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철강 무관세 쿼터 축소 검토…중국발 과잉 공급에 보호무역 강화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영국 정부가 외국산 철강에 대한 무관세 수입 물량을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가디언은 24일(현지시각) 영국 정부가 일정 물량까지 철강을 무관세로 들여온 뒤 이를 초과하는 물량에 25% 관세를 부과하는 현행 쿼터 제도를 조정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무관세 쿼터 축소안은 오는 4월 발표돼 7월 1일부터 시행될 가능성이 있다.
이번 검토는 중국발 철강 공급 과잉이 심화되는 가운데 베트남·한국·튀르키예 등 주요 생산국들의 수출 확대가 겹치며 글로벌 시장에 저가 철강이 빠르게 유입되고 있는 흐름과 맞물려 있다. 중국은 세계 최대 철강 생산국으로, 지난해 12월 철강 수출이 다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국발 과잉 생산과 보호무역 확산…영국 쿼터 만료 임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첫 임기였던 2018년 3월 철강 과잉 공급에 대응해 철강에 25% 관세를 부과했고, 지난해 6월에는 이를 50%로 인상했다. 이로 인해 미국 시장이 사실상 수입 철강에 닫히면서 주요 생산국들은 새로운 수출처를 찾기 시작했고, 유럽연합(EU)과 캐나다 등도 잇따라 보호무역 장벽을 도입했다.
영국으로 수입되는 철강은 현재 ‘세이프가드’로 불리는 쿼터 제도의 적용을 받고 있다. 이 제도는 2018년 영국이 EU 회원국이던 시절 처음 도입됐으며, 미국 시장에서 밀려난 저가 철강의 유럽 유입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였다. 영국은 브렉시트 이후인 2021년 동일한 제도를 유지해 왔지만,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상 재연장이 불가능해 오는 6월 만료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영국 정부는 세이프가드를 대체할 새로운 쿼터 제도 도입에 우호적인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EU가 지난해 10월 기존 세이프가드를 50% 관세와 더 축소된 무관세 쿼터로 대체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영국이 EU 쿼터 내 보호 물량을 확보하지 못한 채 자국 세이프가드가 종료될 경우 정부 관리 하에 있는 브리티시 스틸과 특수강 제철소가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철강업계 현행 쿼터 과도”…수요기업은 가격 상승 우려
철강 생산–제조–사용–재활용으로 이어지는 산업 구조. 영국의 무관세 수입 쿼터 조정 논의는 이 순환 고리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와 수요기업 간 입장이 갈리고 있다. / 이미지 출처 브리티시 스틸 홈페이지
철강 업계는 기업통상부와 철강 구매업체들과 함께 품목별 적정 쿼터 수준을 놓고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일부 철강 수요 기업들은 쿼터 축소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고, 영국 철강업체들이 일부 품목에서는 수요를 충분히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며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영국 철강협회의 개러스 스테이스 사무총장은 정부가 보다 강력한 무역 조치를 마련하지 않을 경우 영국 철강 산업의 상당 부분이 존속하기 어렵다고 경고했다. 그는 중국이 막대한 보조금으로 과잉 생산을 유지하며 이를 글로벌 시장에 전가하는 구조를 억제하지 않는 한, 영국과 같은 국가들은 무역 조치를 활용하지 않고는 탈산업화를 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반면 타타 스틸 UK의 국제통상·규제 책임자인 블라드 다라한은 현행 영국 철강 쿼터가 해외 공급업체에 지나치게 관대하다 고 비판했다. 일부 품목의 경우 쿼터 물량이 영국 전체 수요를 웃돌아 영국이 값싼 수입 철강의 덤핑 시장이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영국이 실제 필요 물량을 기준으로 보다 명확하고 엄격한 수입 제한 제도를 신속히 도입하고, EU와도 공정한 한도를 설정하기 위해 건설적으로 협력해야 한다 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영국 정부 대변인은 아직 최종 결정은 내려지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영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최선의 해법을 신속히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올해 중 발표할 철강 전략을 통해 영국 내 철강 제조와 일자리에 대한 장기 비전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