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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란희의 TalkTalk】 일본과 AI+데이터센터, 호주 CCS, 글로브스캔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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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독자여러분. 2주가 생각보다 훨씬 빨리 도착합니다. 챗GPT한테 저의 칼럼도 맡겨버리고 싶지만, 챗GPT가 아직 이 정도의 업무수행능력은 없으니 이건 기뻐해야 하는 걸까요? 저는 2년 넘게 아무런 직업적 이해관계 없는, 조금은 느슨한, 또 젊은 그룹과 편하게 소통할 수 있는 그런 걷기 커뮤니티모임에 하나 참여하는데요. 그 커뮤니티모임 중 하나는 글쓰기 모임도 있는데, 무려 몇 십만원씩을 내고, 자기 스스로 머리를 쥐어짜서 글을 써보는 사람들도 있더군요. 챗GPT가 글의 초안을 다 잡아주는데, 왜 자신만의 문장을 갖고 싶은지 글쟁이로서 궁금하기도 하고, 그 심정이 이해되기도 합니다. 아마 AI가 뽑아내는 글들이 다수 쏟아지면서 언젠가는 붕어빵처럼 비슷해질테니, 앞으로는 ‘수제 글쓰기’라는 것을 바이라인에 표기해야 할 상황이 생길 지도 모릅니다. 참고로, 이 글은 ‘made by 사람’입니다.  이번 주도 제 나름으로 픽(pick) 한 3가지 주제를 전해드리겠습니다.   일본, AI발 데이터센터 에너지 폭증 해결 나서다 지난주 23일(현지시각) 뉴욕증시에서 가장 폭발한 종목은 생성형 인공지능(AI) 주도주인 엔비디아입니다. 시총이 무려 2조5000억달러(약 3400조원)로, 현재 시총 1위인 마이크로소프트(MS)마저 제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엔비디아, MS를 포함해, 빅테크들의 AI행이 가속화되면서, 외신에서 가장 부각되는 뉴스 중 하나가 AI 및 데이터센터의 전력소모에 관한 내용입니다.  IEA에 따르면, 현재 전세계에 약 8000여개의 데이터센터가 존재하며, 이중  33%가 미국에, 16%가 유럽에, 10%가 중국에 있습니다. 특히 아마존, 메타,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4개 기업은 대규모 데이터처리를 위한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의 세계 비중 8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2022년 기준, 데이터 센터의 전력소비량은 460TWh로 글로벌 전력소비의 2% 수준이지만, 2026년에는 전력소비량이 폭증해 1000Twh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닛케이 아시아에서 나온 소식이 눈에 띕니다. 구글이 전력 데이터센터를 위해 일본 태양광 발전소와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입니다. 구글은 청정에너지커넥트(CEC) 및 시젠에너지(Shizen Energy)와 기업용 전력구매계약(PPA)을 체결했는데, 일본 땅에서 이러한 계약을 체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합니다.  CEC는 2026년까지 100억엔(약 869억원)을 투자, 7만킬로와트(70MW) 용량을 제공할 약 800개의 태양광발전소(solar farms)를 건설할 계획입니다. CEC는 일본 종합상사인 이토추 상사와 간사이 전력의 조인트벤처회사입니다.  후쿠오카에 본사를 둔 시젠에너지는 도심인 도쿄도가 포함된 간토지역에서 구글 전용 태양광 프로젝트를 개발할 예정으로, 2027년 3만킬로와트(30MW) 용량으로 시작할 예정입니다.  닛케이 아시아에 따르면, 재생에너지는 미국, 덴마크, 핀란드 등 여러 지역에서 구글 전력소비의 90%를 차지하는데, 일본의 비중은 16%에 불과합니다. 2030년까지 구글은 데이터센터와 사무실 운영을 포함한 소비 전력의 100%를 무탄소에너지로 채울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이번 계약에 따라, 일본은 우선 도쿄 인근 지바현의 데이터센터에서 무탄소에너지를 사용하는데, 구글은 향후 히로시마와 와카야마현에도 데이터센터를 설립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일본 내에서 재생에너지 조달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일본의 재생에너지 확대 움직임은 한국보다 훨씬 빠른 것으로 보입니다. 아마존은 일본 데이터센터 및 배송을 위한 풀필먼트센터에 태양광 공급을 위해 미쓰비시 상사, CEC 및 기타 파트너들과 협력하고 있습니다. MS 또한 시젠에너지와 기업용 전력구매계약(PPA)을 체결했고, 올 2월 전용 태양광발전소 상업 가동을 시작했습니다.  얼마 전, MS에서는 중대한 발표가 있었습니다. 