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급한 YTN 정상화, 남은 건 정부의 결단뿐이다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언론노조 YTN 지부 구성원들이 지난 1월 9일 6차 파업을 벌이며 정부과천청사 앞에서 방미통위에 유진그룹의 YTN 최대주주 자격을 즉각 박탈할 것을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YTN 노조 홈페이지
윤석열 내란 정권은 방송을 정치권력의 선전도구로 삼기 위해 법 위에 군림했다. 그리고 YTN은 이미 내란 정권 출범 전부터 윤석열 부부에 찍힌 복수의 대상 이었다. 김건희 허위경력 의혹 보도로 대국민 사과를 하도록 만든 대가였다.
윤석열 내란 정권이 방송장악을 위해 감행한 막가파식 행보는 민주주의 국가나 법치국가에서 벌어졌다고는 믿기 힘들 정도였다. 공기업의 팔을 비틀어 YTN 지분을 강제로 내놓게 만들었고, 매각 구조를 설계해 특정 자본에 유리한 판을 만들었으며, 졸속 심사로 무자격 자본에 최대주주 자격을 승인해줬다. 온갖 편법과 특혜로 YTN을 차지한 유진그룹은 보도 개입과 독립성 말살로 정권에 보답했다. 내란을 합리적인 정치 행위처럼 옹호했고, 탄핵 반대 보도를 더 크게 다루도록 지시했으며, 저항하는 내부 구성원들은 가차없이 징계나 인사 조치로 보복했다.
YTN 구성원들은 비굴하게 침묵하지 않았다. YTN은 이명박 박근혜 정권의 방송장악 음모에 맞서 싸웠고 승리했던 자랑스러운 역사를 가진 언론사다. 지난해 5월 유진강점기 이후 첫 쟁의권을 확보했고, 7차례 총파업을 포함해 300일 넘는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그동안 특정 정치인을 방송에서 배제한 이른바 정치인 블랙리스트 사태를 바로 잡았고, 유진그룹이 수십만 원짜리 가전제품을 살포해 YTN 구성원들을 매수하려던 시도를 무산시켰다. 유진그룹이 무력화한 공정방송 제도를 복원하도록 방송법 개정을 이뤄냈고, 낙하산 사장이 몰래 탄핵 반대 집회 취재를 지시한 사실을 폭로해 퇴진시켰으며, 마침내 법원으로부터 2인 체제 방통위 의결은 위법하므로 유진그룹의 YTN 최대주주 자격 승인을 취소한다는 판결까지 받아냈다.
하지만 법원 판결 후 넉 달이 지난 지금까지 내란 결탁 자본이 장악하고 있는 유진강점기 YTN 의 본질은 여전히 변함이 없다. 방송법이 의무화한 공정방송 제도가 유진그룹의 어깃장에 막혀 복원되지 못하고 있는 사이에 낙하산 사장이 떠난 자리는 유진그룹이 꽂은 또 다른 직무대행으로 채워졌고, 내란 사태 비상시국에 유진그룹 회장에게 달려가 건배사로 충성을 맹세하던 이들도 여전히 YTN의 핵심 보직을 꿰차고 있다.
최근에는 일부 내란 결탁 세력을 대신해 진보의 가면을 쓴 유진그룹 부역자들이 다시 무더기로 이사회에 입성했고, YTN 구성원들의 뜻과 기존 시스템을 철저히 무시한 채 경영과 보도, 인사까지 모조리 직접 통제하려 하고 있다. 내란 정권이 무너진 뒤 새 정부를 향한 로비에 최적화된 새로운 유진총독부가 YTN을 접수하려 하는 것이다. 방송법에 막혀 사장과 보도책임자를 멋대로 앉히지 못하게 되자 유진그룹 입맛대로 구성할 수 있는 이사회를 전면에 내세워 YTN 유진강점기를 계속 유지하겠다는 속셈이다. 결국, 유진그룹이 YTN을 장악하고 있는 한 힘겹게 싸워 쟁취한 언론 독립과 공정방송 복원의 성과도 언제든 정치 지형이 바뀌면 금방 무너져내릴 모래성일 뿐이다.
