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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귀연 판결, 윤석열의 이해만 구하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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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대통령이 19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우두머리 혐의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해 앉아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2026.2.19 서울중앙지법 제공 연합뉴스 국민 모두가 조마조마했던 한 시간 남짓이었다. 저러다 내란 우두머리에게 징역 20년형쯤 선고하고 끝내지 않을까 걱정하던 참에 지귀연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 부장판사는 19일 오후 내란 우두머리 1심 선고를 통해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형,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게 징역 30년형, 노상원 전 정보사 사령관에게 징역 18년형, 조지호 전 경찰청장에게 징역 12년형,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에게 징역 10년형을 언도했다. 판결문을 입수해 차분하고 냉철하게 분석해야 하지만, 급한 대로 평가해 보기로 한다. 지 부장판사의 이날 선고 내용 중 가장 치명적이고 핵심적인 문제점은 ‘노상원 수첩’의 중요성을 의도적으로 축소하려 한 것이다. ‘노상원 수첩’은 내란 일당이 의견을 교환해 메모하고 개인 컴퓨터에 옮겨 놓은 것인데 너무 조악해 개인적 감정을 하소연하고 격정을 토로한 것”으로 증거 능력을 사실상 배제해 버린 것이다. 그냥 메모”에 불과하다고 본 것이다. 추미애 국회 법제사법위원장(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 재판장의 이날 판결 내용을 사법 세탁”이라고 규정했다. 지 부장판사는 또 내란의 목적과 범행 동기를 최대한 축소하려 한다는 인상을 국민들에게 안겼다. 당시 야당이 탄핵 소추를 남발하고 예산을 삭감하는 행태를 보인 데 격분해 우발적으로 비상계엄을 선포했다는 식이었다. 그가 의도한 것이 아니라 할지라도 판결문 요지를 들으면,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려 했던 마음은 이해가 되지만, 군대를 국회에 보냄으로써 절차적 요건을 위배했다고 본 것이었다. 내란의 피해가 극심해 엄벌에 처해야 한다면서도 국가의 위상 추락이나 일 년 넘게 혼란이 이어졌고 극심한 사회 분열과 갈등을 초래했다는 것은 슬쩍 언급만 하고, 계엄에 가담한 군인들이 수사를 받고 있고, 지금 진행 중인 국무총리실 산하 태스크포스 등으로 일부 공무원들이 시달림을 받고 있는 것에 아련한 마음을 표했다. 지 부장판사 스스로가 불만을 갖고 있으며, 불편한 마음을 갖고 있지 않느냐는 의심까지 살 만했다. 비상계엄 선포가 대통령 긴급조치권의 일환이기 때문에 사법 심사의 대상으로 삼을 수 없다며 형식적, 실체적 요건을 따지면 대통령의 긴급 조치권이 제한될 것이라는 상식 밖의 판단도 내놓았다. 도대체 어떻게 이런 인식을 드러냈는지 납득이 안 됐다. 내용을 듣는 모두가 기함할 만했다. 국회에 군인들을 보내지만 않았으면”이란 말을 누누이 강조했다. 실제로 윤 전 대통령이 그런 잘못만 저지르지 않았으면 내란 행위로 처벌받지 않았을 것이란 인식을 갖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대통령이 영구 집권 획책 등 개인적 야욕을 채우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했더라도 국회에 군인만 보내지 않았으면” 윤 전 대통령의 내란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하고 싶어하는 것 같았다. 아울러 야당과의 갈등을 제도적으로 중재할 수 있는 시스템이 우리 민주주의 절차와 제도에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 대통령이 그 허점을 파고들어 긴급조치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식으로 인식하는 것처럼 보였다. 만약 정말로 판결문이 이렇다면 지 부장판사 역시 윤 전 대통령과 같은 현실 인식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을지 모른다. 더욱 문제는 윤 전 대통령이 이렇게 중차대한 잘못을 저질렀는데 사형을 선고하지 않은 감경 사유로 제시한 것들이었다. 내란 행위가 좌절된 것이 윤 전 대통령 일당이 물리력 행사를 자제하려 했기 때문이라고 본 것이었다. 이런 판단은 이진관 부장판사가 한덕수 전 국무총리에 대해 23년형을 선고하면서 국민들의 저항, 군인과 경찰 등의 소극적 대처가 이유였다고 판시한 것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많은 국민들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계엄을 저지한 우리 국민 모두를 국내외 정치학자들이 지난달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한 것도 이런 인식에 근거하고 있는데 내란 일당과 지 부장판사는 가해자들이 물리력 행사를 최대한 자제했다고 높이 평가한 것이다. 한 마디로 어처구니없는 ‘가해자 인식’이다. 박구용 전남대 철학과 교수는 유튜브 팟캐스트 ‘매불쇼’에 출연, 재판 내용을 들으며 가장 혼란스럽고 놀라웠던 것은 재판의 진정한 주체인 국민에 대한 존중과 배려는 없고, 윤 전 대통령에게 왜 무기징역을 선고할 수밖에 없는지 설명하려 했다는 점이었다”고 지적했다. 주권자인 국민이 대통령에게 부여한 권한을 남용하고 오히려 인권을 제한하고 기본권을 침해하려 했는지를 엄정하게 따졌어야 했는데 그 대목은 슬쩍 넘어가고 엉뚱하게도 4세기 전 영국 왕 찰스 1세 얘기로 빠졌던 것도 문제였다. 너무 계획이 허술했고 결과적으로 실패한 점, 올해 65세로 비교적 고령이며 장기간 공직에 복무 한 점을 정상 참작 사유로 든 것도 선뜻 이해하기 힘들었다.  박 교수는 결론적으로 지 부장판사가 판결문 요지를 낭독하며 주권자인 국민은 안중에 없고, 윤 전 대통령과만 얘기를 나누고 그의 이해를 구하려고만 했다고 지적했다. 이날 판결은 내란범에 대한 사면 금지 법안의 필요성, 전담재판부가 왜 필요한지, 윤 전 대통령과 다른 중요 임무 종사자들의 내란 계획 공모 여부를 철저하게 규명하기 위한 2차 종합특검의 필요성을 보여줬다고 할 수 있다. 당장 더불어민주당은 20일 사면법 개정안을 법사위에서 논의하기로 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 내란 중요 종사자 혐의를 받는 이들이 19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우두머리 혐의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해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윤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2026.2.19 서울중앙지법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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