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이 검찰개혁에 단호한 입장 밝힌 까닭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2일 겸손은 힘들다 에 출연한 유시민 작가. 유튜브 갈무리
유시민 작가가 다시 검찰개혁에 대한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그것은 우연도, 개인적 감정의 발로도 아니다. 오늘(2일) ‘겸손은 힘들다’에서 그가 던진 말들은 한 개인의 의견이 아니라 지난 수십 년 한국 사회가 겪어온 검찰 권력의 실체에 대한 압축된 역사적 증언에 가깝다. 그는 감정을 앞세운 선동을 하지 않았다. 오히려 너무 오래 방치되어 온 구조적 모순을 더 이상 회피하지 말라는 정치적 요구를 던졌다.
검찰개혁은 이미 오래된 의제다. 참여정부 시절부터 문재인 정부, 그리고 그 이후까지 ‘개혁’이라는 말은 반복되었지만, 검찰 권력의 본질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검찰은 더 노골적으로 정치 권력의 심판자, 혹은 정치 플레이어로 군림해 왔다. 수사권과 기소권, 수사 지휘권과 사건 선택권을 독점한 조직이 민주적 통제를 받지 않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는 이미 충분히 목격했다.
유시민 작가의 문제의식은 바로 이 지점에서 출발한다. 그는 ‘좋은 검사도 있다’는 말이 왜 위험한지 정확히 짚는다. 물론 개인으로서의 검사 중에 성실하고 양심적인 사람이 없다는 말이 아니다. 그러나 검찰개혁은 개인의 도덕성을 평가하는 문제가 아니라 권력이 작동하는 구조를 바꾸는 문제다. 구조적 폭력 앞에 개인의 선의는 면죄부가 될 수 없다.
모든 검사를 나쁘게 볼 필요는 없다”는 말은 얼핏 합리적으로 들린다. 그러나 그 말은 결과적으로 검찰 조직 전체가 저질러 온 정치 개입, 표적 수사, 선택적 정의를 흐리게 만든다. 권력은 항상 개인의 얼굴을 쓰고 등장한다. 그러나 그 개인은 구조 속에서 움직인다. 유시민 작가가 분노한 이유는 바로 그 구조를 보지 못하거나, 보지 않으려는 정치의 태도 때문이다.
검찰은 단순한 사법기관이 아니다. 한국 사회에서 검찰은 오랫동안 ‘정치의 최종 심판자’ 역할을 자임해 왔다. 선거로 뽑히지 않은 권력이 선출된 권력을 압박하고, 여론을 움직이며, 특정 정치 세력을 제거하는 도구로 기능해 왔다. 이 과정에 검찰은 스스로를 정의의 수호자로 포장했지만, 실제로는 권력의 중심에 서 있었다.
유시민 작가는 이 위선을 정확히 지적한다. 검찰이 권력에서 물러나지 않는 한, 민주주의는 언제든 인질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는 과장이 아니다. 윤석열 정권 시기 우리는 검찰 권력이 어떻게 정권 자체로 변신할 수 있는지를 생생히 목격했다.
검찰총장이 대통령이 되었고, 검찰 출신 인사들이 국가 권력의 요직을 장악했다. 그 결과는 정의의 실현이 아니라, 정치 보복과 국가 시스템의 왜곡이었다.
이런 현실 앞에서 검찰개혁을 ‘신중하게’ 접근하자는 말은 사실상 개혁을 하지 말자는 말과 다르지 않다. 권력은 신중함을 먹고 자란다. 특히 이미 과도한 권력을 가진 집단은 시간을 벌수록 유리하다. 유시민 작가가 경고하는 것은 바로 이 지점이다. 지금 개혁하지 않으면, 다시는 기회가 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역사적 인식이다.
검찰개혁은 복수도 아니고, 감정의 문제도 아니다. 그것은 민주주의의 안전장치를 복원하는 일이다. 수사와 기소의 분리, 검찰 권한의 축소, 정치적 중립성의 제도적 보장은 어느 나라에서나 당연한 상식에 가깝다. 한국만이 이를 ‘급진적’이라고 부른다. 왜냐하면 한국의 검찰은 이미 상식을 벗어난 권력을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유시민 작가의 발언을 불편해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의 말이 거칠다고, 정치적이라고 비판한다. 그러나 검찰개혁 자체가 본질적으로 정치적 문제다. 권력의 재배치를 요구하는 일이 정치가 아니라면 무엇이 정치인가. 오히려 정치가 이 문제를 회피할 때, 지식인이 나설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는 정치인이 아니다. 공직에 있지도 않다. 그럼에도 그가 이 문제를 말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침묵이 곧 공범이 되는 시대를 너무 오래 살아왔기 때문이다. 유시민 작가는 검찰개혁을 ‘누군가를 응징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다음 세대를 위한 최소한의 민주적 토대’로 바라본다.
지금 필요한 것은 온건한 수사가 아니라 명확한 방향 설정이다. 검찰은 권력기관이지, 도덕 공동체가 아니다. 따라서 개혁의 대상은 개인이 아니라 제도다. 이 단순한 진실을 계속 흐리는 순간, 검찰은 또다시 정치의 주인이 될 것이다.
유시민 작가의 말이 거슬린다면, 그 이유는 그의 말이 틀려서가 아니라 우리가 외면해 왔던 진실을 정확히 찌르고 있기 때문이다. 검찰개혁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그것은 특정 정권의 이해관계가 아니라 민주주의의 생존 문제다.
오늘 유시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면, 우리는 다시 묻게 될 것이다. 왜 그때, 말할 수 있었을 때 말하지 않았는지를. 검찰개혁은 선택이 아니다. 그것은 민주공화국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의무다. 그리고 유시민 작가는 그 의무를 상기시키는 불편하지만 필요한 목소리다.
유시민 작가 인터뷰는 31분쯤부터, 검찰 개혁 관련 발언은 1시간 13분쯤부터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