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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바로가기 : ‘이스라엘 바이러스’ 감염 탓 맥못추는 트럼프의 미국

‘이스라엘 바이러스’ 감염 탓 맥못추는 트럼프의 미국
[국제]
최근 워싱턴의 외교가는 깊은 무력감과 혼돈에 빠져 있다. 미국이 사력을 다해 중재해 온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의 휴전 협상은 사실상 무산되었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일에는 원인이 있다”며 이란의 쿠웨이트 공항 공격을 두고 그 원인을 미국과 이스라엘의 선제적 군사 활동에서 찾는 의외의 논리를 펼쳤다. 최근 미국이 호루무즈 해협의 케슘섬(Qeshm Island)에 위치한 이란 혁명수비대의 통신탑을 선제 타격하자, 6월 3일 이란은 직접적인 보복으로 쿠웨이트 공항을 타격하며 상황을 격화시킨데 대해 트럼프는 모든 일에는 원인이 있다 며 이란의 공격을 이해한다는 투로 해명한 것이다. 숙주 미국의 방산 생태계를 잠식한 이스라엘 초강대국 대통령이 적국의 도발을 ‘미국 책임론’으로 방어해야 하는 이 기묘한 상황은, 현재 미국의 중동 전략이 파산 위기에 처했음을 적나라하게 방증한다. 특히 6월 7일,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미사일을 발사한 이란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을 강력히 규탄하기는커녕, 오히려 공격을 받은 이스라엘 측에 그만큼 공격을 주고받았으니 이제는 참으라”고 달래기까지 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트럼프의 이런 중재안을 일축하고 8일 이란에 재공습을 가했다. 종전에 목을 매는 트럼프의 영향력이 현장에서는 전혀 먹혀들지 않는 대목이다. 이란과의 종전 합의를 위해 ‘원인 제공론’이라는 파격적인 카드까지 꺼내 들었지만, 정작 동맹국인 이스라엘마저 통제하지 못하는 미국의 외교적 굴욕이 드러난 셈이다.   2025년 10월 13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 당일 예루살렘 크네세트(이스라엘 의회)에서 만나고 있다. 이날은 미국이 중재한 포로-인질 교환 및 하마스 간 휴전 협정이 체결된 날이었다. 2025.10.13.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과 이스라엘의 동맹은 이미 수십 년 전부터 제도적으로 돌이킬 수 없는 수준으로 굳어졌다. 미국은 매년 38억 달러(연간 약 5조 원 규모)라는 막대한 군사 원조를 이스라엘에 제공하고 있다. 이는 미국이 전 세계 국가에 제공하는 해외 군사 지원 중 역대 최대 규모다. 문제는 이 막대한 ‘돈’이 단순한 지원을 넘어 ‘기술 통합’이라는 새로운 차원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2027 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 제224조는 이스라엘을 미국의 방산 생태계 내부로 완전히 이식하려는 시도다. 이는 무기 연구개발부터 핵심기술 공유, 주요 무기 생산 체계까지 양국의 국방 역량을 완전히 통합하겠다는 취지다. 이 법안의 통과로 이스라엘은 미국이라는 거대 숙주의 신경망과 자산(예산과 기술)을 자신의 생존 수단으로 삼는, 이른바 ‘성공한 바이러스’가 되었다. 이제 이스라엘은 미국 없이는 살 수 없지만, 역설적으로 미국은 이스라엘 없이는 중동 정책을 수정할 수 없는 ‘기술적 종속’의 상태에 빠져들었다. 미국 의도 상관없이 정면 충돌하는 시오니즘과 호메이니즘 최화식 예비역 장군이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지적했듯, 지난 5월 31일경 이란은 파키스탄을 경유해 미국에 핵무기 보유 사실을 포함한 3개 항의 최후통첩 을 전달했다. 비핵화 협상은 더 이상 없으며, 이제 이란은 핵보유국으로서의 지위를 확고히 하겠다는 통보였다. 이는 미국이 중동 내 전장 기술 우위를 상실했다는 군사적 현실을 인정하고 결사적으로 전쟁 종결을 모색하게 된 결정적 배경이 되었다. 