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마음에 고운 숨결을 불어넣는 버림치 [사람들] 반갑습니다. 우리말의 결을 살려 마음을 보듬는 토박이말 결지기 입니다.
[오늘의 토박이말] 버림치
오늘 알려드릴 토박이말은 버림치 입니다.
한때는 쓰임을 다했다고 여겨졌던 것들이 새로운 모습으로 우리 곁에 돌아오는 모습을 보면 괜히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버려질 뻔한 물건이 누군가의 손길을 만나 다시 쓰이고, 또 다른 기쁨을 주는 모습을 보면 세상에는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버려질 뻔한 것에서 새로운 가치를 찾다
최근 제주에서는 선거나 행사가 끝난 뒤 버려지는 폐현수막을 재활용해 해변 파라솔과 장바구니, 손가방 등을 만들어 새 생명을 불어넣고 있다는 반가운 기별을 들었습니다. 한 번 쓰고 버려질 뻔했던 현수막이 새로운 물건으로 다시 태어나 쓰레기를 줄이고 환경도 살리며 처리 비용까지 아끼고 있습니다. 이처럼 버려질 뻔한 것에서 새로운 가치를 찾아내는 모습을 보며, 오늘 함께 나눌 토박이말이 버림치 입니다.
버려진 것이 아니라 다시 쓰일 것을 기다리는 버림치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버림치 를 못 쓰게 되어서 버려 둔 물건 이라고 풀이합니다. 우리가 흔히 쓰는 폐품 , 폐기물 같은 한자말을 갈음해 쓸 수 있는 정겨운 토박이말입니다. 사전에는 잘 살펴보면 버림치 가운데에도 살려 쓸 만한 물건이 꽤 있을 것이다 라는 보기월도 실려 있습니다.
이번 제주에서 있었던 이야기는 이 말의 뜻을 더욱 생생하게 보여 줍니다. 버림치는 끝이 아닙니다. 조금만 눈을 달리하면 새로운 쓰임을 기다리는 자원이 될 수도 있습니다. 나에게 쓸모 없는 물건이 다른 사람에게는 꼭 있어야 할 물건이 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옛날에는 낡은 옷을 걸레로 쓰고, 유리병을 다시 쓰고, 고장 난 물건도 고쳐 쓰는 일이 흔했습니다. 한때 우리 사회에 널리 퍼졌던 아나바다 운동 도 같은 마음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버림치를 줄이고 다시 쓰는 일은 단순히 쓰레기를 줄이는 일이 아니라, 자원을 아끼고 다음 세대를 생각하는 삶의 태도이기도 합니다.
사람의 가치도 쉽게 버려지지 않습니다
버림치를 바라보다 보면 사람도 문득 떠오릅니다. 살다 보면 뜻대로 되지 않는 날도 있고, 실패하거나 쉬어 가야 하는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때면 괜히 내 쓸모가 줄어든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은 물건처럼 쓸모가 다했다고 버려지는 존재가 아닙니다.
폐현수막이 새로운 물건으로 다시 태어나듯, 우리도 경험을 통해 새로운 길을 만나고, 또 다른 역할을 찾으며 살아갑니다. 오늘까지 살아오며 쌓아 온 경험과 정성은 결코 사라지지 않습니다. 그것은 언젠가 또 다른 쓰임으로 이어질 소중한 밑거름입니다.
[마음 나누기]
폐품 , 폐기물 이란 말과 함께 버림치 라는 토박이말을 같이 써 보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여러분은 집에서 버림치가 될 뻔한 물건을 다시 살려 써 본 적이 있으신가요? 그리고 우리 주변에서 버려지는 물건을 줄이고 다시 쓰기 위해 실천할 수 있는 작은 일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여러분의 경험과 생각을 함께 나누어 주세요.
[한 줄 생각]
버림치는 버려진 물건이 아니라, 새로운 쓰임을 기다리는 자원입니다.
[오늘의 토박이말]
▶버림치
뜻 : 못 쓰게 되어서 버려 둔 물건
보기 : 잘 살펴보면 버림치 가운데에도 살려 쓸 만한 물건이 꽤 있을 것이다.
[토박이말 길잡이] 결지기 이창수
이창수 시민기자 maljigi@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