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가는 서울 녹색사업···공공건물 탄소배출 50%↑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3월 17일 서울시청과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초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봄맞이 도로 물청소가 진행되고 있다. 2026.3.17. 연합뉴스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를 2026년까지 30% 줄이고(2005년 대비) 2050년에는 100%를 줄여 탄소종립을 달성하겠다고 발표한 서울시의 탄소감축 계획이 겉돌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건물부문 배출가스는 2005년 이후 오히려 늘고 있고, 특히 공공건물 배출은 5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온실가스 배출 73.8%차지 건물부문 2.05% 늘고
공공건물 배출은 50.7% 증가
서울시가 발표한 기후변화 대응 종합계획(2022-2026), 서울시 탄소중림 녹색성장 기본계획(2024-2033) 등에 따르면, 서울시는 올해(2026년)까지 온실가스를 2005년 대비 30% 줄이고, 2033년까지는 50%, 2050년까지는 100% 감축해 탄소중립을 달성하기로 돼 있다. 그러나 실제 감축량은 2023년까지 2005년 대비 8.7%를 줄이는데 그쳤으며, 온실가스 전체 배출의 73.8%를 차지하는 건물부문 배출은 같은 기간에 오히려 2.05% 늘었고, 공공건물 배출은 무려 50.7%나 늘었다.
‘60+기후행동’ 주최 토론회 발제자료 확인
이같은 사실은 기후환경 시민단체 ‘60+기후행동’ 주최로 14일 서울 ‘노회찬의 집’에서 열리는 ‘서울시 탄소중립정책-건물부문 토론회’ 발제자로 나선 조임숙 ‘60+기후행동’ 정책위원의 조사 결과 확인됐다. 조 위원은 미리 공개한 발제문 ‘서울시 건물부문 탄소중립정책의 현황화 과제’에서 서울시 배출 온실가스는 2005년부터 2022년까지 꾸준히 증가하다 2023년에 전년도(2022년) 대비 2.4% 줄었으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해 온실가스 감축의 관건인 건물부문 배출은 계속 늘고 있어, 이런 추세로는 2026년 30%, 2050년 100% 감축목표는 달성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조 위원은 관련 자료 공개를 꺼리는 서울시의 수동적인 자세로 2025년까지의 실적은 확인하지 못했으나 이제까지의 추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조 위원이 인용한 KDB(한국산업은행) 미래전략연구소 산업기술 러서치센타 보고서로도 확인된다. KDB 미래전략연구소 2025년 보고서는 에너지 효율이 높고 신재생 에너지 사용 비율이 높은 이른바 ‘녹색건축물’로의 빠른 전환 없이는 2050년 탄소중립 목표 달성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서울시 탄소감축 전략 추진속도도 방향도 문제
조 위원 조사에 따르면 서울시의 ‘녹색건축물’ 전환은 속도가 느릴 뿐만 아니라 방향(전략)도 잘못돼 있다. 조 위원은 발제문에서 서울시 탄소중립정책의 두드러진 문제점으로 탄소배출 비중이 가장 큰 건물부문 배출 감축을 위한 예산 부족과 중장기적 계획 수립에 필수적인 노후건물 실태조사, 그것을 토대로 한 정책이행의 구체적인 로드맵 부재 등을 들면서, 이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서울시 공무원들과 배출 감축 공사 담당자들, 전문가들 그리고 시민 활동가들이 참여하는 (가칭)‘그린모델링 정책포럼’ 등 탄소배출 감축을 위한 새로운 거버넌스 구조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공공건물 온실가스 배출 증가가 큰 걸림돌
발제문에 따르면, 서울시는 2005년에 52.342천톤(5234만 2000톤)CO2eq(이산화탄소 환산량)이던 온실가스 배출을 2026년까지 36.639천톤CO2eq로 줄이겠다고 발표했으나 2023년 현재 2005년도 배출량의 14% 정도가 감소한 45.107천톤CO2eq로 줄이는 데 그쳤다.
