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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바로가기 : 서부지법 난동 재발 막으려면 민주시민교육 꼭 필요

서부지법 난동 재발 막으려면 민주시민교육 꼭 필요
[교육]
한국 사회는 약자를 배려하는 사회일까요? 적어도 그동안은 아니었습니다. 국가 주요 통계 지표를 한눈에 보여주는 지표누리에 따르면 경제 약자인 노동자가 산재 사고로 2024년 한 해 동안 2098명이 사망했습니다. 해마다 2000명 안팎의 사람이 목숨을 잃고, 10만 명이 불구가 되는 사회입니다. 산재 인정도 지난한 투쟁을 요구합니다. 인간의 존엄은 온데간데 없고 소모품으로 취급되는 사회입니다. 23명이 사망한 아리셀 참사, 사망 사고가 끊이지 않는 SPC 삼립과 쿠팡 노동자 사망 사고 등등. 생명을 빼앗고 인간의 존엄을 짓밟은 참사는 끊이지 않습니다.   (출처 : 국제의회연맹 IPU 각국 의회에 대한 글로벌 데이터 Global data on national parliaments. https://data.ipu.org/compare 2026. 1.20.) 우리 사회는 그동안 청년, 여성, 소수자 등 정치적 약자를 무시하고 아예 대표성을 박탈한 사회였습니다. 2024년 22대 총선에서 40세 이하 청년 국회의원은 14명(지역구 10명, 비례대표 4명)으로 4.7%에 불과합니다. 스웨덴, 덴마크, 핀란드 등 북유럽은 30% 내외로 우리와 천양지차입니다.  이젠 북유럽처럼 청년 정치인이 국회에 진출해 2030세대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어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대한민국의 절반인 여성이 국회의원 20%(60명)가 아니라 50%(150명)인 국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적어도 북유럽처럼 40%를 넘어설 때 K-민주주의를 완성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불법 계엄 선포와 내란을 극복하는 과정에 우리는 1년 전 서울 서부지법 난동이란 충격적인 일을 겪었습니다. 2030 청년 세대가 왜 어이없는 계몽 계엄 망상에 현혹돼 구속영장을 발부한 판사를 찾겠다며 법원 건물에 침입해 기물을 파괴하고 불을 지르려는 모습에 참담한 이가 한둘이 아니었습니다. 올바른 민주시민교육의 필요성을 이만큼 단적으로 보여준 일이 없었습니다.    지난해 성탄 전날 서울 지하철 9호선 국회의사당역 지하 공간에서 열린 장애인 권리 입법 쟁취 문화공연을 즐기는 장애인들. 이것도 노동이다! 라고 새긴 노란 등자보가 눈에 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중증장애인 권리중심 공공일자리를 폐지해 권리중심 노동자 400명과 전담인력 105명을 해고했다. 하성환 시민기자 교통 약자도 한국 사회에서 외면되는 계층 중 하나다. 2001년 경기도 안산 오이도역 참사는 대중의 기억에 각인된 대표 사례입니다. 지하철역 참사 이후 중증장애인들이 이동할 권리를 위해 싸웠습니다. 정치인들의 외면과 비장애인의 침묵 속에 외로운 투쟁이었습니다. 장애인 단체는 이를 국가폭력으로 규정합니다. 생산성과 효율이란 경제 논리가 지배하는 한국 사회에서 중증 장애인의 노동은 가치 없는 것으로 치부합니다. 실제로 국가 세금을 축내는 존재로 여기곤 하는 이들이 존재합니다.   2023년 10월 31일 서울 지하철 9호선 국회의사당역 (T4 작전) 항의 농성장 모습. 장애인 단체들은 지난해 성탄 전야에도 같은 장소에 모여 여전히 장애인 차별은 제도적 폭력임을 힘주어 강조했다. 하성환 시민기자 장애인 단체는 이를 히틀러 나치의 논리에 비유합니다. 이른바 ‘T4 작전 (Aktion T4, 장애인 안락사 프로그램)입니다. ‘T4 작전’은 나치가 1939~1941년 장애인들을 학살한 국가폭력을 가리킵니다. ‘T4 작전’ 이전에도 히틀러는 우수한 인종, 열등한 인종이라는 우생학을 앞세워 독일인 정신장애인들을 학살했습니다. 1933년 집권 초기부터 2차 세계대전을 일으키기 전인 1939년까지 무려 40만 명을 학살하는 야만을 자행했습니다.    20일 서울 지하철 9호선 국회의사당역 지하 농성장 벽에 붙여진 T4 철폐 농성 1772일 표지. 하성환 시민기자 장애인도 비장애인과 다를 것 없이 출퇴근하고 등하교하며 벗들과 카페에서 수다를 떨 수 있어야 정상 사회입니다. 장애인 시설에 가두는 것은 T4 작전 이나 다를 바 없는 제도적 폭력입니다. 장애인들도 시설에서 벗어나 자신의 꿈을 가꾸고 펼칠 수 있는 성숙한 시민사회로 전진해야 합니다. 학교와 직장을 오갈 수 있도록 정치인과 비장애인이 협력하고 연대하는 모습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서울시교육청 산하 강서도서관 가양관에는 어른 화장실 옆에 어린이 화장실이 따로 있다. 양변기가 무척 앙증맞다. 문에 어린이 그림과 함께 Child 라고 표기돼 있다. 하성환 시민기자  21세기 대한민국은 문명 사회이고, 선진국을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약자를 바라보는 성숙한 시선이 필요합니다. 변화의 움직임은 조금씩 보입니다. 약자를 배려하는 따뜻함, 변하는 모습을 마주하곤 하니까요. 지하철을 비롯해 공공시설 화장실에는 어김없이 중증장애인 화장실이 마련돼 있습니다. 최근에 새로 문을 연 도서관안에 어린이를 위한 화장실이 따로 마련된 것을 보고 무척 놀란 일도 있었습니다.   