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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슨 사령관의 한국 비수론 은 주권 침해가 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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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 그는 중국 견제를 위한 한국의 전략적 역할을 심화, 격상시키는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을 아시아의 심장을 겨냥하는 비수 라 했다. 아시아에서 미국이 비수를 겨누어야 하는 대상은 중국이다. (United States Forces Korea) 독립된 자주 국가의 모습은 어떤 것인가? 전쟁을 수행하고, 평화를 체결하며, 동맹을 맺고, 통상을 수립하며, 독립적인 주들이 정당하게 행할 수 있는 그 밖의 모든 행위와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완전한 권한”을 갖는다. (…have full Power to levy War, conclude Peace, contract Alliances, establish Commerce, and to do all other Acts and Things which Independent States may of right do.)” 7월 4일애 250주년을 맞는 미국 독립선언서의 정의이다. 지금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새겨야 하는 외침이다. 브런슨 사령관이 한국을 아시아의 심장을 겨누는 비수(dagger)”라 했다. 비수는 급소를 찌르는 무기이다. 미군이 주둔하고 있는 한국은 우월의식과 팽창주의로 가득 찬 중국의 가슴에 단검 끝을 들이대는 전략, 전술적 사명이 있다는 인식으로 읽힌다. 중국이 아시아 태평양으로 헤게모니를 확장하려 들면 한국은 비수 끝을 밀어 넣어 중국의 심장 출혈을 유발해야 한다. 다른 나라가 쥐여 주는 비수를 이웃 국가를 향해 들어야 한다면 미국 독립선언서가 정의하는 주권 국가는 아니다. 브런슨 사령관은 지난 22일 미 육군전쟁대학 전략연구소(SSI)의 중국 지상병력(Landpower) 연구센터(CLSC)의 연례 전력 심포지엄에서 기조 발제를 했다. 그 뒤 같은 센터에서 가진 대담에서 한국=비수” 발언이 나왔다. 그는 지도를 돌려놓고 중국의 시점에서 태평양을 바라보아야 한다고 했다. 전략적 역지사지를 제안한 것이다. 그는 중국 동해안에서 바깥을 바라볼 때, 그들(중국)의 시야에 들어오는 것은 바로 한국”이라며 비수와 같은 한국과 그다음에 오는 일본은 남중국해를 넘어 더 넓은 해역으로 진출하려는 그들의 야망을 가로막는 방패이자, 일종의 최후 방어선 역할을 하는 존재”라고 했다. 이 방어선은 남동쪽 필리핀으로 이어진다. ( And so when they when they look out from the east coast of China, what they see is there s Korea, the dagger in the heart of Asia, there s Japan again, sort of that shield that s sort of a backstop, if you will, for them trying and their ambitions beyond that into the South China Sea and then down to their southeast is the Philippines.”)   미국은 태평양을 향한 중국의 팽창주의를 가장 큰 위협으로 설정하고 한국을 중국에 대한 견제, 대응 전략에 있어 중심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중국의 위치에서 한국은 칼이고 일본은 비록 방패”라는 표현을 썼지만, 방망이를 들고 있는 것과 같다. 필리핀은 화살이라 할 수 있다. 한국, 일본, 필리핀 뒤에는 총 든 미국이 있다. 