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록, 지속가능수장 교체... 전환 투자 힘싣는다 [환경]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글로벌 지속가능 및 전환 투자 부문을 이끌어갈 수장으로 루이즈 쿠이헨켈(Louise Kooy-Henckel)을 전격 임명했다.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ESG 투자에 대한 정치적 압박이 이어지는 가운데, 블랙록이 ‘전환 투자’ 전략을 한층 강화하는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9일(현지시각) ESG투데이에 따르면, 블랙록은 쿠이-헨켈의 역할을 확대해 지속가능 및 전환 솔루션(STS, Sustainable and Transition Solutions) 글로벌 책임자로 임명했다고 보도했다.
블랙록이 글로벌 지속가능 및 전환 투자 부문을 이끌어갈 수장으로 루이즈 쿠이헨켈(Louise Kooy-Henckel)을 전격 임명했다./ 블랙록
ESG 노선 논란 속 전환 투자 강화 인사
쿠이-헨켈은 자산운용 및 지속가능투자 분야에서 25년 이상 경력을 쌓은 베테랑이다. 2025년 초 블랙록에 합류해 유럽·중동·아프리카(EMEA) 지속가능 및 전환 솔루션 책임자를 맡았다. 이번 인사로 기존 지역 책임자 역할에서 글로벌 플랫폼 총괄로 승진한 셈이다.
블랙록 합류 전에는 웰링턴 매니지먼트에서 지속가능 및 임팩트 투자 부문 전무, JP모건자산운용에서 약 20년간 근무했다. 웰링턴 재직 당시 그녀는 ESG 리서치와 투자 통합 시스템 구축을 진두지휘했으며, 기후 리스크 대응과 장기 주주 참여 전략을 주도했다.
기존에 글로벌 STS 부문을 이끌어왔던 헬렌 리스존스(Helen Rees-Jones) 전 책임자는 블랙록 유럽 고객 사업부의 상업 전략 책임자로 자리를 옮겼다.
이번 인사를 통해서도 드러났듯, 블랙록은 지속가능투자 조직의 명칭과 역할에서 ‘전환(transition)’이라는 단어를 계속 전면에 두고 있다.
블랙록은 2025년 쿠이-헨켈을 EMEA 책임자로 영입할 당시에도 지속가능 및 전환 투자 수요가 특히 EMEA 지역에서 크다 고 설명했다. 당시 블랙록은 쿠이-헨켈이 공모·사모 시장을 아우르는 상품 개발 경험을 갖고 있으며, 에너지 전환, 물리적 기후위험, 회복탄력성 같은 주제에서 고객에게 투자 인사이트를 제공할 것 이라고 밝혔다.
네덜란드 연기금 이탈 이후, 고객 신뢰 회복 과제
이는 최근 글로벌 자산운용업계의 흐름과 맞닿아 있다. 미국에서는 ESG라는 용어 자체가 정치적 공격 대상이 됐다. 반면 유럽과 아시아 기관투자자들은 기후 리스크, 에너지 전환, 산업 탈탄소, 공급망 회복탄력성을 여전히 장기 투자 리스크로 보고 있다.
특히 유럽의 일부 연기금은 블랙록의 지속가능 투자 기조가 충분하지 않다는 이유로 운용 위탁을 철회한 상황이다. 네덜란드 연기금 PME가 블랙록에서 약 59억달러(약 8조5000억원) 규모의 위탁 자산을 회수했고, 앞서 네덜란드 연기금 PFZW가 약 140억유로(약 20조원)를 회수하기로 한 바 있다.
블랙록 입장에서는 ESG 용어 대신, 전환 투자 와 장기 가치 창출 이라는 언어가 고객 설득에 더 유리해진 셈이다.
블랙록은 2022년에도 저탄소 경제 전환에서 생기는 투자 기회를 겨냥해 전환 자본(Transition Capital) 플랫폼을 출범시킨 바 있다. 당시 블랙록은 에너지 전환과 탈탄소화 과정에서 나타나는 투자 기회를 대체투자 영역 안에서 다루겠다는 전략을 제시했다.
쿠이 헨켈 신임 책임자가 전환 투자 전략을 어떻게 꾸려나갈지도 과제다. 자산운용 업계에 따르면 블랙록은 현재 전 세계적으로 500개 이상의 지속가능 및 전환 관련 투자 전략을 가동하고 있으며, 이 플랫폼을 통해 관리하는 자산 규모만 1조 달러(약 1500조원)를 가뿐히 넘어서는 것으로 추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