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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바로가기 : 강릉대군 권성동의 몰락

강릉대군 권성동의 몰락
[뉴스]
정치는 한 사람을 쓰러뜨리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같은 방식의 권력이 다시는 되살아나지 못하도록 그 토양을 바꾸고 민주주의의 기반을 바로 세울 때, 비로소 정치의 책임은 완성된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대법원의 실형 확정 판결로 의원직을 상실했다. 권성동은 오랜 시간 보수 정치의 중심에서 권력의 흐름을 이끌어 온 인물이다. 15년의 검사 생활과 16년의 국회의원 경력을 거치며 법조와 정치를 넘나든 그는 보수 권력 구조를 상징하는 정치인이었다. 윤석열 정부 출범의 핵심 주역이었던 그는 대선 후보 비서실장을 맡아 정권 창출을 이끌었고,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비상대책위원장 직무대행 등을 거치며 여권의 중심에 섰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이후에도 김문수 선거대책위원장을 맡는 등 보수 진영의 핵심으로 활동했다. 국회 안팎에서 보여준 강한 존재감과 거침없는 행보는 늘 논란을 낳았지만, 동시에 그의 정치적 영향력이 얼마나 컸는지를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했다. 그러나 권력은 영원하지 않았다. 통일교 측으로부터 청탁과 함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는 대법원에서 유죄로 확정됐다. 징역 2년과 추징금 1억 원이 선고됐고, 권 전 의원은 끝까지 혐의를 부인했지만 사법부의 판단은 단호했다. 강릉대군 이라 불리며 보수 정치의 한 축을 담당했던 정치인은 그렇게 의원직과 정치적 위상을 함께 내려놓게 됐다. 그렇다면 과연 권성동의 정치는 여기서 끝난 것일까. 그렇게 단정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징역 2년은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다. 이미 형기의 상당 부분을 보낸 만큼 향후 보석이나 출소 가능성이 거론될 수 있고, 추징금 1억 원 역시 그의 정치적 미래를 가로막을 결정적 장애물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더 중요한 것은 개인이 아니라 그를 떠받쳐 온 정치의 토양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강릉은 민주당 시장 후보를 선택하며 31년 만의 변화를 보여주었다. 의미 있는 균열임은 분명하지만, 강릉이 여전히 보수의 뿌리가 깊은 지역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를 정치 지형의 근본적인 전환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권성동은 바로 그 토양에서 정치적 기반을 다져온 인물이다. 정치인의 흥망은 개인의 능력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지역의 정치 문화와 유권자의 선택, 시대의 흐름이 맞물릴 때 비로소 한 정치인의 운명이 만들어진다. 권성동 개인은 법의 심판 앞에 무너졌을지 몰라도, 그를 지탱해온 정치적 기반까지 함께 사라졌다고 말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그의 나이 예순여섯. 한국 정치에서 은퇴를 논하기에는 결코 많은 나이가 아니다. 과거의 사례를 돌아보면 시련을 견뎌낸 생존자 라는 서사는 때로 정치인에게 정치적 자산이 되기도 했다. 감옥은 종착역이 아니라 복귀를 준비하는 대기실이 될 수도 있다. 결국 권성동의 실형 확정은 한 정치인의 몰락을 넘어 우리 정치가 스스로에게 건네는 질문이기도 하다. 한 사람을 법정에 세우는 것만으로 시대를 바꾸었다고 말할 수 있는가. 권력의 사유화와 비리를 가능하게 했던 구조와 문화가 그대로라면 오늘의 몰락은 내일의 부활을 준비하는 잠시의 휴식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친위 쿠데타라는 초유의 내란 사태를 겪고도 정치적 책임이 온전히 정리되지 못한 채, 민주주의를 훼손한 권력에 대한 사회적 평가마저 흐려지는 순간 과거의 정치는 언제든 새로운 얼굴로 되돌아온다. 부활하는 것은 권성동 개인이 아니라, 그를 가능하게 했던 정치적 토양이다. 정치는 한 사람을 쓰러뜨리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같은 방식의 권력이 다시는 되살아나지 못하도록 그 토양을 바꾸고 민주주의의 기반을 바로 세울 때, 비로소 정치의 책임은 완성된다.홍순구 시민기자 dranx@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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