브런슨 사령관은 미국의 지원을 받는 이 세 나라가 형성한 중국 견제의 삼각 구도”를 보면 지금 우리(미국)는 꽤 괜찮은 위치에 있구나 하는 생각을 가질 수 있다고 했다. ( we have to kind of look at ourselves and say, well, we re in a pretty good position right now. You know, you ve got that triangle that s together.”) 그는 한 발 더 나갔다. 축구에서 상대의 프리킥을 막기 위해 수비벽을 친다. 브런슨 사령관은 수비벽을 넘어 공격 기능의 통합 시스템과 같은 킬 웹(Kill Web)”을 언급했다. 거미줄처럼 군사 네트워크를 형성해 다양한 파괴력을 연계해 적을 제압하는 능력을 갖추자는 제안이다. 그는 삼성을 언급하면서 한국의 첨단 IT 산업도 무기화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음을 밝혔다. 이를 제대로 발전시켜 올바른 방식으로 상황을 파악하고 이해할 수 있다면, 어쩌면 전쟁을 치르지 않아도 되는 상황을 얻을 수 있다”라고 내다봤다. 방어로 포장된 공격력을 촘촘하게 연계시켜 중국에 대한 압도적 억지력을 구축하자는 구상이다. 미사일에 빗대면 앞의 뾰족한, 탄두가 장착된 부분은 한국이 맡고 추진 엔진은 미국이 담당한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브런슨 사령관의 ‘한국=비수’론은 그의 ‘한국=항공모함’ 발언의 연장이다. 그는 일 년 전 한국은 베이징과 가장 가까이에 있는 동맹이자 일본과 중국 본토 사이에 떠 있는 고정된 항공모함 같다 라고 했다. 여기서 항공모함은 적의 진격을 막기 위해 콘크리트와 철근으로 된 방어벽이 아니다. 최고 수준의 공격 기능을 갖춘 억제력이다. 유사시 중국과 미국 사이의 거리의 횡포(tyranny of distance)를 극복하는 데 한국에 주둔한 미군이 큰 역할을 한다 며 미국이 중국과 러시아의 위협을 상대하는 데 있어 한국에 지상군을 계속 주둔할 필요가 있다 고 말했다. 미군 철수는 꿈도 꾸지 말라는 뜻이다. 이 사고는 새롭지 않다. 역사의 되풀이기도 하다. 1960년대 후반 미국이 전투 부대를 파견해 베트남 전쟁을 미국화하고, 미국에 의존하는 한국처럼 노” 할 수 없는 나라들을 베트남의 수렁으로 끌어들일 때 쓴 논리이다.   1965년 5월 린든 존슨 미국 대통령은 박정희 대통령을 워싱턴으로 초청했다. 백악관 회담을 통해 존슨은 한국의 베트남 전쟁 파병을 공식 요청했다. (Lyndon B. Johnson Library) 미국의 전략적 시각에서 한국은 중국을 견제하는 냉전의 전초기지였다. 한국이 중국 팽창주의에 대한 동북아시아의 장애물이었고, 남베트남(베트남 공화국)은 동남아시아 루트를 틀어막아야 했다. 미국의 입장에서 보면 호치민과 김일성은 차이가 없었다. 마오쩌둥의 조종에 따르는 두 꼭두각시였다. 이 전략적 시각에서 보면 한국의 베트남 전쟁 참여는 전체 냉전 전략에서는 당연한 일이었다. 박정희 전 대통령도 이 논리에 빨려 들어 베트남은 한국의 제2 전선이라며 30만 병력을 베트남으로 보냈다. 미국으로부터 한국군의 파병 대가로 상대적으로 푼돈 수준인 달러를 받아 아직도 극복하지 못한 한국군=용병” 비난의 씨를 뿌렸다. 미국에 인도차이나와 한반도는 별개가 아니었다. 중국 견제 차원에서 인도차이나와 한반도는 이란성 쌍둥이다. 백악관 정책 보좌관들은 이 관점을 존슨 대통령에게 주입했다.   1960년대 후반 베트남 전쟁이 심화하고 냉전이 확장되는 시점에서 린든 존슨 정부는 한국의 지정학적 위치가 갖는 전략상의 가치를 강조했다. 한국의 중요성을 언급하는 백악관 문서. 이길주 시민기자 미국 및 비공산 동아시아 국가들에 있어 한국이 갖는 지대한 전략적 중요성은 세 가지 핵심 사실에 기인한다. 첫째, 한국은 일본과 공산권 아시아 사이의 핵심적인 완충 지대이자, 동아시아 대륙에 있는 자유세계의 최전방 방어 거점이란 점이다.” ( South Korea’s great strategic significance to the U.S. and non-Communist East Asia derives from three central facts: first, Korea is the key buffer between Japan and communist Asia and the forward free world defense position on the east Asian mainland.”) 정확히 61년 세월을 사이에 두고 있는 트럼프와 존슨 정부는 같은 말을 하고 있다. 