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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을 고양시키고, 그 민중의 위인이 된 김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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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나의 대통령’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일대기를 그린 내용이다. 뜻밖에도 김 전 대통령 일대기를 뮤지컬이라는 장르로 만들었다는 점에 놀라게 되고, 예상은 했지만 매우 정치적이라는 점에서 한 번 더 놀라게 된다. 30명의 단원들이 무대를 장악하며 선사하는 노래와 퍼포먼스는 집체주의를 연상케 한다. 사회주의 리얼리즘 연극이나 공연이 있다면 이런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을 가지게 한다. 당황스럽지만 새롭고, 논쟁적이지만 의미가 있다.   코러스와 영화적 서사기법으로 그린 고난과 영광 무엇보다 코러스 앙상블이 상당한 수준이다. 김대중(DJ)이란 인물에게 치중할 것 같았던 뮤지컬은 이제 김대중이란 시대에 집중하게 하고, 그 1인을 통해 함께 투영된 당시의 민중으로 시선을 옮기게 한다. 뮤지컬 ‘나의 대통령’은, 역사는 한 인물이 만들지만, 그 인물에 의해 의식이 고양된(마치 러시아 혁명기의 막심 고리키가 쓴 ‘어머니’의 어머니처럼) 민중이 다시 그 인물을 더더욱 역사적인 인물로 만들어 낸다는, 변증법의 서사 구조를 이어 나간다. 명백하게 게오르크 루카치의 사회주의적 리얼리즘의 태도가 공연 내내 읽힌다. 뮤지컬 ‘나의 대통령’은 여기에 영화적 서사기법을 결합한다. 공연의 첫 장면 곧 1막 1장은 김대중 대통령이 재임 기간 중인 2000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하기 위해 의전실을 나서면서 시작된다. 다음 장부터는 플래시백이다. 이야기는 1971년으로 돌아간다. ‘나의 대통령’은 종종 영화적인 플래시백을 사용해 더 먼 과거와 가까운 과거를 오간다. 일명 KT 작전으로 불렸던 암살 작전으로 한일해협 한가운데서 김대중이 수장 위기에 몰렸을 때는 하의도 시절의 어린 시절을 무대 한쪽으로 플래시백 시킨다.   공연 내내 무대에 설치돼 있는 대형 스크린에는 갖가지 역사적 푸티지가 영사된다. 코러스와 노래 가사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는 사실들이 비주얼로 설명된다. 때론 기록 화면들이지만 종종 창작 영상도 나오며 어떤 때는 그래픽으로도 채워진다. 스크린 영상은 보조의 개념이 아니라 ‘메인’의 개념으로 공연 전반에 깊숙이 개입하고 들어온다. 스크린은 뮤지컬 공연에 한층 ‘역동’의 개념을 불어넣는다. 집체주의 스타일의 공연이 자칫 빠질 수 있는 낡은 느낌을 미디어 영상이라는 새로운 기술을 결합함으로써 공연 전체의 이미지와 느낌을 바꿔내는 데 성공한 셈이다. 영상의 결합은, 뮤지컬 공연의 주된 소구 대상이 30·40대 젊은층이라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30·40세대는 김대중을 모르고, 50·60세대는 이 뮤지컬을 모르고… 기이하게도 바로 이 지점에서 이 공연이 어려움을 겪을 것 같다. 이 공연의 주체들, 곧 기획자(박석영)와 연출(권호성), 작가(진남수)와 음악(이술아) 모두는 관객 타깃을 젊은층에 맞추고 있다. 문제는 이 젊은층이 DJ를 잘 모르거나 아니면 그 시대를 모르거나 더 나아가 관심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DJ는 명백하게 686세대를 대표하는 정치인이고 이들은 젊은 세대들과 비교적 대척점에 서 있는 구세대 인물들이다. 뮤지컬 ‘나의 대통령’의 주된 관객은 어쩌면 1차적으로는 50, 60대가 채워야 했음에도 그들에게 이 공연은 거의 알려지지 않은 듯이 보인다. 천 석이 넘는 부천시민회관 대공연장이 많이 비어 보이는 것은 공연 스타일과 관객 타깃 연령층의 차이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공연은 새롭고 혁신적이면서 동시에 구시대의 가치를 옹호하고 있으며 그 두 가지의 병합이 잘 이루어지고 있음에도 관객 측면에서는 양쪽 세대 모두에게 어필하지 못한 셈이다.   진남수의 대본은 나름 영리하게 역사를 스킵해 가며 쟁점이 될 소지를 우회하거나 지나치게 많이 알려진 사건들은 생략하고 나아간다. 박정희 시해 사건이 나오지 않는 것, 박종철 이한열의 죽음들이 직접 묘사되지 않은 것은, 오히려 선택과 집중을 잘한 것으로 평가된다. 1막보다는 2막이 더 생생한 느낌으로 다가오는 건 좀 더 가까운 과거 이야기이기 때문이 아니라 코러스의 집체성이 더욱 다이내믹하게 펼쳐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노래 라인업들도 2막이 훨씬 더 선동적이고 명확하며 직접적이다. 특히 ‘편지’같은 서정적인 넘버가 관객을 파고든다. 김대중과 이희호 여사의 옥중 서신을 노래로 주고받는 하모니 곡이다. 주연인 안덕용, 손현정의 앙상블이 돋보인다. ‘나이트 라인’ ‘길 위에 김대중’ ‘거짓말쟁이’ ‘행진’은 이 공연을 주연 몇몇이 끌고 가는 것이 아니라 30명의 단원 전체가 이끌고 간다는 점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김대중과 민중이 함께 만들고자 했던 ‘꿈의 나라’ 공연은 일관성 있게 민중주의의 기조로 이어간다. 마지막 솔로곡인 ‘꿈의 나라’는 김대중의 죽음을 암시하면서 그가 꿈꿨던 나라에 관한 이야기를 전하는 내용이다. 자신 때문에 탄압받고 죽음의 위기까지 내몰렸던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하는 내용의 가사처럼 들리지만 자신 한 명에게 쏠린 역사의 위업이 사실은 국민과 민중 모두에 의해 이루어진 것임을 뜻하는 내용이어서 훨씬 의미가 컸다. 마지막에 김대중의 솔로와 코러스에 뭉클했다면 그건 이 작품이 지니는 프로파간다가 꽤 고차원적으로 작동했음을 보여준다. 뮤지컬 ‘나의 대통령’은 지금과 같은, 첨예한 대립의 시대에 쉽게 나올 수 있는 작품이 아니다. 단원들의 연습량이 만만치 않았겠다고 느껴질 만큼 탄탄한 연기, 노래, 퍼포먼스의 소화력을 보여준다. 관객이 부족하다. 그게 흠이다. 10월26일까지 공연한다. 장소는 부천시민회관 대공연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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