그 중에서 건물부문만 특정해서 보면, 서울시 온실가스 배출의 73.8%를 차지하는 건물부문 온실가스 배출은 오히려 2023년까지 2005년 대비 2.05% 늘었으며, 같은 기간에 직접적인 배출 규제대상인 공공건물 부문 배출가스는 50.8%나 증가했다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에서 건물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5년 57.8%였으나 2022년에는 74.1%로 증가했고, 2023년에는 73.8%로 약간(0.3% 포인트) 줄었으나 전체 흐름(추세)은 큰 변화가 없으며, 이런 큰 비중의 건물, 그 중에서도 규제대상이 공공건물 온실가스 배출가스의 지속적인 증가는 서울시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을 어렵게 만드는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핵심 문제들 중 하나는 터무니없이 적은 예산
이런 문제의 배경에는 현실과 괴리된 빈약한 관련 예산 배정이 도사리고 있다. 서울시 녹색건축물 1차 조성계획을 보면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년간의 온실가스를 줄이는 녹색건축물 조성예산은 14억 9000만 원이라는 터무니없는 액수로 책정돼 있다. 가장 많은 예산이 소요된 사업인 그린리모델링(노후 건축물의 단열, 창호, 환기설비 등을 개선해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친환경 건축사업) 시범사업조차 3억 5000만 원밖에 되지 않았다.
녹색건축물 조성 2차계획(2022-2026)에서 건물부문 예산 액수는 큰 폭으로 늘었지만(5년간 1조 4294억 200만 원) 전체 기후관련 예산의 7.2%에 지나지 않았다.(표3)
2024년에 실제로 책정된 기후예산에서도 건물부문 예산은 전체의 18%였으며, 그 중에서 온실가스 감축 예산은 4.6%였다. 전체 온실가스 배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건물부문 예산과 온실가스 감축 예산의 이런 과소 배정은 서울시의 온실가스 감축전략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수송부문 예산은 전체의 32%, 건물부문은 1.3%
2026년도 예산도 마찬가지다. 서울시의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계획(2023-2033)의 감축목표와 실제 예산 배정은 수송부문 예산 등과 비교할 때 그 불합리성이 도드라진다. 기본계획에 따르면, 수송부문의 감축량은 23.5%이지만 2026년도 예산의 32%를 차지했고, 에너지 부문 감축량은 16.2%를 차지했으나 온실가스의 가장 큰 배출원인 건물부문 예산 비중은 1.3%에 지나지 않는다.(서울환경연합, 2025.12.2.)
서울시 온실가스 부문별 감축량(%)
이런 과소 예산은 ‘기후대응기금’ 조성 등을 통해 상당부분 메꿔지고 있으나 예산 부족 문제를 해소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2007년부터 선도적으로 기후대응기금을 조성해 온 서울시는 2025년 현재 약 1300억 원의 기금을 조성해 54.4%를 건물에너지 효율화사업에 배정했으나, 그 액수는 199억 8000만 원에 지나지 않는다. 서울시의 이런 과소 예산 배정 추세는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게획’ 최종연도인 2033년까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 보급에 예산 44.3% 배정, 친환경건물엔 2%
이런 기후예산 배정의 불합리성은 전기차 보급 예산과 비교해 보면 한층 더 분명해진다. 2026년에 서울시는 승용차 1만 500대, 택시 840대, 화물차 1200대, 그리고 버스 등 총 2만 2409대(상반기 1만 2719대)의 전기차를 보급할 계획인데, 전기차 한 대를 보급할 경우 줄일 수 있는 이산화탄소는 연간 2.0~2.5톤 정도다. 같은 돈으로 건물 단열문제를 개선할 경우 그 5분의 1에서 10분의 1 비용으로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 OECD(경제개발협력기구)도 전기차 보조금은 순수한 온실가스 감축수단으로는 효율이 낮은 정책으로 분류한다.(펭귄뉴스 2026.1.14.)