중국의 태평양을 향한 팽창 야심을 막아주는 첫 번째 저지선이 한국이다. 중국이 태평양으로 헤게모니를 확장하려면 일본을 군사력, 또는 공산주의 이념으로 무력화해야 하는데 불가능하다. 미국은 일본은 미국의 연장이란 전략적 사고를 유지했다. 일본은 중국이 쉽게 볼 수 없는 상대였다. 미국의 방어 의지도 확고했다. 미일 안보 조약에 따르면 한 나라가 공격을 당하면 다른 쪽에도 위협이니, 서로를 지켜주어야 한다. 또 주한미군이 주둔하고 있는 한국이 가까이에 끼어 있다. 한국을 넘지 못하면, 일본, 나아가 태평양 세력권은 중국에 환상일 따름이다. 지도가 말해준다. 미국의 압력, 또는 중재로 손을 잡은 한국과 일본은 중국에 우회로를 강요한다. 우회로가 아예 없을지도 모른다. 일본이 공산화되어 친중으로 돌아서는 시나리오도 미국은 고려했다. 1960년대 자생 공산주의자들이 일본의 뿌리 깊은 우익 통치에 제동을 걸고 미일 밀착을 저해할 가능성도 없지 않았지만, 크게 우려하지 않았다. 역시 한국이 있었기 때문이다.   미국의 강력한 요구로 한국과 일본은 1965년 국교를 정상화했다. 한국의 베트남 전쟁 참전 전제 조건이었다. 1965년 12월 한일협정 비준서에 서명하는 박정희 대통령. (국가기록원 제공) 1965년 반공을 국시로 내세운 박정희 정권은 일본과 국교를 정상화했다. 미국에 한일 관계 정상화는 한국의 베트남 전쟁 참전에 선행되어야 하는 필수 조건이었다. 한국, 일본, 미국의 냉전 블록을 공고히 하는 것이 먼저였다.  반공의 상징 한국과 일본이 가까워졌으니, 일본은 공산권과 거리가 더 만들어진 형국이었다. 한일 국교 정상화를 통해 일본은 미국이 주도하는 냉전 체제로 더 깊이 들어왔다. 한국이 있어 일본은 군사적 보호막이 생겼고, 동시에 반공 우익 체계가 더욱 공고해졌다. 군사적으로 한국은 아시아-태평양 반공산권의 최전방 기지였다. 방어 거점”은 의미가 없는 개념이다. 집에서 키우는 맹견은 방어용인가, 공격용인가를 묻는 아둔한 질문과 같다. 맹렬한 공격 본능이 있어서 주인집을 지킨다. 냉전에 공격과 방어 개념은 별개가 아니었다.   한국은 30만 병력을 베트남 전쟁에 투입했다. 박정희 정부는 베트남이 공산 세력에 대한 한국의 제2 전선이란 논리를 폈다. 부상당한 동료 병사를 이송하는 청룡 부대원들. 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의 아시아 태평양 전략의 목적이 중국을 견제하는 것이니만큼 당연히 한국 군대가 베트남으로 달려가 미국을 도와야 했다. 미국은 처음부터 주적을 베이징으로 설정했으니, 마오쩌둥의 지원을 받은 호치민이 일으킨 침략 전쟁에 당연히 한국군이 참전해야 했다. 호치민을 미국과 한국이 무찌르면, 김일성의 남한 해방 전략도 무의미해질 것이고, 중국의 남과 동으로의 팽창 욕심은 좌절될 것으로 보았다. 베트남 전쟁에서 미국과 한국의 연합이 당시의 킬 웹 이었다. 1975년 4월 사이공이 함락되고 남베트남이 패망했을 때 중국 군대는 베트남에 없었다. 1979년에는 베트남과 중국이 무력충돌까지 했다. 베이징발(發) 공산 팽창주의를 막아야 한국의 안보도 더욱 확고해진다는 워싱턴발 전략 사고는 허상임이 드러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시 중국을 미국의 공적 1호로 설정했다. 이 적을 상대하는데 당연히 한국이 제1도련선의 중심에 서서 비수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주한미군사령관의 발언은 주권 무시로 들린다.   지난 26일 이재명 대통령은 경남 창원시에서 제1회 미래 국방 전략위원회를 주재했다. 연합뉴스 한국의 독자적 핵추진잠수함 건조와 전시작전통제권 조기 회복 등 이재명 정부의 국방 자주권 어젠다에 대한 미국의 경고일 수도 있다. 미국이 잡아 이끄는 대로 정당성 없는 전쟁 베트남으로 따라간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게 관심을 두고 바라봐야 한다. 나아가 동맹이라 해도 남이 나를 자신의 칼끝으로 보는 사고에서 벗어날 방안도 강구해야 한다.이길주 뉴욕통신원 kiljyi@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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