 종교인이다. 그가 영화계와 거리가 먼 이 역할을 수락한 건 송동윤 감독의 절절한 고백 때문이었다.
송 감독은 1980년 5월 당시 재수생으로 상무관에서 희생자들의 시신을 담당했습니다. 처음 만났을 때 자신도 공수부대 개머리판에 얻어맞으며 죽을 고비를 여러 차례 넘겼지만, 진압작전 직전 도피해 나왔다며 울먹였죠.
김 위원장은 송 감독이 독일유학 후 교수로 활동하다 그 부채의식과 희생자들의 대변인이 되어야 하겠다는 생각으로 이 영화를 만들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함께하기로 결심했다.
영화 포스터.(김거성)
윤석열 내란과 5·18, 그리고 현재
이번 국회시사회를 추진하게 된 직접적 계기는 2024년 12월 3일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선포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 추가된 이 장면은 5·18이 과거가 아닌 현재임을 보여준다.
전두환이나 윤석열의 내란을 아직도 지지하고 선동하는 세력이 있지 않습니까? 그런 의미에서 5·18도, 12·3도, 그리고 이 영화도 현실입니다.
김 위원장은 송 감독이 개봉 전 국회에서 첫 시사회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던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계엄과 내란은 군인들의 총칼에만 있지 않습니다. 목사들의 마이크에도, 정치꾼들의 선전선동에도, 법원을 깨부수며 판사 나와! 를 외치는 고함소리나 펜과 마이크에도 깃들어 있습니다. 지면 아래에서 끓고 있다가 언제고 다시 터질 수 있는 휴화산과 같죠.
영화의 한 장면.(김거성)
29명 국회의원 공동주최, 개헌논의 촉매제 될 것
이번 시사회는 이학영 국회부의장을 비롯해 강경숙, 강득구, 고민정 등 29명의 국회의원이 공동주최한다. 짧은 준비 기간에도 불구하고 5·18민주유공자유족회,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 5·18민주화운동공로자회, 5·18기념재단 등이 적극 참여했다.
특히 이들 5월 단체들은 오는 25일 국회의원회관에서 5·18정신 헌법전문수록 개헌촉구 국민결의대회 를 개최한다. 김 위원장은 국회시사회와 국민결의대회가 민주화운동 정신 헌법전문 수록 주제의 국회 개헌논의 촉매제로 작용할 것 이라고 확신했다.
2019년 9월 13일 4。16가족협의회와 송편나눔 자리에서 김거성 위원장.
피해자와 가해자, 극복의 서사
영화는 1980년 5월 18일 태어난 여성과 행방불명된 아버지, 그리고 진압군 공수대원의 삶을 함께 다룬다. 가해자와 피해자의 역사를 동시에 조명하는 독특한 접근이다.
피해자나 가해자의 자리를 극복하지 못한다면 어떻게 밝은 미래가 가능하겠습니까?
김 위원장은 그날 태어났기 때문에 아빠가 죽었다고 믿는 피해자에게 그날이 여전히 악몽이자 낙인이라고 설명했다.
어제의 아픔을 극복하고 밝은 내일로 넘어가는 길목에서 이 영화를 만나기를 기대합니다.
영화의 한 장면.(김거성)
나야말로 진짜 비겁하게 도피했던 사람
김거성 위원장에게 5·18은 부채의식, 아니 죄의식이다. 광주항쟁 소식에 박정희 시절 긴급조치 9호 위반으로 우선 검거 대상이었던 그는 지리산으로, 경기도 김포로 숨어 다녔다.
정말 참담하고 비통한 시절이었습니다.
이후 학교가 다시 문을 열고 연세대에 유인물이 뿌려졌을 때, 경찰은 무박3일 동안 그를 나체 상태로 두들겨 패고 고문하며 범인을 불라고 강요했다. 결국 동료였던 노영민(문재인 전 대통령 비서실장)마저 연행되고 말았다.
우리들은 아침이면 속옷과 바지가 짓무른 상처에서 나온 진물로 늘어 붙어 그걸 피부에서 떼어내는 것이 일과의 시작이었습니다.
22일의 조사, 20일의 구류. 그렇게 견뎌냈지만 광주에서는 더 참혹한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그의 동생의 한신대 입학동기였던 류동운은 나는 이 병든 역사를 위해 갑니다 라며 한 줌의 재가 된다면 이름 모를 강가에 조용히 뿌려다오! 라는 유언을 남기고 5월 27일 새벽 진압군에 의해 살해당했다.
이것이 바로 진정한 5·18입니다.
동료였던 노영민(문재인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김거성 위원장.(김거성)
시민사회 원로들의 연대와 미래
추진위원회에는 김상근 목사(전 KBS 이사장), 한완상 서울대 명예교수(전 부총리), 함세웅 신부(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전 이사장) 등 한국 시민사회의 대표적 원로들이 제안자로 나섰다.
이는 계엄이나 내란의 처벌을 넘어 근본적인 국가의 지향, 탄탄한 시민성을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민주주의가 대한민국에 뿌리내리도록 해야 한다는 절박함의 발로입니다.
김 위원장은 진정한 내란극복은 단순히 군사력 동원을 차단하는 것을 넘어 시민성의 결함이라는 근본적 원인을 해결하는 데서 시작된다고 강조했다.
헌법정신을 부정하는 사상적 측면과 물리력을 동원하여 소수의 탐욕을 추구하는 현상적 측면을 함께 바라봐야 합니다.
영화의 한 장면.(검거성)
20년의 기다림, 무르익은 민주주의
영화제작 시작부터 20년이 걸려 시사회를 연다는 과정자체가 한국 민주주의의 성숙을 보여준다고 김 위원장은 말했다.
이제 때가 무르익었습니다. 한국 민주주의가 그만큼 성숙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이 이고 또 5·18 정신의 헌법전문 수록 논의입니다.
이번 시사회의 입장권은 5·18정신 헌법전문수록 내용의 손 팻말로 준비됐다. 같은 내용의 자석스티커와 배너도 마련했다.
5·18정신 헌법전문수록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미래를 지키는 길입니다 라는 현수막도 제작했습니다.
맺음자막에 수록되는 추진위원 명단은 518명이다. 한 추진위원은 518,000원을 후원금으로 보냈고, 다른 추진위원은 전국적으로 실제 생일이 5월 18일생인 사람들의 모임 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김 위원장은 정식개봉 때까지 51,800명의 추진위원으로 확대되기를 소원한다고 밝혔다.
영화는 대구경북, 부울경, 충청권, 전북, 전남남부를 거쳐 광주까지 시사회를 이어간 후 정식 개봉될 예정이다. 송 감독은 영화비용을 제외한 모든 수익을 5·18 정신의 계승이라는 공익적 목적을 위해 쓰겠다고 밝혔다.
5·18이나 부마항쟁 등 민주화운동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은 변화의 시작으로서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입니다. 시민성 교육을 통해 공감하고 연대하는 기초체력을 튼튼히 하는 일, 전태일의 풀빵 이나 광주항쟁의 주먹밥 , 지난겨울 빛의 혁명의 선결제 같은 연대의 정신이 사람들의 생각의 바탕에 자리 잡게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김거성 위원장의 말이다.
김거성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