그런데 2026년 서울시 기후환경본부의 총예산은 친환경차량과에는 44.3%가 배정됐지만 친환경건물과에는 2%만 배정됐다. 친환경차(전기 및 수소차)과가 건물부문과보다 무려 22배나 되는 예산을 배정받은 것이다. 이것이 특정부문 산업 진흥정책과 어떤 연관을 지닌 것인지 구체적으로 알 수는 없으나, 온실가스 최대 배출원인 건물부문 관련 예산의 이런 과소 배정이 서울시뿐만 아니라 나라 전체의 환경정책, 온실가스 감축 전략을 크게 왜곡시켜 국제적으로도 공약한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사실상 불가능하게 만들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녹색기금 예정액도 50억 원, 런던은 100조 원 넘어
서울시 녹색건축 조성 2차계획에 따르면, 서울시에는 35년이 넘은 노후 건축물이 약 18만호나 돼 이의 개선에는 많은 비용이 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문제에 대한 대책의 하나로 서울시는 세금과 채권 발행 등을 통한 녹색건축기금 조성(안) 계획을 수립했으나 1차 계획서를 제시한 이래 10년 뒤인 지금까지 기금은 만들어지지 않았다. 게다가 2차 조성계획이 상정한 기금 액수는 50억원에 지나지 않아 그 실효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조 위원의 발제문에 따르면, 영국 런던의 경우 건물 그린리모델링과 교통 및 에너지 인프라 투자용 포괄적인 기금과 펀드인 런던시장 에너지효율기금(MEEF)은 500억 파운드(약 99조 3450억 원), 공공부문기관에 저리로 대출해 주는 그린 파이낸스 펀드도 500억 파운드에 이르며, 가난한 주민들 대상의 단열재 및 태양광 패널, 히트 펌프 설치용 ‘워머홈즈 런던’도 17억 9000여만 파운드(약 3조 5566억 원)를 모금한다.(London Treasury 2026.4, London Council 2025.2, Greater London Authority 2026.4)
탄소배출 제로 ZEB 인증의 질도 형편없이 낮아
2025년부터 30세대 이상의 민간 공동주택에도 적용되는 ZEB(제로에너지건축물) 정책에도 문제가 많다. ZEB는 고성능 단열재, 3중 유리창호, 고기밀 시공, 열교환 차단장치 등의 고기밀 패시브 기술과 재생에너지, 고효율 액티브 등을 활용해 건물의 자체 에너지 생산과 소비의 균형을 이뤄 탄소배출을 제로로 만드는 것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연면적 500㎡ 이상의 공공건축물은 ZEB 인증이 필수이며 17개 용도의 1000㎡ 이상의 공공건축물은 ZEB 4등급, 1000 ㎡ 이상의 민간건축물과 30세대 이상의 민간공동주택은 5등급 수준의 설계가 의무화돼 있다. ZEB는 건물 에너지 자립률이 20%인 5등급, 40%인 4등급에서 100% 이상인 1등급까지 5개 등급으로 돼 있다. 앞으로 ZEB 건물 비중은 급속도로 늘어날 것이다.
그런데 서울시의 ZEB 인증현황을 보면 연면적 기준으로 ZEB 4, 5등급 인증이 압도적으로 많다. 이는 한마디로 서울시의 ZEB 인증의 질이 아직은 형편없이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린 리모델링 사업도 공공 민간부문 모두 감소 중
서울시가 야심차게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기후변화대응 종합계획’상의 그린 리모델링도 공공이나 민간 건물 모두 오히려 줄고 있다. 서울시 공공건축물 리모델링사업 대상은 10년이 넘은 경로당, 도서관, 보건소 등으로, 에너지를 30% 이상 절감하겠다는 것인데, 서울시 ‘저탄소 건물 전환 100만호 사업’(2022-2023) 실적의 93%가 가정용 친환경 보일러 지원사업이었고, 공공건물 저탄소 전환은 86건에 지나지 않았다. 2020-2024년의 공공건축물 ㄱ린 리모델링(동수 기준)은 계속 줄고 있고, 민간건축물 그린 리모델링도 2019년부터 급속도로 줄고 있다.
공공건물의 그린 리모델링 의무화를 단계적으로 높여가야 하며, 민간건물의 경우 사업비의 무이자, 저금리 융자, 보조금 지급, 세제 감면 등으로 재정적 금융적 지원을 해 주는 강력한 인센티브가 필요하다.
