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A, 글로벌 400개 금융기관 전환계획 평가...합격선 2곳은?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글로벌 금융기관들이 기후 전환계획을 공언해왔지만, 실제 자본 흐름은 여전히 화석연료 중심에 머물러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특히 세계 주요 금융기관 400곳 가운데 화석연료 단계적 폐지 계획을 명확히 제시한 곳은 ING(NYSE: ING)와 취르허 칸토날방크(Zurcher Kantonalbank) 단 두 곳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칸토날방크는 스위스 비상장 주정부 소유 은행이다.
비영리 유명 싱크탱크인 WBA(World Benchmarking Alliance) 은 14일(현지시각) 2026년 금융시스템 기후평가 에서 금융기관들이 저탄소 전환을 충분히 빠르게 지원하지 않고 있다 고 지적했다. 이번 평가대상에는 알리안츠(ETR: ALV), 블랙록(NYSE: BLK), HSBC(LSE: HSBA) 등 메이저 은행, 보험사, 자산운용사, 연기금, 자산보유기관 등 금융기관들이 포함됐다.
WBA는 유엔재단(UN Foundation), 아비바(Aviva), 인덱스 이니셔티브(Index Initiative), 비즈니스·지속가능발전위원회(BSDC) 등이 창립멤버로 참여해 350여개 조직이 참여하는 비영리 연합체로, 금융·기후·인권·디지털 책임 등에서 세계 주요 기업들의 전환 수준을 비교·평가하는 벤치마크를 정기적으로 발표한다.
ING·취리히 칸토날방크 단 두 곳만 강력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금융기관의 3분의 1 이상인 146곳이 기후 전환 계획을 수립했거나 관련 목표·지표를 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기관은 전환 계획을 거버넌스 구조에 포함시키고 일부 금융 활동에 대한 관리 체계를 구축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WBA는 상당수 계획이 선언적 수준에 머물러 있다 고 지적했다. 실제 자금조달에 따른 배출량(Financed Emissions)과 기업 운영의 실질적 영향까지 고려한 목표를 가진 곳은 26%(103곳)로, 전체의 4분의 1에 불과했다. 다시 말해, 금융기관 4곳 중 3곳은 여전히 자금 조달 배출과 실제 투자 포트폴리오에 대한 명확한 감축 전략이 부족하다는 의미다.
업종별 편차는 더 컸다. 은행권은 전환 계획 중 약 20%가 1.5도 경로와 연계된 금융 목표를 포함했지만, 자산운용사는 3% 미만에 머물렀다. 보험사와 연기금도 각각 10%, 7% 수준이었다. WBA는 은행들이 상대적으로 구체적 조치를 보여주기 시작했지만 금융 시스템 전체의 진전은 경제 전환 속도를 따라가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글로벌 금융기관들이 기후 전환계획을 공언해왔지만, 실제 자본 흐름은 여전히 화석연료 중심에 머물러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WBA
저탄소 금융 비중 평균 2.7%…동아시아는 1% 수준
실제 자금 흐름에서도 저탄소 전환 속도는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평가 대상 금융기관들의 전체 금융 활동 가운데 저탄소 활동 비중이 평균 2.7%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이는 대출·투자·보험 등 전체 금융 활동 중 극히 일부만이 재생에너지, 저탄소 인프라, 친환경 기술 등에 투입되고 있다는 의미다.
지역별 차이도 뚜렷했다. 유럽·중앙아시아 지역 금융기관들은 전체 금융 활동의 평균 3.6%를 저탄소 활동에 배분해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반면 동아시아·태평양 지역은 평균 1.1% 수준에 머물렀다. 북미는 전환 계획 보유 비율이 가장 낮은 18%였지만, 저탄소 금융 비중은 3.2%로 글로벌 평균 수준이었다.
다만 WBA가 별도로 운영하는 금융시스템 벤치마크 페이지에 따르면, 파리협정 이후 세계 60대 은행의 화석연료 자금 지원은 약 7조 달러(약 9450조 원)에 달하는 반면, 기후 전환을 위해 매년 필요한 자금은 6조달러(약 8100조 원)로 추산돼 현재 추세로는 도달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ING는 2025년 3월 글로벌 시스템상 중요 은행(G-SIB) 가운데 처음으로 과학기반 감축목표 이니셔티브(SBTi)의 1.5도 정렬 기후목표 검증을 통과한 은행이다. ING는 COP28 이후 재생에너지 분야 연간 신규자금 목표를 2022년 25억유로에서 2025년 75억유로(약 11조2500억원) 규모로 3배 확대했다.
챗GPT 생성이미지
한국 금융사의 2025년 결과는?
한편, 2025년 WBA 금융시스템 평가 대상에는 우리금융, 하나금융, KB금융, 신한금융 등 4대 금융지주사를 포함, 국민연금공단, 미래에셋금융그룹, 한국투자공사 등도 포함된 바 있다. 하지만 성적표는 글로벌 기업 대비 좋지 않았다.
글로벌 1위 CIMB(말레이시아, KLSE: 1023) 43.0점, 2위 ING(네덜란드, AMS: INGA) 39.9점과 비교하면 한국 최상위 우리금융지주(21.2점)도 절반 수준에 그쳤다. 국민연금(345위)은 세계 3대 연기금 중 하나로 운용자산이 1200조 원이 넘는데도 5개 평가 영역 중 4개에서 0점을 기록해, 글로벌과 격차가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폴리이나 머피(Pauliina Murphy) WBA 참여·커뮤니케이션 디렉터는 반복된 화석연료 위기는 전환 계획이 세계 경제 안정에 얼마나 중요한지 명확히 보여줬다 며 금융기관의 자본 배분과 화석연료 단계적 폐지 결정이 세계 경제의 회복력을 좌우할 것 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