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O 탄소가격 1년 연기에도…이중연료 선박 74%로 확대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챗GPT가 생성한 이미지.
글로벌 해운업계가 국제 탄소가격 도입이 1년 연기됐음에도 저탄소 선박과 대체연료 투자를 유지하고 있다. 단기 정책 변수보다 지역 규제와 장기 투자 사이클이 투자 방향을 좌우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로이터는 12일(현지시각) 해운사, 항만, 벙커링 업체, 해양기술 기업 등 15곳을 인터뷰한 결과 이 가운데 10곳이 기존 탈탄소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인터뷰 대상 기업 명단은 공개되지 않았다.
IMO 탄소가격 연기에도 30년 투자 관점은 그대로”
해운업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의 약 3%를 차지한다. 국제해사기구(IMO)는 2023년 만장일치로 2050년 전후 순배출 제로 목표를 설정했다. 다만 지난해 10월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는 IMO가 제안한 톤당 380달러(약 55만원)의 온실가스 부담금(levy) 도입 결정을 1년 연기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해당 부담금은 중기조치 논의 과정에서 제시된 안으로, 최종 확정된 제도는 아니다.
일부 분석가들은 글로벌 공통 탄소가격 체계가 지연될 경우 투자 계획이 복잡해지고 자본 집행이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로이터 인터뷰에 응한 다수 기업은 지역 규제 강화와 탈탄소 전환의 지속성, 선박 투자 특유의 장기 사이클을 근거로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선박 엔진 및 배기가스 정화장치 제조사 바르칠라(Wartsila, HEL: WRT1V)의 하칸 아그네발 최고경영자(CEO)는 로이터에 탄소가격이 1년 연기됐다고 해서 30년을 내다보는 고객의 투자 관점이 흔들리지는 않을 것”이라며 그 기간 동안 규제는 바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선박 수명이 통상 30년에 이르는 점이 투자 판단에 반영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중연료 선박, 수주 잔량의 74%
현재 전 세계에서 운항 중인 상업용 선박 약 5만척 대부분은 연료유나 가스유를 사용한다. 그러나 IMO의 넷제로 목표에 맞춰 업계는 액화천연가스(LNG), 메탄올, 암모니아 등을 사용할 수 있는 이중연료 선박 발주를 확대하고 있다.
세계해운위원회 자료를 토대로 한 로이터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말까지 기업들은 이중연료 선박에 1500억달러(약 217조원) 이상을 투자했다. 인도됐거나 발주된 이중연료 컨테이너선과 자동차운반선은 총 1126척으로 전년 대비 28% 증가했다.
이중연료 선박은 전체 컨테이너선·자동차운반선 수주 잔량의 74%를 차지하며, 전통적 연료 선박 발주를 크게 웃돌았다. IMO 결정 연기 이후에도 저배출 선박 발주가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드라이벌크 선사 퍼시픽베이슨(Pacific Basin, HKEX: 2343)은 IMO 탄소가격 연기 이후 연료유 기반 신조선 4척을 발주했다. 다만 로이터는 이를 업계 전반과는 결이 다른 사례로 평가했다.
주요 선사들은 대체연료와 관련 인프라 투자도 병행하고 있다. CMB테크(CMB.Tech, EBR: CMBT)는 암모니아 벙커링과 생산 투자를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미쓰이 O.S.K. 라인스(Mitsui O.S.K. Lines, TSE: 9104)는 LNG 연료 선박과 암모니아·메탄올 초기 도입에 계속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머스크(Maersk, CPH: MAERSK B)는 메탄올 선박에 이어 LNG 연료 선박을 발주했으며, 에탄올 시험도 시작했다. NYK그룹(Nippon Yusen, TSE: 9101)은 IMO 결정 이후에도 배출 감축 전략을 재확인했다.
해양 컨설팅사 디엔브이(DNV)의 탈탄소화 책임자 제이슨 스테파나토스는 최근 규제 불확실성으로 일부 운영사가 신중한 접근을 취할 수는 있지만, 해운 탈탄소화의 전반적 방향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며 상업적 동인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EU·영국 등 지역 규제가 투자 압박
기업들은 지역 규제를 투자 지속의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유럽연합(EU)의 ‘연료EU 해운(FuelEU Maritime)’은 배출 감축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선박에 벌금을 부과한다. EU 배출권거래제(ETS) 역시 비용 신호를 제공한다.
해운 브로커 겸 리서치 기업 클락슨스(Clarksons)의 케네스 트베테르 애널리스트는 이중연료 선박을 보유한 선사들이 EU 항로에 해당 선박을 투입해 FuelEU 벌금을 피하고 초과 감축에 따른 보상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유럽 중심 항로를 가진 경우 암모니아와 메탄올 같은 저탄소 연료의 사업성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밝혔다.
이 밖에 지부티와 가봉은 해운 배출 부담금을 도입했고, 영국은 2028년부터 국제 해운을 자국 배출권거래제에 포함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튀르키예도 EU와 유사한 제도를 검토 중이다.
해상 연료 공급업체 페닌슐라(Peninsula)의 대체연료 책임자 나초 데 미겔은 향후 5년간 LNG, 바이오-LNG, 바이오연료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IMO 순배출 제로 체계가 연기됐지만 이는 전략을 바꾸는 요인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로이터는 글로벌 탄소가격 도입이 지연됐음에도 지역 규제 확대와 장기 투자 관점이 해운업계의 탈탄소 전환을 지탱하고 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