공급업체에 100% 무탄소 전기사용을 요구하는 정책입니다. MS는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사용량 증가로 인해 지난 3년 연속 배출 감축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는데, 이로 인해 전 세계 공급업체에도 특단의 조치를 요구한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대만, 일본, 한국 이 세 나라입니다. 국토와 지역의 문제로 인해, 재생에너지 확대가 쉽지 않다보니, ‘무탄소 전기’라는 표현으로 재생에너지뿐 아니라 원전, 바이오매스, 수소, 지열, 탄소포집및 저장(CCS) 등도 포함시켰습니다. MS의 조달 및 지속가능성의 최고 책임자들은 지난주 일본과 한국을 방문했는데, 그 배경에는 이러한 데이터센터의 무탄소 전기 확대를 포함한 다양한 논의가 포함되었을 것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일본은 AI로 인해 증가하고 있는 데이터센터와 반도체팹 등 에너지 집약적 산업의 탄소발자국을 줄이기 위해 온갖 힘을 쏟고 있습니다. 지난 14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2040년 국가 탈탄소화 및 산업정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것이 대표적인 움직입니다. 일본의 에너지공급, 산업입지, 산업구조, 시장창출 등 4대 핵심분야에 맞게, 2025년 3월까지 에너지 전략계획을 개정할 예정입니다. 일본은 이러한 에너지 전략과 디지털 전환을 위해 일본 전역에 더 많은 수중 케이블을 연결하는 등 GDP의 10% 이상을 기여하는 3700억달러(약 504조원)의 정보통신 기술 부문 또한 확대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한국으로 눈을 돌려볼까요.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29년까지 설립이 계획된 데이터센터중 수도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80%입니다. 하지만, 현재 수도권은 이미 전력망 과부하 문제가 대두되고있어서, 2029년까지 신청이 들어온 수도권 지역 신규 데이터센터 601곳 중 40곳(6.7%)만 적기에 전력 공급이 가능할것이라고 전망되고 있습니다. 데이터센터 허브로 주목받은 싱가포르, 핀란드에 이어 한국도 글로벌 데이터센터의 허브가 되고자 하고 있지만, 부족한 재생에너지, 노후한 전력망 등은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최근 만난 지인에게 들은 산업계의 RE100 상황을 들으니, 상황이 갑갑하더군요. 최근 RE100의 글로벌 책임자인 더클라이밋그룹(The Climate Group) 헬렌 클락슨 대표가 방한했는데, 정부 관계자와의 만남에서 정부에서는 ‘CF100 확대’ 이야기만 강조했다고 합니다. 정부에 따라 재생에너지 정책이 너무 정치화되다보니, 기업들은 이번 정부에서 ‘재생에너지 확대’라는 말을 제대로 쓰지 못하는, 금기어가 되다시피 한다고 하네요. 물론 미국의 트럼프와 바이든 상황을 보듯, 에너지는 매우 정치적인 이슈입니다. 하지만, 그건 관세 100%를 올릴만큼 ‘카드’가 있는, 무역 강대국 얘기입니다. 우리처럼 무역 ‘을’인 나라에서, 갑인 나라가 재생에너지 확대를 규칙으로 내세우면, 그때부터는 에너지를 정치화하면 안되는 겁니다. 먹고사니즘이 달린 문제이기 때문이지요.  국내에서는 재생에너지 정치화로 인해, 정보가 왜곡된 상태로 받아들여지고, 그렇게 ‘프레임화된 정보’는 각자의 이익집단에 의해 확대재생산되고 있습니다.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고 여겨집니다. 적어도 산업계에서 재생에너지 이슈는 이제 환경이 아닌, 산업이자 통상 이슈로 넘어간 것 같습니다. 현 정부에서 이러한 인식의 공감대가 형성되지 못한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호주로 달려가는 한국 기업들, 리스크도 점검해야 두 번째, 세 번째 소식은 간단히 전하겠습니다. 호주 CCS 관련 내용입니다. 기사 제목은 ‘파일럿 에너지, 호주의 CCS프로젝트 쇼케이스에 한국 방문단을 환영하다’라는 내용의 기사인데요. 이 기사에서는 한국 방문단이 어디인지 나와있지 않아 찾아보니, 국내미디어 한곳에서 해당 기업이 삼성E&A라는 소식을 전했습니다.  20~24일 호주 정부가 주관하는 '오스트레이드(Austrade) CCUS' 행사에는 현지 기업 외에 한국 기업만 초청됐는데, 구체적인 내용이 전해지지 않았지만, 삼성E&A는 이번 호주 방문에서 CCS 인프라 구축과 이후 EMPC(유지·보수) 사업 등에 대한 기회를 모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파일럿에너지는 지난해 11월 삼성물산과 손잡과 CCS 및 청정암모니아 생산 프로젝트를 공동 개발한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호주 중서부 해상에서 진행되는 ‘MWCEP(중서부 청정에너지 프로젝트)’의 개발파트너로 참여하는데, 이 프로젝트는 서호주 앞바다인 클리프헤드 유전의 탄소 포집 및 저장(CH CCS) 사업과 이를 활용해 청정 암모니아를 생산하는 프로젝트(Clean Energy Ammonia Project)로 구성됩니다. CH CCS 프로젝트는 호주 최초의 해상 CCS 프로젝트입니다.  