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EPA 수은 규제 폐기…공중보건 충돌 속 소송 확산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미국 공중보건협회(APHA)가 수은 규제 폐기 반대 소송에 참여했다. / 출처 = APHA
미국 환경보호청(EPA)이 석탄발전소 수은 규제를 폐기하자, 미국 공중보건협회(APHA)를 포함한 보건·환경단체들이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로이터는 30일(현지시각) 지구정의(Earthjustice), 미국폐협회(American Lung Association), 자연자원보호위원회(NRDC·Natural Resources Defense Council) 등 20여 개 단체가 워싱턴DC 항소법원에 제소했다고 보도했다. 전력 수요 대응을 위해 완화한 규제가 오염 증가와 공중보건 리스크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규제 풀자 오염 늘었다…정책, 곧바로 역풍 맞았다
이번 사안의 핵심은 규제 완화가 실제 배출 증가로 이어졌다는 점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석탄발전소의 수은과 유해대기오염물질 배출 허용치를 제한하던 기준을 폐기하고, 노후 발전소 68곳에 규제 적용을 면제했다. 이후 이산화황 배출은 18% 증가했고, 수은 배출도 9% 늘었다. 규제를 낮추면 오염이 늘어나는 구조가 그대로 확인된 것이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보건·환경단체들은 이러한 정책이 어린이와 취약계층 건강을 직접적으로 위협한다고 주장하며 소송에 나섰다. 수은은 영유아의 뇌 발달을 손상시키는 신경독소다. 결국 배출 증가가 곧바로 법적 리스크로 전환된 셈이다.
전력 확보 vs 건강 비용…정책 충돌 본격화
갈등의 핵심은 비용 구조에 있다. 정부는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급증한 전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석탄발전소의 규제 부담을 낮췄다. 오염 저감 설비와 규제 준수 비용을 줄여 발전소를 계속 가동할 수 있게 한 것이다. 반면 시민단체는 그 비용이 의료비 증가로 전가된다고 본다.
전력 생산 비용을 낮추는 대신 건강 비용이 늘어나는 구조다. 규제 완화가 산업 지원을 넘어 사회적 비용 전가 문제로 확장된 것이다. 결국 전력 정책과 공중보건 정책이 정면으로 충돌하는 국면이다.
70% 감축 기준 폐기…성과 난 규제 되돌리고 감시까지 약화
폐기된 기준은 이미 배출 감축 효과가 확인된 상태였다. 바이든 행정부가 2024년 개정한 기준은 석탄발전소 수은 배출을 70% 줄이는 내용이었다. 니켈과 비소, 납 등 중금속 배출도 함께 낮추는 구조였다.
2015년 제도 시행 이후 전력 부문 수은 배출은 90% 이상 감소했다. 감축 성과가 확인된 상황에서 추가 감축을 이어가기 위해 기준을 한 단계 더 강화한 것이다.
그럼에도 EPA는 기존 기준으로 충분하다는 이유로 개정안을 폐기했다. 이미 석탄발전 설비의 93%가 기준을 충족했거나 충족 예정이었는데도 규제를 철회했다. 감축 흐름이 이어지던 단계에서 정책 방향을 되돌린 셈이다.
여기에 감시 기능까지 약화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송을 제기한 단체들은 발전소 배출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던 모니터링 체계가 축소됐다고 주장했다. 배출은 늘고 감시는 늦어지는 구조다. 결국 오염 관리 체계 전반이 후퇴한 셈이다.
로이터는 트럼프 행정부가 AI 확산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를 이유로 노후 석탄발전소 가동을 유지하려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