잠재력 높은 고용창출 효과도 결과적으로 포기
조 위원은 그린 리모델링 사업은 효율적인 고용정책으로도 활용될 수 있는 잠재력이 매우 높아 만성적인 고용부족 문제 해소를 위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린 리모델링이 탄소중립과 고용창출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묘수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자료(박태주, 2024)에 따르면, 건설사업의 취업유발계수는 2020년에 10.5명으로 서비스의 11.5%보다는 적지만 공산품의 6.3명에 비해서는 크게 높은데다 건설부문이 창출하는 녹색 일자리는 고숙련, 고임금 직무들도 포함된다.
2030년 국가 탄소중립 시나리오대로 그린 리모델링이 추진된다면 고용계수 5.1을 기준으로 창출되는 노동자 수는 2022-2050년에 대략 850만 1400명에 이르며, 이는 연평균 30만~50만 명 규모에 해당한다.
서울시 차원의 고용 추정치를 서울시의 녹색건축물 제1차 조성계획을 토대로 계산하면, 2030년까지 녹색건축물을 90% 보급해 2018년 대비 온실가스 42%를 줄이고 315만 명의 고용을 창출할 수 있다. 2050년까지 녹색건출을 100% 보급할 경우 2018년 대비 온실가스 82%를 줄이고 1016만 명의 고용을 창출할 수 있다.
온실가스 총량제와 등급 평가사업도 구색뿐?
서울시 건물 온실가스 총량제와 건물 에너지사용량 등급 평가사업도 근본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 서울시는 본격적인 총량제 도입에 앞서 건물 에너지 신고등급제를 2024년에 전국에서 처음으로 도입했는데, 공공 및 민간 건물의 에너지 사용량을 건물 관리자가 자율적으로 신고하면 건물의 용도 및 규모를 고려해 A에서 E까지의 5개 등급으로 평가한다. B등급 이상이 관리 목표고 C등급은 전국 평균치에 해당하는 그룹이다.
그런데 2025년에 평가 완료된 공공 민간 건물 5987곳 중에서 ‘양호’한 수준에 해당하는 A와 B등급은 전체의 약 53%에 지나지 않았다. 이마저 건물주의 자발적인 신고에 토대를 둔 수치여서 건물 수준이 나쁠수록 신고를 꺼리는 특성상 서울시 건물을 실제 상태는 이보다 훨씬 더 나쁠 수 있다.
EU와 같은 패널티와 인센티브 제도 부족
이런 등급제 평가사업이 리모델링 의무화와 연계돼 있지 않은 점도 문제다. 이래서는 구조변경이나 고효율 장비 교체 등 비용이 발생하는 에너지 효율화 작업을 민간 소유주가 스스로 하게 만들 동기가 부족하다.
유럽연합(EU)의 경우 2050년 탄소중립과 모든 건물의 온실가스 배출 제로를 목표로 태양광 설치 의무화와 함께 건물 에너지 성능을 A~G 7등급으로 나눠 시행하는 EPC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프랑스는 최하위 G등급 건물은 임대를 금지하도록 했고, 영국도 EPC E등급 이상 건물만 임대를 허용하면서 에너지 효율 개선자금을 지원한다.(KDB미래전략연구소 산업기술리서치센터, 2025)
이처럼 건물 온실가스 총량제와 에너지사용량 등급평가 사업은 잘못했을 때 불이익을 주는 패널티와 잘 했을 때 이익을 주는 인센티브가 필요한데, 서울시 탄소중립 전략에는 이것이 매우 부족하다.
노후건물 정기 실태조사, ‘그린모델링 포럼’ 필요
발제자 조임숙 위원은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탄소중립 감축목표에 역행하는 건물부문의 예산부족 문제를 해소하고 ▲중장기적 계획을 수립하기에 앞서 5년마다 노후건물 실태조사를 벌여 이를 토대로 정책 이행을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만들 것 ▲더 폭넓고 강화된 참여를 위해 공무원과 전문가, 시민들이 모여 정보와 노하우, 우수사례 등을 공유하는 ‘그린모델링 포럼’ 창설을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