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러나는 김태효의 긴 꼬리… 내란 관여 베일 벗나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세상을 잠깐 속일 수는 있어도, 도도히 흐르는 역사의 심판을 피할 수는 없는 법이다. 세상을 잠깐 속일 수는 있어도, 도도히 흐르는 역사의 심판을 피할 수는 없는 법이다.
하늘의 그물은 넓고 커서 듬성듬성해 보이지만, 선악의 응보를 결코 놓치지 않는다는 ‘천망회회 소이불실 (天網恢恢 疎而不失).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의 내란 중요 임무 종사 혐의가 적시되었다는 소식을 접하며 가장 먼저 뇌리를 스친 경구다.
12·3 내란 사태라는 헌정사 초유의 비극 속에서, 군과 경찰의 수뇌부가 줄줄이 사법의 심판대에 오르는 동안 대통령실 관계자들은 빠져나가는 듯 보였다. 퇴임 후 대학에 돌아가 학생들을 가르치던 한 인물은 법의 그물을 유유히 빠져나가는 듯 보였다. 윤석열 정부 안보 컨트롤타워의 실세로 불리는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제1차장이다.
최근 2차종합특검이 김 전 차장의 내란 중요 임무 종사 혐의를 적시한 것은 만시지탄이나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간 안보실에서 3년을 봉직하며 외교와 안보의 모든 기밀을 주물러온 인물이, 국가의 근간을 뒤흔든 내란 사태를 TV 뉴스를 보고서야 인지했다는 해명은 그 자체로 형용모순이다. 만약 그것이 사실이라면 안보실의 존재 이유를 부정하는 무능의 고백이며, 거짓이라면 법망을 기만하는 파렴치한 은폐다.
김 전 차장의 행적을 복기해 보면 ‘법망’의 성긴 틈을 파고드는 기술이 가히 독보적이다. 그는 이명박 정부 시절 이미 군 사이버사령부의 댓글 공작 사건에 연루되었고, 퇴임 시에는 군사기밀이 포함된 대통령 기록물을 무단 유출한 전력이 있다. 흥미로운 사실은 당시 댓글 공작 수사를 담당했던 서울중앙지검장이 바로 내란 수괴 혐의로 구속된 윤석열이라는 점이다. 과거의 수사 대상이 정권의 핵심 안보 참모로 부활해 다시 한번 헌정 질서를 유린하는 사건의 한복판에 있었다는 사실은 역사의 지독한 아이러니다.
1차 특검에서는 직권남용의 그늘 뒤로 요행히 몸을 피했을지 모르나, 권력의 심장부에서 3년간 실세로 군림하며 남긴 그림자는 감추기엔 너무나 짙고 길었다. 따라서 2차종합특검은 국가 안보를 명분 삼아 자행된 사적 권력 남용의 뿌리를 뽑기 위해서라도, 김 전 차장이 내란 과정에서 수행한 ‘중요 임무’의 실체와 ‘내란사태를 TV 보고 알았다’는 궁색한 변명 뒤에 숨겨진 진실을 명명백백히 밝혀내야 할 것이다.
하늘의 그물은 때로 허술한 듯 보이나, 그 끝은 정교하다. 세상을 잠깐 속일 수는 있어도, 도도히 흐르는 역사의 심판을 피할 수는 없는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