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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전략 후퇴한 BP...ESG 펀드 60여곳 왜 들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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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개 이상의 ESG 액티브 펀드가 화석연료 기업 주식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 사진 = Unsplash ESG 펀드 60여 개가 화석연료 전략으로 선회한 BP(LSE: BP) 주식을 여전히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는 모닝스타 다이렉트 자료를 인용해 블랙록·리걸앤드제너럴·UBS 등이 운용하는 60개 이상의 액티브 ESG 펀드가 BP 주식을 보유 중이라고 보도했다. 같은 날 BP는 기후 대응을 촉구하는 주주 결의안을 주주총회 안건에서 제외했다.   ESG 펀드 110개 이상 BP 보유…블랙록·L&G·UBS 모두 포함 모닝스타 자료 기준 2025년 말 현재, BP 주식을 보유한 ESG 펀드는 액티브·패시브를 합쳐 110개를 넘는다. 이 가운데 60개 이상은 지수를 단순 복제하지 않는 액티브 운용 펀드다. 보유 비중 상위 10개 안에는 로열런던, 스위스 칸토, 블랙록, 오도, 방카 포폴라레, UBS가 이름을 올렸다. 모닝스타에 따르면 글로벌 지속가능 펀드 자산은 2025년 4분기 기준 약 3조9000억달러(약 5800조원) 규모로, 이들 펀드가 BP를 계속 보유하는 것은 시장 전반의 문제로 이어진다. 셸(LSE: SHEL)을 보유한 ESG 펀드도 약 200개에 달했다. 셸은 BP처럼 전략을 크게 수정하지는 않았지만, 2024년 와엘 사완 최고경영자(CEO) 취임 이후 일부 기후 정책을 완화했다. BP는 지난해 초 이른바 리셋(전략 재편) 을 선언했다. 당시 CEO였던 머리 오친클로스는 BP가 녹색 전환에서 너무 빠르게, 너무 멀리 갔다 고 밝히며 2030년까지 석유·가스 생산량을 40% 줄이겠다는 계획을 25% 감축으로 낮췄다. 이러한 전략 후퇴에도 불구하고 ESG 펀드들은 BP 주식을 계속 보유하고 있다.   지수 구조상 어쩔 수 없다 …벤치마크 제약과 주주 대화론으로 설명 운용사들이 ESG 펀드 포트폴리오에 화석연료 기업들을 포함시킨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벤치마크 제약이다. 로열런던은 자사 상품이 벤치마크 자산의 약 90%를 추종해야 하는 구조여서 에너지 기업 비중이 높은 영국 시장에서 석유주를 완전히 제외하기 어렵다는 논리다.  블랙록도 해당 펀드가 FTSE 올셰어 넷 지수를 추종하면서 기업 비중을 일부 조정하는 방식으로 ESG 기준을 반영한다고 해명했다. 지수에 대형 에너지 기업이 포함돼 있는 만큼 완전 배제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둘째는 엔게이지먼트(주주 대화) 전략이다. L&G는 BP와 건설적 대화를 이어가며 에너지 전환의 중요성을 전달하고 있다”고 밝혔고, 스위스 대형 자산운용사 스위스 칸토는 일률적 배제보다 저탄소 전환을 지원하는 방식”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모닝스타 매니저리서치 수석 케네스 라몬트는 액티브 운용 펀드라면 BP를 계속 보유하는 이유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BNP파리바와 자산운용 사업 통합을 추진 중인 악사 인베스트먼트 매니저스(AXA Investment Managers)는 BP에 상당한 비중을 뒀던 세 개 ESG 펀드에서 주식을 모두 매도했다.   주주 결의안 배제에 법적 대응 예고…규제 공백도 도마에 ESG 투자 논쟁은 주주 행동주의 영역으로도 번지고 있다. 실제로 네덜란드 주주 행동 단체 팔로우디스(Follow This)는 운용 자산 규모 1조유로(약 1710조원) 이상의 기관투자자 16곳과 공동으로 BP에 결의안을 제출했다. 석유·가스 수요 감소 시나리오에서 주주 가치를 어떻게 보호할지 공개하라는 요구다. BP는 처음에 결의안이 요건을 충족한다고 확인했다가 이달 7일(현지시각) 입장을 바꿔 주총 안건에서 제외했다. 반면 셸은 동일한 결의안을 5월 주총 안건으로 수용했다. 팔로우디스 창립자 마크 반 발은 이를 영국에서 전례 없는 주주권 침해 라고 비판하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규제도 이를 막지 못하고 있다. EU 지속가능금융 공시 규제(SFDR)와 영국 지속가능성 공시 요건(SDR)은 ESG 펀드에 정보 공시를 요구하지만, 화석연료 기업 보유 자체를 금지하지는 않는다. 비영리단체 우르게발트(Urgewald)와 페이싱 파이낸스(Facing Finance)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에서 ESG를 표방하는 펀드 약 4792개가 화석연료 확장 기업에 1230억유로(약 210조원) 이상을 투자하고 있다. 이는 조사 대상 ESG 펀드의 3분의 1이 넘는 규모다. 기후금융·금융투명성 감시단체 리클레임 파이낸스(Reclaim Finance)의 폴 슈라이버 정책 수석은 FT에 ESG나 친환경을 표방하는 펀드가 화석연료를 확장하는 기업에 투자하고 있으리라 기대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며 규제 강화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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