미국 장애인 권익 운동가 주디스 휴먼의 유명한 발언이 서울 용산구 남영동 민주화운동기념관 내 전광판에 나오고 있다. 하성환 시민기자 이젠 약자에 대한 배려가 존중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인류 보편의 가치이자 모든 국민이 평등하다는 헌법 정신이 담긴 권리로 존중해야 합니다. 따라서 사회 인식의 전환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합니다. 어떻게 바꿔 나갈까요? 하나는 학교 공교육 과정을 통해 실현해야 합니다. 다른 하나는 학교 밖 시민교육을 통해 시민성을 체득해야 합니다. 성숙한 시민사회는 절로 오지 않기 때문입니다.   시민참여기본법을 대표 발의한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의원. 더불어민주당 26명, 조국혁신당 2명, 무소속 1명(최혁진 의원) 등 29명이 지난해 12월 31일 공동 발의했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 갈무리 그런 측면에서 최근 더불어민주당 이해식 의원이 대표 발의한 ‘시민참여기본법’ 법안은 그 의미가 자못 큽니다. 법안의 제5조(시민의 권리)에  시민은 자신의 권익과 사회적 가치의 실현을 위하여 공공정책 결정 과정에 참여하고(중략) 민주시민으로서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교육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고 명기했습니다. 또 제10조(민주시민교육 활성화)에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학교 민주시민교육과 학교 밖 민주시민교육을 지원하고 협력해야 한다”고 못박았다.   독일연방정치교육원은 이 나라의 민주시민교육을 주도한다. 우리도 독일처럼 행정안전부 산하 독립기구로 민주시민교육원을 설립해 학교, 노동단체, 시민단체, 정당, 시도 민주시민교육원 등에 시민교육 자료와 재정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시민참여기본법’ 법안은 지난 2일 소관 상임위인 행정안전위에 회부됐습니다. 이제 법안이 통과되면 독일 연방정치교육원처럼 중앙정부 차원에서 민주시민교육원 을 설립할 법적 근거가 마련된다. 나아가 독일 16개 주에 있는 주 정치교육원처럼 대한민국도 광역지자체마다 민주시민교육원 을 설립할 수 있게 된다. 독일은 북유럽처럼 정당마다 청년정치학교를 갖추고 있다. 청년정치학교는 정당 내 야당을 자처하며 공동체를 선한 방향으로 발전시킵니다. 또 정당마다 정치재단이 설립돼 있습니다. 정당의 이념과 정책을 같이하지만 정당과는 법적·재정적으로 독립돼 있습니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콘라드 아데나워 재단은 기독민주당(기민당)이고, 프리드리히 에베르트 재단은 사회민주당(사민당), 한스 자이델 재단은 기독사회주의당(기사당), 로자 룩셈부르크 재단은 독일 좌파당, 하인리히 볼 재단은 독일 녹색당과 함께 하는 정치재단입니다. 모두 연방정치교육원의 재정적 지원을 받으며 시민교육, 정치교육을 담당합니다. 따라서 시민참여기본법 법안이 행안위, 법제사법위를 거쳐 본회의를 통과하면 민주시민교육원이 출범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완비됩니다. 민주시민교육원 은 시민교육을 주도함으로써 성숙한 시민사회를 건설하는 중핵 기구로 위상이 분명해질 것입니다. 공교육인 학교 교육과정에 헌법과 민주시민 교과 탄생과 함께 교과목별 시민교육 내용을 강화하고 평생교육인 학교 밖 시민교육을 재정적으로 지원하게 됩니다.   서울의 한 자치구 복지관 프로그램.  북유럽처럼 정치의식을 높이는 교양 수준의 국제정세, 국내정치와 관련된 프로그램을 찾아볼 수 없다. 홈페이지 갈무리 맨 먼저 학교 교육과정에 육군사관학교처럼 헌법과 민주시민  과목을 필수 의무 교과로 만들면 1020세대에 번지는 차별과 혐오를 진정시키는 데 큰 힘을 얻을 수 있다. 아울러 학교 밖 평생 교육 차원에서 민주시민교육 과정을 운영한다면 핀란드, 스웨덴처럼 시민교육이 일상에 뿌리내릴 것입니다. 현재 지방자치단체 복지관에서 운영하는 취미, 어학, 오락 프로그램을 넘어서 어르신 세대들이 높은 정치의식을 체득하게 될테니까요.    지난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개최된 시민참여기본법 제정 토론회 모습. 학교시민교육 교원노동조합 정유진 위원장 제공  촛불 시민혁명과 응원봉과 빛의 혁명 을 통해 광장 민주주의를 집단적으로 경험하면서 시민사회의 활동 영역과 위상이 급격히 높아졌습니다. 따라서 예전처럼 사회 약자와 시민이 더 이상 정책 대상이나 정책 수혜자로 머물지는 않습니다. 그만큼 시민사회의 다양한 목소리가 높아가는 현실을 우리는 목격합니다. 이를 뒷받침할 시민참여기본법이 시행된다면 사회 약자를 비롯해 시민이 주인이 돼 정책을 창안해 내는 게 일상이 되는, 성숙한 시민사회가 도래할 것입니다. 시민사회가 정책을 숙의하고 정책 공론화 과정에 주도적으로 참여함으로써 정책 수립의 주체로 우뚝 서는 사회가 머지 않아 다가올 것입니다. 이는 시민사회의 참여가 제도권 정치를 직접 견제하는 또 하나의 축이 돼 K-민주주의의 지속 가능한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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