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車부품 50%룰 캐나다 총리도 확인해...멕시코 공급망 타격권 [뉴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USMCA) 개정 협상에서 미국산 50% 부품 룰 을 사실상 추인했다.
2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카니 총리는 오타와에서 기자들에게 백악관이 북미 무역 지대에서 생산되는 차량에 최소 50%의 미국산 부품 사용을 의무화하는 새 규정을 추진하고 있다 고 확인하면서, 캐나다산 차량은 이미 평균적으로 50% 기준을 충족하고 있지만, 많은 멕시코산 차량은 그렇지 못하다 고 덧붙였다.
그는 또 멕시코 자동차 산업 구조를 고려할 때 미국의 요구가 멕시코에 훨씬 더 큰 문제 라고 말했다. 인건비가 저렴한 멕시코에서 조립되어 미국으로 넘어오는 상당수의 차량은 이 기준을 총족하지 못하기 때문에, 사실상 멕시코·한국·일본·유럽 자동차 회사가 표적임을 인정한 발언이다.
블룸버그는 이번 발언이 도미닉 르블랑(Dominic LeBlanc) 캐나다 대미무역장관이 워싱턴에서 제이미슨 그리어(Jamieson Greer)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회담하는 날 나왔다고 전했다.
사진=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X(트위터)
미국산 50%의 의미
월스트리트저널이 5월 29일(현지시각) 처음 보도한 트럼프 행정부의 USMCA 재협상 제안은 두 갈래다. 북미산 부품 요건을 현재 75%에서 82%로 상향하는 것과, 그 82% 중 50%는 반드시 미국산으로 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번 개정안은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체결했던 기존 USMCA 규정보다 훨씬 강력하다. 현행 규정은 완성차 부품의 75% 이상을 북미 지역에서 조달할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미국산 부품 비중만 별도로 규정한 원산지 규정은 없다. 새 규정이 도입되면 ‘북미 역내 생산’에서 ‘미국 내 생산’으로 북미 자유무역체제의 중심 축이 이동하게 된다.
특히, 이번 USMCA 재협상 흐름은 단독 사건이 아니다. 지난달 22일(현지시각) 하원 에너지통상위원회를 통과한 자동차 현대화법(Motor Vehicle Modernization Act of 2026) 은 외국 적대국 정부 또는 그 영향력 아래 있는 주체가 15% 이상 지분을 보유한 자동차 회사의 미국 내 판매·생산을 금지한다. 이에 따라 중국 지분이 19.67%에 달하는 벤츠가 사정권에 들어갔다는 보도도 나온 바 있다.
두 잣대 모두에서 살아남으려면 한국 자동차 회사는 자본 구조(한국·우호국 자본)와 부품 원산지(미국 또는 한국·동맹국산) 양쪽 모두를 입증해야 한다.
한국 자동차·부품 업계, 간접 영향 불가피
USMCA는 트럼프 1기 행정부시절인 2018년 타결, 2020년 발효된 북미 3국 무역협정이다. 기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대체한 이 협정은 자동차가 무관세 혜택을 받기 위해 일정 비율 이상의 역내 부가가치를 충족하도록 했다. 현재 자동차에는 75% 북미산 부품·소재 기준이 적용된다. 그러나 미국산, 캐나다산, 멕시코산을 별도로 나누지 않고 세 나라 전체를 하나의 역내로 본다는 점이 핵심이었다.
하지만, 이번 50% 미국산 부품 규정은 이 구조를 크게 뒤흔들 수밖에 없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 방안이 받아들여질 경우 일부 디트로이트 3사 모델도 USMCA 관세 혜택을 받기 어려워질 수 있다 며 현대, 기아차와 도요타 등 외국 완성차 업체들이 미국 시장에서 저렴한 보급형 모델을 철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고 전했다.
한국 자동차·부품 업계에도 간접 영향이 불가피하다. 우선 기아는 멕시코 북부 누에보레온주 페스케리아 공장에서 K3·리오 등 보급형 세단과 일부 SUV 차량을 연 30만대 안팎을 생산해 미국으로 무관세 수출해 왔다. 멕시코의 저렴한 인건비와 USMCA 75% 룰을 활용한 전형적인 우회 수출 모델이다. 새 규정이 통과되면 이 공장에서 만드는 차량들의 미국산 부품 비중을 50%까지 끌어올려야 한다. 현재 한국·멕시코·중국산 부품과 소재가 혼재된 구조에서 이를 단기간에 달성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현대차도 북미 공급망 우회 구조 또한 간접 영향권에 들 전망이다. 미국 앨라배마 공장(HMMA)과 조지아 메타플랜트(HMGMA)를 통한 현지 생산 비중을 빠르게 늘려야 하는 과제가 생겼다.
미국과 멕시코 양자협상은 이미 지난달 27일 멕시코시티에서 시작됐다. 캐나다는 협상 일정에서 빠져 있다. USMCA는 6년 일몰 검토 조항에 따라 2026년 7월까지 연장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2026년 USMCA 재검토가 북미 자동차 공급망의 미래를 수십 년간 좌우할 수 있으며, 결과에 따라 자동차 산업의 공급망 구조가 근본적으로 바뀔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