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기후테크 현장점검 – 충남 ②】사업화 막는 부처별 인증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지난 2월, 금융위원회는 2026년부터 2035년까지 총 790조원의 기후금융 공급 계획을 발표했다. 신규 공급재원의 50% 이상을 지방에, 70% 이상을 중소ㆍ중견기업에 집중 투입할 예정이다.
과연 지역의 기후테크는 지역별 특화 전략 및 산업구조, 인프라에 따른 발전 로드맵을 갖고 있을까. 여전히 수도권 중심인 국내 기후테크 생태계에서 지역의 산업현장과 연결된 지원 기반은 무엇이 있을까.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 간사인 김소희 의원(국민의힘)실과 임팩트온은 【지역 특화 기후테크 산업육성 간담회 】를 통해 그 현황을 점검해보기로 했다. 첫 지역은 석탄화력발전소 폐지 이슈가 가장 시급한 충남이다. 총 7차례에 걸쳐, 정책과제를 정리해봤다.
기후테크 기업들이 기술개발 이후 사업화 단계에서 가장 큰 장벽으로 ‘인증’을 지목했다. 수소·에너지 분야 스타트업들은 부처별로 쪼개진 인증 체계와 규제 샌드박스의 한계를 지적하며, 기술 실증과 시장 진입을 빠르게 할 수 있는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실(국회 기후특위 간사)과 임팩트온이 진행한 ‘기후테크로 여는 충남의 산업전환과 청년 미래 일자리’를 주제의 간담회에서 수소·에너지 분야 스타트업들은 부처별 인증 체계와 규제 샌드박스의 한계를 제기했다.
이날 간담회는 ‘기후테크로 여는 충남의 산업전환과 청년 미래 일자리’를 주제로 열렸다.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 이상신 충남연구원 기후변화대응연구센터 연구위원, 이준석 엔지노바 이사, 정재홍 에이이에스테크 대표, 정수호 볼타세라 대표, 이재열 에이에이씨바이오 연구원, 김경욱 위드위 대표, 박용희 한국기후테크협회 이사 등이 참석해 발언했고, 박란희 임팩트온 대표가 진행을 맡았다./임팩트온
기술보다 인증이 더 어렵다”…부처별로 쪼개진 인증 체계
수소·연료전지 분야 기업들은 인증 체계가 산업별·부처별로 나뉘어 있어 사업화 속도를 늦추고 있다고 지적했다. 수소 필터·연료전지 부품 기업인 DS필터의 김대곤 대표는 연료전지를 선박, 차량, 발전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하려고 하면 그때마다 인증 사항이 걸린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차량 분야에서는 산업통상자원부와 국토교통부, 선박 분야에서는 해양수산부와 환경부, 한국선급(KR) 인증 등 여러 절차가 얽혀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분야마다 인증이 다르고, 인증에 2~3년씩 걸리다 보니 규제 사항이 굉장히 큰 이슈”라며 실무자가 해결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기술은 있지만 인증 절차가 길어지면 사업화가 늦어질 수밖에 없다”며 부처별 인증 체계의 정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수소 기반 전력공급 장치를 개발하는 엔지노바의 이준석 이사도 초기 기업이 인증 비용과 시간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이사는 인증받으려면 기간도, 돈도 든다”며 우리 같은 초기 기업은 이런 부담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수소는 위험하다는 생각이 있어 법상 규제가 많다”며 작은 단위의 발전 장비도 수소를 사용하면 고압가스나 방폭 관련 기준을 적용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샌드박스도 또 다른 인증”…실증 막는 제도 장벽
규제 샌드박스도 현장에서는 부담을 충분히 줄이지 못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본래 샌드박스는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가 기존 규제에 막히지 않고 일정 조건 아래 실증될 수 있도록 돕는 제도다. 그러나 기후테크 기업들은 실제 운영 과정에서 샌드박스가 또 다른 인증 절차처럼 작동한다고 호소했다.
DS필터의 김대곤 대표는 인증 기준이 없는 기술을 샌드박스로 실증하려면, 결국 인증에 준하는 수준의 안전성 검증을 새로 해야 한다”며 샌드박스가 기업이 자유롭게 시험해볼 수 있는 놀이터처럼 작동해야 하는데, 현장에서는 또 하나의 인증 절차처럼 운영된다”고 말했다.
암모니아 기반 수소 추출 시스템을 개발하는 에이이에스테크의 정재홍 대표는 실증 이후 확장 단계에서 반복 검토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정 대표는 70킬로와트급 장비를 검증받아 실증했더라도, 100킬로와트급으로 바꾸면 다시 처음부터 검토를 받아야 한다”며 설치 장소나 일부 사양이 바뀌어도 재검토를 요구받는다”고 말했다. 이는 기후테크 기업이 실증에서 상용화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시간과 비용을 부담하게 된다는 뜻이다.
기후테크 업계는 인증 문제를 개별 기업의 민원으로 볼 것이 아니라, 산업전환을 위한 제도 개선 과제로 다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용희 한국기후테크협회 이사는 현장의 인증 수요를 체계적으로 모아 정부와 국회에 전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 이사는 기후테크 기업이 실제 사업을 해보기 전에는 어떤 부처 인증을 몇 개 받아야 하는지 알기 어렵다”며 협회가 분야별 인증 수요를 모아 국회와 정부에 전달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기술은 어느 부처 인증 하나로 충분하다는 식의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소희 의원도 인증 구조 개선 필요성에 공감했다. 김 의원은 부처마다 인증 권한을 갖고 있어 절차가 복잡해지는 문제가 있다”며 현장에서 어떤 인증이 중복되는지 정리해주면 국회 차원에서 규제 개선 논의로 연결하겠다”고 말했다.
*시리즈 순서
1. 기후테크 산업화의 첫 과제…R&D 배분과 중앙-지역 간 소통
2. 기술 인증에 막힌 기후테크…부처별 규제와 샌드박스의 한계
3. 데스밸리 놓인 기후테크 스타트업…자금조달 구조 바꿔야
4. 실증할 곳 없는 에너지 기술…평가 인프라와 오픈이노베이션 과제
5. 사업장 폐플라스틱 75%의 빈틈…자원순환 정책 전환 필요
6. 에너지에 가려진 기후테크…핵심기업 지정 기준 손질해야
7. 석탄화력 폐부지의 다음 쓰임…에너지 클러스터 전환 로드맵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