트럼프는 이런 이란의 통보에 휴전 기간을 연장하며 협상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이나, 미국의 의도와 관계없이 이스라엘의 시오니즘과 이란의 호메이니즘은 정면 충돌로 치닫고 있다. 여기에 미 국방수권법 제224조가 통과되면 미 국방부가 지정하는 집행 책임자(Executive Agent) 아래 미국과 이스라엘 군은 사실상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된다. 이는 단순히 무기를 주고받는 관계가 아니라, 군사 데이터와 작전 플랫폼이 하나로 녹아드는 불가역적 결합 이다. 이스라엘이 전쟁을 지속하고자 할 때, 미국은 독자적인 디커플링(탈동조화) 을 시도할 수 있는 물리적 수단을 스스로 포기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약소국이 패권을 뒤흔드는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Tail wags the dog)’ 형국의 완성이다. 인도태평양으로 번진 미국 리더십의 위기와 중국의 부상 중동에서의 전략적 실패는 고립된 사건이 아니다. 더 심각한 패착은 우리의 앞마당인 동북아시아에서 벌어지고 있다. 중동의 늪에서 허우적대는 미국은 당장 동아시아에 가용 자원을 집중하려 하겠지만, 중국은 이미 북한의 핵 무장과 전략적으로 결합하여 이란보다 훨씬 강력한 A2AD(반접근/지역거부) 능력을 갖추고 미국을 압박하고 있다. 이스라엘판 외교 실패가 중동에서 미국의 전략적 자율성을 갉아먹었다면, 동북아에서 벌어지는 외교적 무능은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 이라는 근간 자체를 뒤흔들고 있다. 미국은 동아시아 동맹국들에게 절대적인 복종과 막대한 방위비 분담을 요구하며, 스스로는 뒤에서 관망하는 ‘역외균형(offshore balancing)’ 전략을 채택할 가능성이 높다. 중동의 꼬리가 미국을 전쟁의 수렁으로 끌고 들어간다면, 동북아의 북핵 이슈는 중국이라는 거대한 배후가 미국의 영향력을 지우개처럼 지워버리는 공간이 되었다. 미국은 지금 스스로 만든 기술 통합의 감옥 안에서 이스라엘의 전쟁 의지에 갇혀 있고, 동시에 아시아의 거대 세력인 중국에게는 북핵이라는 안보의 키(key)를 빼앗기고 있다. 8일 시진핑 주석의 북한 방문은 새로운 중국 주도 질서를 향한 명백한 분기점이다. 북한은 이번 방문을 계기로 자신들이 핵 보유국으로서의 위상을 공고하게 굳혔다고 판단할 것이며, 트럼프와의 정상회담 복원에는 그다지 집착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8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환영행사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 부부와 시진핑 주석 부부가 입장하고 있다.2026.6. 8 EPA/KCNA=연합 ‘강력한 미국’ 환상 버리고 전작권 조기 회수로 ‘자체 억제력’ 키워야 강대국 미국이 자신의 전략적 주도권을 타국에 의해 잠식당하는 이 비극적인 순환을 우리는 어떻게 보아야 하는가. 동맹 이라는 이름으로 이스라엘의 폭주를 방관하고, ’패권 경쟁‘이라는 이름으로 동북아의 질서를 중국에 양보하는 미국의 모습은 이제 더 이상 우리가 알던 ’강력한 미국‘이 아니다. 주도권을 잃어버린 제국은 스스로 빠져나올 수 없는 전쟁의 수렁을 파고, 또 다른 전략적 공간에서는 주변부로 밀려나고 있다. 김종대 국방전문가·전 국회의원 이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미국에 대한 무조건적인 신뢰가 아니라,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자체 억제력’이다. 한미동맹을 유지하되 전작권을 조기에 환수하여, 미국이 아닌 우리가 우리 운명을 결정할 수 있는 태세를 갖추는 것만이 유일한 해법이다. 미국이라는 숙주를 장악한 바이러스의 탐욕과 제국의 무기력함 사이에서, 우리 외교는 이제 동맹의 논리를 넘어 생존의 논리로 나아가야 한다.김종대 매의눈 jdkim201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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