알다시피, 탄소를 포집해도 묻을 곳이 마땅치 않거나 경제성이 없는 우리나라는 다들 호주로 몰려가고 있습니다. 국내 미디어에 나온 기사만 보면, 우리 기업이 CCS 및 수소에서 전 세계 선두주자로 나설 것 같은 홍보기사가 수두룩하지만, 외신기사를 몇 개만 들여다봐도 CCS가 얼마나 어려운 중장기 프로젝트임을 알 수 있습니다.  당장, 세계 최대 원자재기업 중 한곳인 글렌코어(Glencore)가 호주에서 선보일 계획인 대형 탄소포집 계획이 호주 정부로부터 거절당했다는 소식이 블룸버그에 24일(현지시각) 나왔습니다. 글렌코어는 시멘트, 알루미늄, 비료 생산업체 등 주요한 배출기업이 있는 ‘밀레란 발전소(Millmerran Power Station)에서 연간 11만톤의 탄소를 포집할 계획을 갖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탄소포집 계획에 대해, 호주 퀸즐랜드주 환경과학혁신부는 “탄소수송저장(CTSCo) 프로젝트가 대아르트헤이트분지의 지하수 자원에 대한 잠재적 영향으로 인해 진행하기에 적합하지 않다”라고 밝혔습니다. 이 곳은 세계 최대의 지하담수자원 중 하나가 있는 유역으로, 어떠한 탄소포집 프로젝트로도 사용할 수 없다고 정부 부처는 밝혔습니다. 글렌코어의 CCS 프로젝트에 대해 지난 3년 동안 환경영향평가를 해왔으며, 그 결과 CO2가 대수층에 주입돼 이동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글렌코어는 성명을 통해 “퀸즈랜드는 기회를 놓쳤으며, 배출량 감축에 대해 엇갈린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산업부 입장과 환경부 입장이 다른 건, 호주도 마찬가지인 모양입니다. 이러한 리스크를 감안하지 않을 경우, 건설 및 플랜트 사업의 새로운 먹거리로 여겨지는 수소나 CCS의 경제성에 커다란 타격을 받을 수 있습니다.    글로브스캔 조사, 녹색 반발(green backlash) 과장됐나 글로브스캔 홈페이지 세 번째 소식은 글로브스캔에서 나온 조사 내용입니다. 글로브스캔은 지난 10년 동안 환경에 대한 사람들의 걱정이 사회경제적 우려를 앞지른다는 조사결과를 23일(현지시각) 발표했습니다. 글로브스캔은 31개국 3만명에 대해 온라인 설문을 진행하는데, 이는 20년 이상 여론조사를 해온 글로브스캔의 고유 DB를 활용해 사회적 행위에 대한 사람들의 전망 및 이것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를 들여다보는 조사입니다.  글로브스캔은 2개의 개별지수를 통해 추적한 결과, 2014년에 저점을 찍은 이후 환경 우려는 지속적으로 크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매우 심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의 평균 백분율을 보면, 환경 우려는 61점, 사회경제적 우려는 53점을 나타냅니다. 환경 문제는 대기오염, 생물다양성 손실, 기후변화, 담수 부족, 수질오염 및 천연자원 고갈 등이 포함되고, 사회적경제적 이슈는 질병 확산, 극심한 세계적 빈곤, 글로벌 경제, 빈부격차, 실업, 인권유린 등이 있습니다. 이러한 메시지는 무엇을 의미할까요? 글로브스캔의 토브 말퀴브스트(Tove Malmqvist) 선임디렉터는 “일반 대중들 사이에 녹색 반발(green backlash)라는 개념이 과장되어 있다”며 “높은 인플레이션, 어려운 경제환경, 시급한 안보 문제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환경문제에 대해 더 우려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임팩트온이 정기적으로 들여다보는 ESG 및 지속가능성 관련 해외 매체 및 보고서 사이트가 200곳이 넘는데, 해외 미디어에서는 글로벌 기후 및 환경 재난으로 인한 인명피해 소식이 정말 많습니다. 깜짝깜짝 놀랄 정도로, 인명피해의 수준과 강도가 높습니다. 그런데, 국내에선 그런 소식이 잘 안보입니다. ‘아젠다세팅(Agenda Setting)’ 효과는 미디어 이론 중 고전 중의 고전인데, 지금도 늘 유효합니다. 미디어가 어젠다를 세팅하고, 대중들은 미디어에서 세팅한 아젠다로 세상을 들여다본다는 겁니다. 렌즈가 오목하면 오목하게 보인다는 겁니다.  대중의 우려는 그런 면에서 미디어의 보도보다 훨씬 더 정확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기후와 환경에 대한 대중의 우려를 실물 경제나 우리 사회의 정치사회적 시스템, 미디어 환경 구조가 잘 담아내고 있는지 한번 반문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럼 이번 한주도 모두 평안하세요.                            박란희 대표 &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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