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모습 뒤에 감춰진 가장 당차고 눈부신 힘 [사람들] 반갑습니다. 우리말의 결을 살려 마음을 보듬는 토박이말 결지기 입니다.
[오늘의 토박이말]암팡지다
그림 속, 깊은 밤 어둠이 내려앉은 동네 어귀의 길목에서 한 고등학생과 어르신이 다정하게 손을 잡고 있습니다. 교복을 입은 학생의 가방에는 맑고 푸른 새싹이 돋아나 있고, 그 주위로 평화의 흰 비둘기들이 축복하듯 날아오르고 있네요. 따뜻한 음료를 손에 들고 계신 어르신의 굽은 등과 느린 걸음에 기꺼이 자신의 보폭을 맞추며 부드럽게 손을 잡고 걷는 청년의 얼굴에는 다정함과 굳센 책임감이 가득 배어 있습니다. 이 조화롭고 푸근한 수채화 빛 바람빛(풍경)을 보고 있으면, 각박하고 바쁜 세상 속에서도 누군가의 외로운 길을 홀로 두지 않겠다 라며 선뜻 내민 손길이 얼마나 세상을 환하게 밝히는지 온 마음으로 느끼게 되어 가슴 한구석이 뭉클하고 든든해집니다.
작아 보여도 속은 단단하고 야무진 암팡지다
최근 길을 잃고 헤매던 치매 어르신을 발견하고, 집까지 약 1.5㎞를 함께 걸으며 안전하게 가족의 품으로 모셔다드린 한 고등학생의 이야기가 많은 이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적셔주었습니다. 어르신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다정하게 말벗이 되어주고 끝까지 책임을 다한 이 젊은이의 모습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참으로 큰 울림을 주었지요. 누군가의 어려움을 외면하지 않고 묵묵히 옳은 일을 실천해 낸 이 아름다운 기별을 보며, 오늘 우리가 가슴 깊이 새겨볼 고운 토박이말은 암팡지다 입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이 말을 몸은 작아도 힘차고 다부지다 라고 뜻풀이합니다. 소설 속에서 꼬마는 엄마가 하는 말에 암팡지게 대꾸를 했다 라거나 몸뚱이가 암팡져서 주먹깨나 씀 직해 보였다 라는 보기월로 쓰이듯, 겉보기와 달리 당차고 야무진 기운을 나타낼 때 쓰는 말이지요. 우리는 흔히 덩치가 크거나 큰 목소리를 내야 든든하다고 생각하지만, 진짜 세상을 움직이는 힘은 이처럼 몸집이나 겉모습과 상관없이 속이 단단하고 마음이 야무진 데서 뿜어져 나옵니다. 스스로 옳다고 여긴 일을 끝까지 책임감 있게 해내는 그 학생의 마음이야말로 참으로 암팡진 마음 인 셈입니다.
내 안의 단단하고 야무진 보석을 믿는 오늘
길 잃은 어르신을 외면하지 않고 끝까지 지켜낸 학생의 다정한 실천처럼, 위대한 삶은 커다란 덩치나 요란한 구호에서 오는 것이 아닙니다. 남들이 보지 않는 곳에서도 양심을 지키고, 힘겨운 하루 속에서도 내 몫의 걸음을 성실하게 내딛는 여러분 내면에는 이미 그 누구보다 굳세고 단단한 암팡진 보석이 빛나고 있습니다. 오늘 밤에는 세상의 잣대에 다치고 숨 가빴던 내 마음을 다정하게 안아주며, 내 안의 암팡진 힘을 믿는다 고 스스로를 든든하게 다독여 주세요.
[마음 나누기]
그림 속 학생이 어르신의 걸음에 발을 맞추며 온기를 나누듯, 여러분의 나날 속에서 다른 사람의 따뜻한 선행을 보고 가슴이 뭉클했던 기억이나, 비록 작아 보일지라도 스스로 야무지게 마음을 다잡아 어려움을 이겨냈던 암팡진 경험이 있으신가요? 우리 사회를 더 맑게 다듬어가는 여러분만의 다정한 이야기를 댓글로 소중하게 나누어 주세요. 우리가 함께 공유하는 공감의 말들이 모여, 지친 서로의 하루를 든든하게 받쳐주는 가장 따뜻한 디딤돌이 됩니다.
[한 줄 생각]
암팡진 사람은 힘이 센 사람이 아니라, 어려운 일을 만나도 옳은 일을 끝까지 해내는 사람입니다.
[오늘의 토박이말]
▶암팡지다
뜻: 몸은 작아도 힘차고 다부지다.
보기 : 옆집 꼬마는 제 몸집만 한 가방을 메고도 암팡지게 학교로 걸어갔다.
[토박이말 길잡이]결지기 이창수
이창수 시민기자 maljigi@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