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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바로가기 : 오른팔 잃은 필리핀 노동자, 통음했던 변호인 이재명

오른팔 잃은 필리핀 노동자, 통음했던 변호인 이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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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을 국빈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이 4일 마닐라에서 인권변호사 시절 인연을 맺은 필리핀 노동자 아리엘 갈락 씨를 만나 자신의 자서전을 선물하고 있다. 2026.3.4 [공동취재 제공]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은 과거 사법고시 합격 뒤 연수원에서의 우수한 성적에도 불구하고 판·검사 임용을 스스로 포기하고 처음 다짐대로 성남에서 인권 변호사의 길을 걸을 때 외국인 노동자들 사건도 가끔 맡았다. 그중에서도 특히 필리핀에서 온 아리엘 갈락 씨의 산업재해 사건이 이 대통령의 뇌리에 깊이 박혀있다. 갈락 씨는 1992년 성남의 한 공장에서 일하다 불의의 사고로 오른쪽 팔을 절단당했는데, 많은 이주노동자가 그렇듯 그도 불법체류자였다. 가족을 부양하고 동생들을 학교에 보내기 위해 낯선 한국에 와서 밤낮으로 일해온 갈락 씨였지만 보상이나 산재 인정을 받기는커녕 빈손으로 강제 출국을 당할 처지에 놓였다. 당시 변호사로서 이재명(이하 호칭 생략)은 자신 역시 소년공으로 일하다 사고로 왼팔이 굽었기 때문에 갈락 씨의 펄럭거리는 오른팔 옷자락을 바라보며 그 아픔에 깊이 공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재명은 그 시절 전례가 없던 불법체류자의 산업재해 요양 승인을 받아내기 위해 분투했다. 노동부와 공단, 출입국관리사무소 측이 완강하게 거부하자 이재명은 전례가 없으면 전례를 만들자 고 결심했다. 그래서 온갖 자료와 증거, 법리, 세계노동기구의 권고조항까지 동원하며 노동부에 산업재해보상법상의 요양신청서를 냈다. 하지만 노동부가 끝내 승인을 안 해준 탓에 갈락 씨는 오른팔을 한국에 남겨둔 채 힘없이 필리핀으로 돌아가야 했다. 그래도 이재명은 싸움을 멈추지 않았다. 이건 정말 옳지 않은 일이고 사람이 사람에게 이래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멈출 수가 없었다. 기나긴 재심 절차를 거쳐 이재명은 기어코 요양 인정을 받아냈다. 1년의 집요한 투쟁으로 거둔 값진 승리였다. 이미 필리핀으로 간 갈락 씨는 뒤늦게 요양을 받을 수도, 한국으로 돌아올 수도 없었지만 산재보상금은 받게 됐다. 그 산재보상금을 필리핀으로 송금한 날 저녁, 이재명의 변호사 사무실과 부설 노동상담소(이재명의 중앙대 법대 동기인 이영진이 소장을 맡았다) 식구들은 함께 생맥주 파티를 열었다. 참으로 기쁜 동시에 너무나 슬픈 파티였다. 그 자리에 모인 사람들은 그들이 거둔 이 작은 승리가 대한민국에서 오른팔을 잃고 돌이킬 수 없는 마음의 상처를 입은 채 필리핀으로 돌아간 갈락 씨에게 작은 위로와 사과가 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랐다. 이재명 서사의 정본 으로 꼽히는 책 에는 당시 상황이 이렇게 묘사돼 있다. 이재명은 그날 몸이 휘청거리도록 많이 마셨다. 그날 밤 취한 이재명은 친구 이영진에게 말했다. 야, 우리 이제부터 인간을 변호하자, 인간을. 인간을 지켜야지, 인간을. 변호사 사무실과 노동상담소 식구들은 이재명이 그렇게 취해 흔들리는 것을 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아무도 그날 그의 굽은 팔이 얼마나 아팠는지는 알지 못했다. 은 본인의 일기를 비롯한 여러 텍스트 기록과 주변인들 인터뷰 등을 통해 이재명의 삶을 충실하게 재구성했다고 평가받는데, 이를 토대로 집필된 에도 갈락 씨 일화가 축약돼 소개돼 있다. 이재명은 자서전에서 그날 밤 통음에 대해 갈락에게 그 돈이 사과나 위로가 될까 싶었다. 기쁘기보다 그날따라 내 굽은 팔은 더 많이 아팠고, 술은 더 많이 마셨던 것 같다 고 서술했다.   필리핀을 국빈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이 4일 마닐라에서 인권변호사 시절 인연을 맺은 필리핀 노동자 아리엘 갈락 씨와 반갑게 만나고 있다. 2026.3.4 [공동취재 제공] 연합뉴스 필리핀을 국빈방문한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4일 마닐라에서 인권변호사 시절 인연을 맺은 필리핀 노동자 아리엘 갈락 씨를 만나 그 딸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6.3.4 [공동취재 제공] 연합뉴스 그로부터 34년이 지나 필리핀을 국빈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마닐라에서 갈락 씨와 깜짝 만남 을 가졌다고 청와대 강유정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강 대변인에 따르면 갈락 씨는 이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알아봐 주시고 만나 뵐 수 있어서 영광이고 감사하다 며 비록 사고를 당했지만 한국에 대해 늘 좋은 기억을 갖고 있고, 당시 변호사로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주셔서 감사하다 고 전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산업재해를 당한 외국인들의 강제 출국이 흔하던 시절이었다 고 회고하면서 아리엘 갈락 씨 사건 후 정부 제도가 바뀌어 이제는 보상과 치료가 된다. 억울했을 텐데 한국에 대해 좋은 기억을 갖고 있어줘 감사하다 고 했다. 이어 한국 사람들도 외국에 노동자로 많이 나가서 일하는데 어떤 시기, 어느 곳에서 일하든 (노동자들은) 똑같은 권리와 자유를 가지고 있다 며 헌법에는 명기되어 있지만 헌법대로 하지 못했는데 덕분에 후배들은 억울한 일이 없다 고 언급했다 요즘은 어떤 일을 하고 있느냐는 이 대통령의 질문에 갈락 씨는 해외에 노동자로 나가는 이웃들에게 안내와 조언을 하는 봉사 활동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그가 동행한 딸이 관세사로 일하고 있다고 전해 듣자 잘 키우셨다 고 덕담을 건네기도 했다. 김혜경 여사는 준비한 수박 주스를 권하며 갈락 씨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했다고 한다. 이 대통령은 갈락 씨와의 인연이 수록된 을 선물로 건네고 함께 기념 촬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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