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없는 현장에 인간 냉장고 ...일본 폭염에 200대 팔렸다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일본에서 사람이 통째로 들어가 몸을 식힐 수 있는 대형 스테인리스 냉장고 형태의 냉각 부스가 폭염 대응 상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산업용품 유통업체 트루스코 나카야마(TRUSCO Nakayama, TSE: 9830)가 올해 초 판매를 시작한 이후 약 200대가 팔렸다고 5일(현지시각) 블룸버그가 밝혔다.
이 제품의 이름은 도히에몬 박스 다. 유리문을 닫으면 차가운 공기가 머리와 목, 어깨를 감싸며 즉각적인 청량감을 준다. 가격은 대당 150만엔(약 1400만원)이며, 제철소와 건설 현장, 골프장, 대학, 레저 시설 등에 주로 판매됐다. 독일과 미국에서도 제품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고 한다.
일본에서 실제 판매중인 인간 냉장고 도히에몬 박스 / 트루스코 홈페이지
5도 찬 바람으로 전신 냉각…20분 뒤 자동 정지
이 장치는 사람이 들어갈 수 있는 크기의 스테인리스 스틸로 제작된 이동식 부스 형태다. 에어컨 설치가 어려운 공사 현장이나 야외 행사장 등에서 열탈진이나 열사병 환자를 급히 처치하는 용도로 개발됐다.
유리문을 열고 내부에 앉으면 섭씨 15도로 유지되는 내부 공간에서 섭씨 5도의 강한 찬바람이 머리와 목, 어깨로 분사된다. 긴 시간 휴식을 취하는 용도라기보다 폭염에 노출된 사람의 체온을 신속하게 낮추기 위한 응급 처치용 장비다. 무게는 293㎏이며 바퀴가 달려 있어 현장 안에서 이동할 수 있다.
전기 사용료는 시간당 약 15.8엔이다. 트러스코 나카야마는 시간당 전기료가 30∼38엔인 일반 이동식 에어컨과 비교하면 운영비용을 약 48%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트루스코 제품 사업부 총괄 매니저 후미아키 마츠바라(Fumiaki Matsubara)는 이 프로젝트의 핵심은 휴식 공간 제공을 넘어 열 관련 질환이 악화하는 것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주는 장비를 구축하는 것 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구마모토 지역에서 지진이 발생했을 때에는 이재민 대피소로 긴급 지원되기도 했다. 일반 전기 콘센트만 있으면 작동이 가능하다.
일본 정부가 열사병 대책 의무화…규제가 제품 수요 만들어
도히에몬 박스 판매가 늘어난 배경에는 일본 정부의 산업안전 규제 강화가 있다.
일본은 2025년 6월 1일부터 개정 산업안전보건규칙을 시행해 일정 수준 이상의 고온 환경에서 작업하는 사업자에게 열사병 대응 체계를 마련하도록 의무화했다.
대상은 습구흑구온도지수(WBGT)가 28도 이상이거나 기온이 31도 이상인 환경에서 연속 1시간 이상 또는 하루 4시간을 초과해 진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작업이다. 습구흑구온도지수는 기온뿐 아니라 습도, 바람 등을 종합해 사림이 실제로 느끼는 더위와 열사병 위험을 나타내는 지표다.
사업자는 열사병 증상이 있는 근로자나 이상 징후를 발견한 사람이 즉시 보고할 수 있도록 연락망과 담당자를 정해야 한다. 환자를 작업장에서 이탈시키고 몸을 식히거나 의료기관으로 이송하는 절차도 사전에 마련해 근로자들에게 알려야 한다.
일본은 지구 기온 상승과 함께 여름철이 갈수록 덥고 습해지고 있다. 섭씨 35도를 넘는 날이 빈번해지면서 일본 기상청은 폭염을 나타내는 새로운 용어(고쿠쇼비, 極暑日)까지 만들어야 했고, 국영 방송 NHK는 시청자들에게 열사병 위험을 정기적으로 경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