2025년 12월 8일 전준형 언론노조 YTN 지부장이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있는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앞에서 유진그룹의 YTN 최대주주 자격 박탈을 주장하며 1인시위를 하고 있다. 앞서 서울행정법원은 2025년 11월 28일 YTN 최대주주를 유진이엔티로 변경하도록 승인한 옛 방송통신위원회(현 방미통위) 처분을 취소하라는 1심 판결을 했고, 유진이엔티는 항소했다. 2025.12.8. 연합뉴스
이제 정부가 나서야 한다. 새 정부는 내란 청산을 약속하며 출범했고, 핵심 과제 중 하나가 바로 방송 정상화다. 방미통위는 유진그룹의 YTN 최대주주 자격을 취소한 1심 판결에 대해 항소를 포기하면서, 유진그룹의 자격이 위법하다는 사실도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항소를 포기한 이상 행정적으로도 자격 취소 절차에 나서는 게 당연한 수순이다. 하지만 유진그룹의 항소 제기로 2심 재판이 진행되자 일부에선 확정 판결이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몇 년이 걸릴지도 모르는 상급심 재판 결과를 기다리겠다는 건 사실상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는 말이며, 과거 방통위가 저지른 만행의 책임을 회피하려는 꼼수에 불과하다. 내란 청산의 시간이 길어질수록, 그 피해는 고스란히 언론의 독립성과 공공성 훼손으로 이어진다.
방미통위가 최대주주 자격을 취소하면 유진그룹이 거액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는 우려 역시 법적인 근거가 없는 허무맹랑한 괴담이다. 2인 체제 방통위 의결 위법성에 대한 대법원 판례가 없는 상황에서, 국가배상책임의 요건인 공무원들의 고의 또는 과실 이 인정될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법원이나 새롭게 출범한 방미통위가 YTN 최대주주 변경승인이 위법하다고 보고 취소하더라도, 국가가 유진그룹에 거액을 배상할 가능성은 없다. 결국 문제는 법이 아니라 의지다.
YTN 구성원들은 내란 청산을 위해 싸워왔고, 법원은 내란 체제의 산물인 2인 체제 방통위의 위법성을 확인했으며, 국회는 내란 체제와의 단절을 위해 방미통위를 출범시켰다. 청와대가 위원들에 대한 임명 절차를 마무리하면서 마침내 방미통위가 정상화된 만큼 이제 남은 것은 정부의 결단과 집행뿐이다.
방미통위는 최우선 과제로 즉시 유진그룹의 YTN 최대주주 자격을 취소해야 한다. 절차상 필요하다면 당장 유진그룹의 YTN 최대주주 자격 재심사에 나서야 한다. 법과 규정에 정해진 절차에 따라 심사가 이뤄진다면 유진그룹이 언론사를 인수할 자격이 없다는 건 너무나도 명백하게 확인될 것이다. 방미통위는 법과 규칙에 정해진 절차에 따라 위법한 유진그룹 자격을 취소하면 된다. 유진그룹 자격 취소 이후엔 방송법에 따라 유진그룹에 YTN 지분 매각 명령을 내려야 한다. 매각 명령을 거부할 경우 방송법 처벌 조항에 따라 대표자에 대한 형사처벌까지 가능한 만큼 유진그룹이 위법하게 취득한 YTN 지분을 반납하지 않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유진그룹이 YTN 지분 매각에 나서면 청와대와 정부는 곧바로 윤석열 내란 정권이 강제로 망가뜨린 YTN의 공적 소유구조를 복원하는 절차에 나서야 한다. 이미 지난 대선 당시 이재명 캠프는 정책공약집에 보도전문채널의 거버넌스 개선을 통한 공공성 강화 라는 내용을 명시한 만큼 YTN의 공적 소유구조 복원은 대선 때 약속한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라는 확실한 명분을 갖추고 있다. 정부는 기존 YTN 대주주 등 YTN 지분 인수가 가능한 공기업들을 모색한 뒤 방송의 공익성과 독립성 확보라는 공적 역할을 부여하고, 공기업들이 YTN의 지분을 인수하면 AI나 뉴미디어 시장 개척 등의 분야에서 YTN과 공동 사업을 기획해볼 수도 있다. 특히 윤석열 정권의 방송장악 음모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복수의 공기업이 YTN 지분을 인수한 뒤 독립적인 재단에 출연해 관리함으로써 불가역적인 독립적 지배구조를 만드는 방안까지 추진해야 한다.
더불어 윤석열 내란 정권이 YTN을 강제로 매각하기 위해 저지른 수많은 불법 행위도 철저히 밝혀내고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 이미 YTN 매각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해 감사원 감사가 진행되고 있고, 경찰 수사도 진행 중이다. 이동관 전 방통위원장이 산업부와 농림부에 공문을 보내 YTN 지분을 통합해 전량 매각하도록 지시하는 등 불법적으로 관여한 명백한 증거까지 공개됐다.
전준형 언론노조 YTN 지부장
YTN 정상화를 미루는 건 단순한 행정 지연이 아니라 내란의 잔재를 방치하는 일이다. YTN 구성원들은 내란 세력이 장악한 유진강점기 2년을 버텼다. 1년에 걸친 파업과 투쟁으로 내란 세력이 YTN을 망치지 못하도록 싸우고 있다. 이제는 정부가 답할 때다. 내란 청산과 민주주의 복원이라는 시민의 명령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YTN 유진강점기 종식 없이는 내란 청산도 민주주의 복원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