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트펌프 경쟁, ‘기술’ 끝났다…이젠 설치 시장 싸움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히트펌프가 4년 연속 가스 난방기 판매를 앞지르며 시장 구조 전환이 진행되고 있다. / 출처 = 건물 탈탄소화 연합(BDC)
히트펌프 사업의 중심이 설비 성능에서 시공망으로 이동하고 있다.
15일(현지시각) 클린테크니카는 콜로라도 덴버 광역권 정부 협의체와 전력사 엑셀 에너지(NASDAQ: XEL)가 시공업체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플랫폼 구축을 위해 공식 파트너십을 맺었다고 보도했다. 사업 규모는 약 2억달러(약 2950억원)다.
트럼프 예산 축소에도 히트펌프 보급 재원은 유지
이번 사업 재원은 EPA 오염저감 보조금으로, 2022년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60114조에 따라 의회가 승인한 50억달러(약 7조4000억원) 예산 일부다. 의회 입법으로 확보된 자금이어서 행정부 단독으로 회수하기 어렵다.
실제로 트럼프 행정부가 청정에너지 예산을 축소하는 상황에서도 해당 자금은 유지됐다. 콜로라도주는 이를 기반으로 ‘파워 어헤드 콜로라도(Power Ahead Colorado)’를 출범시키고, 덴버 광역권 10개 카운티를 묶는 보급 체계를 구축했다. 연방 정책과 별개로 전기 기반 난방 전환이 지속되는 구조다.
판매 역전·비용 변화…히트펌프 확산 본격화
히트펌프는 전기를 이용해 외부 공기나 지열의 열을 이동시키는 방식으로 냉난방을 동시에 수행하는 설비다. 화석연료를 직접 연소하지 않아 건물 부문 스코프1 배출을 줄이는 수단이다.
미국 비영리기구 건물 탈탄소화 연합(BDC)에 따르면 히트펌프는 2025년 기준 4년 연속 가스 난방기 판매를 앞질렀다. 2025년 9월에는 월간 기준으로 에어컨 판매량도 처음 넘어섰다. 냉방 중심 설비에서 냉난방 통합 설비로 시장 구조가 이동하고 있다는 의미다.
비용 구조도 바뀌었다. 2025년 가스 요금 상승 속도는 전기 요금보다 60% 빨랐다. 가정용 가스 요금의 약 3분의 2가 연료비가 아니라 노후 배관 교체 등 인프라 투자 비용으로 구성된 결과다. 사용량과 무관한 고정비 부담이 커지면서 가스 난방의 경제성이 빠르게 약화되고 있다.
이 같은 구조 변화는 전기 기반 난방 전환의 비용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오클라호마 전력 협동조합은 지열 히트펌프 1650대 보급 이후 8년간 요금을 동결했다. 동시에 피크 수요와 전력 조달 비용을 낮췄다. 난방 설비 전환이 비용 절감 수단으로 작동하기 시작한 사례다.
보급 속도 가른 것은 시공망
장점에도 불구하고 히트펌프 확산이 더딘 이유는 설비 성능이 아니라 시공업체 확보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건물 탈탄소화 연합(BDC)은 히트펌프 보급의 주요 장애 요인으로 시공업체 부족을 꼽았다. 소비자는 검증된 시공업체를 찾기 어렵고, 시공업체는 안정적인 수요를 확보하지 못하는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콜로라도주는 이러한 병목을 해소하기 위해 ‘파워 어헤드 콜로라도(Power Ahead Colorado)’ 프로그램 내에 ‘콜로라도 컨트랙터 허브(Colorado Contractor Hub)’를 구축했다. 소비자에게는 인증 시공업체와 리베이트 정보를 제공하고, 시공업체에는 기술 지원과 금융 지원을 연결해 수요와 공급을 동시에 묶는 구조다.
시장 자금도 시공 영역으로 이동하고 있다. 마리노 에너지(Marino Energy)는 실외기 없이 1시간 내 설치 가능한 일체형 히트펌프를 출시했고, 퀼트(Quilt)는 2000만달러(약 30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하며 설치 기반 확대에 나섰다.
BDC는 히트펌프 시공업체를 청정에너지 전환의 핵심 동력 이라며 설비 성능 경쟁이 아니라 설치 네트워크 확보 경쟁으로 시장 구조가 재편되고 있다 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