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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바로가기 : 봉오동 전투의 숨은 주역, 100년 만에 되살리다

봉오동 전투의 숨은 주역, 100년 만에 되살리다
[뉴스]
우리의 독립운동사에는 여전히 채워지지 않은 ‘빈칸’과 바로잡아야 할 ‘굵은 획’들이 존재한다고 이 책『나는 최운산이다』의 저자 오세훈은 말한다. 독립운동사의 기존 통설들 속에는 사실의 왜곡, 기록의 불확실성, 과도한 신화화 경향들이 혼재돼 있다. 특히 대중의 애국심을 고취하기 위해 특정 인물이나 사건이 지나치게 신화화했으며 동시대에 함께 투쟁했던 수많은 무명 전사들의 행적이 묻히는 결과를 낳았다. 역사를 기록하고 발굴해야 하는 정부 산하 기관이나 연구소가 허술한 검증으로 사실관계를 왜곡하는 공공의 오류도 적잖게 발생했다. 많은 독립운동가들이 기록을 남기지 않았고, 일제 자료는 운동 규모·성과를 과소평가하거나 폄하했다. 이에 따라 후대 연구에서도 잊혀지거나 기록되지 않은 운동가와 사건이 많다. 봉오동 전투 라는 독립운동사의 빛나는 전과를 마주할 때 우리가 조건반사처럼 홍범도 장군과 김좌진 장군의 이름만을 떠올리는 것에서도 혹 ‘빈칸’이 있지 않을까, 라고 묻는 것에서부터 이 책은 출발한다.                                                오세훈 저 나는 최운산이다 의 표지 먼저 분명히 할 것은 이 책은 결코 그들의 빛나는 공로를 훼손하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만, 단선적으로만 이해되어 온 역사적 서사 뒤편에서 그 거대한 전투를 가능케 했던 실질적 동력과 기반은 과연 누구의 몫이었는가? 라는 묵직한 질문을 던질 뿐이다. 『나는 최운산이다』는 바로 그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이 책이 복원하고 있는 ‘최운산’은 서른 살도 되기 전에 ‘만주 갑부’로 불릴 만큼 거부가 된 인물로, 모든 재산을 항일무장투쟁 독립운동을 위하여 내놓았다. 일명 ‘최운산 부대’로도 불린 대한군무도독부는 임시정부가 인정한 대한민국 최초의 정규군이었다. 이 부대가 중심이 돼 대중소 10여 단체를 통합했다. 모든 단체의 독립군 전원에 대한 1인 1총 현대식 무장, 식의주에 들어가는 비용, 의무대 운영 등 전비(戰費) 일체를 최운산이 대는 것이 통합의 동력이며 조건이었다. 그렇게 해서 창설한 부대가 대한북로독군부다. 바로 이 부대가 1920년 6월 7일 봉오동에서 일본 정규군을 상대로 완승을 거두었다고 이 책은 진술한다. 이 책은 만인의 상식으로 굳어진 석고화된 기억 에 이의를 제기하며, 봉오동 독립전쟁의 숨겨진 진실을 집요하게 추적한다. 그럼에도 오랜 기간 상식으로 굳어진 기억에 대해 이의를 달고 균열을 내려는 시도이기에 힘들고 위태로운 것일 수밖에 없다. 역사의 공백을 찾아내고 진실을 복원하는 일은 기존의 영웅을 깎아내리기 위함이 아니다. 오히려 가려져 있던 위대한 헌신을 발굴함으로써 그 시대가 이뤄낸 역사의 감동과 가치를 곱절로 높이는 숭고한 작업이다.” 그래서 조건반사적 기억을 넘어, 봉오동‘ 승전을 가능케 한 조건과 기반은 무엇인가를 묻는 작업에 나선 것이다 이 책의 출발점이 된 질문들은 사실 어찌 보면 도발적이랄 수도 없는 상식적인 것이다. 예컨대 10여 개 참전 부대의 무장과 군수, 의식주 비용은 어디에서 나왔을까, 라는 실제적 의문에서부터 이 책의 추적 작업은 시작됐다. 저자는 방대한 사료와 증언, 그리고 후손들이 보존해온 기록을 교차 분석하며 결론에 도달한다. 특히 저자가 주목한 것은 1969년 최운산 장군의 부인 김성녀 여사가 정부에 제출한 진정서다. 이 문서는 구체적 사실에 기반한 일종의 역사 재심 청구서 였다. 군자금과 무기를 조달한 이는 누구인가? 봉오동과 서대파의 토지는 누구의 소유였는가? 놀랍게도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은, 광복회장을 역임한 이강훈 선생의 회고나 김승학 선생의 『한국독립사』 등 당대 권위 있는 독립운동가들의 기록과 일치한다. 저자는 역사가들이 외면해온 이 진정서와 1920년 임시정부 군무부 발표문 등의 사료를 교차 분석하며, 왜곡되고 누락되었던 최운산이라는 이름 석 자를 마침내 온전히 복원해낸다. 저자는 이 책을 단순한 평전으로 내세우지 않는다. 숨은 역사적 인물을 복권하는 데서 멈추지 않는다. 이는 석고처럼 굳어져서 마치 진리의 대접을 받는 기억과 기록들을 다시 들여다 보자는 요청이며, 정설의 서사에 진지한 의문을 던지는 것이다. 동시에, 이름 없이 스러져간 수많은 이들의 헌신에 눈을 검거나 부실하게 지나치지 않겠다는 다짐이기도 하다. 항일 무장투쟁사의 외연을 한층 더 넓혀준 이 책은 혼란의 시대를 걷는 우리에게 따뜻한 등불이자 바른길을 가리키는 나침반이 되어줄 것이다.” 웅장했던 봉오동의 진짜 완성형 서사를 만나고 싶은 모든 이에게 읽혔으면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진정한 보훈과 역사 정립은 독립운동을 신성불가침의 성역 으로 두는 것으로 이뤄질 수 없다. 냉철한 사료 비판과 객관적인 교차 검증을 통해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마주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이 책은 우리가 사실로서 믿고 있는 사실들의 더미 너머의, 숱한 ‘있었던 그대로의 사실들’이 소리 없는 아우성으로 우리의 눈과 손길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음을 들려준다.이명재 에디터 promes6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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