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과 기다림으로 빚어내 알차게 여무는 당신의 하루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반갑습니다. 우리말의 결을 살려 마음을 보듬는 토박이말 결지기 입니다.
[오늘의 토박이말] 알차다
그림 속, 햇살이 부드럽게 내려앉은 텃밭에 햇감자와 햇양파가 바구니 소담하게 담겨 있습니다. 흙냄새를 머금은 채 갓 거두어들인 작물들의 뽀얀 속살이 보기만 해도 든든한 느낌을 주네요. 곁에서 정답게 일손을 나누는 사람들의 얼굴에는 수확의 기쁨이 발갛게 배어 있고, 자리를 깔고 둘러앉아 감자를 다듬는 어르신들의 웃음소리가 냇물 소리와 어우러져 초여름의 평화로운 바람빛(풍경)을 오롯하게 만들어 주는 듯합니다. 땀 흘려 가꾼 보람이 맺힌 저 열매들을 바라보고 있으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차오른 생명의 에너지가 제 가슴속까지 따뜻하게 전해져 옵니다.
속이 좋은 것으로 가득한 알차다
햇양파와 햇감자 같은 초여름 제철 먹거리가 벌써 시장에 나오기 시작했다는 반가운 기별을 이제야 들었습니다. 농민들이 이른 새벽부터 수확한 햇작물들을 보며, 우리는 길었던 봄을 지나 밥상 위에 오른 여름의 맛을 느낍니다. 오늘 우리가 마음 깊이 새겨볼 토박이말은 알차다 입니다.
표준국어대사전과 고려대한국어대사전에서는 알차다 를 속이 꽉 차 있거나 내용이 아주 실속이 있는 상태 , 또는 열매나 그 속이 빈 곳 없이 꽉 찬 상태 라고 풀이합니다. 우리는 흔히 이럴 때 실하다 라는 한자말을 자주 쓰곤 하지요. 하지만 포도송이마다 열매가 알차게 맺었다 거나 알찬 내용 이라는 표현처럼, 우리말 알차다 를 부려 써보면 그 속에 담긴 생동감이 훨씬 더 살갑게 다가옵니다. 겉모양만 번지르르한 것이 아니라, 속이 단단히 여물어 맛과 향이 깊게 밴 그 충실한 결을 담고 있는 말이지요.
오늘을 정성껏 채워온 당신은 이미 알찬 사람입니다
햇감자와 햇양파가 흙 속에서 보이지 않는 시간을 견디며 속을 단단히 채워왔듯이, 사람 사는 일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때로는 남들보다 늦어지는 것 같아 마음이 바빠지기도 하고, 내가 애쓰고 있는 일이 무엇을 남기고 있나 싶을 때도 있지요.
하지만 기억해 주세요. 농부의 흙 묻은 손이 햇작물을 키워냈듯, 여러분이 오늘 흘린 땀방울과 묵묵히 견뎌낸 기다림은 결코 헛되지 않습니다. 남들에게 있어 보이진 않아도, 오늘 이 순간에도 여러분만의 삶이 알차게 여물어 가고 있는 중이니까요. 하루하루를 정성껏 채워온 여러분의 시간은 이미 햇감자처럼 단단한 실속을 품고 있습니다. 겉모습에 휘둘리지 않고 그 속을 충실히 가꾸어 온 여러분이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알찬 열매를 맺고 있는 분입니다.^^
[마음 나누기]
오늘 하루를 돌아보며, 작지만 스스로 알차게 채웠다고 생각되는 나만의 소중한 일은 무엇이었나요? 당신의 평범한 일상 속에 숨어있던 단단한 보람을 댓글로 함께 나누며 서로를 다독여주세요. 여러분의 알찬 이야기가 누군가에게는 다시 일어설 든든한 힘이 됩니다.
[한 줄 생각]
땀과 기다림으로 채운 시간은 햇감자처럼 알찬 맛을 품게 됩니다.
[오늘의 토박이말]
▶알차다
뜻 : (열매나 그 속이) 빈 곳이 없이 꽉 차다.
보기: 텃밭에 심은 감자가 아주 알차게 여물었다.
도움말: 우리가 흔히 쓰는 한자말 실(實)하다 대신 부려 쓰기 아주 좋은 토박이말
[토박이말 길잡이] 결지기 이창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