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민주당과 거리 두기’ [뉴스] 지금 해야 할 것은 침묵이 아니라 정리다. 청와대가 민주당의 정체성과 당정 관계의 원칙을 분명히 하고, 대통령의 이름을 둘러싼 소모적 경쟁에 명확한 선을 긋는 것이다.
정치는 정치인이 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국민이 하는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평소 강조해 온 이 말은 민주주의의 본질을 꿰뚫는 명제로, 개인적으로 참 신뢰하는 말이다. 그리고 그 국민이 하는,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내리는 성적표가 바로 ‘지지율’이다.
최근 대통령을 향한 여론의 시선이 심상치 않다. 지난 1년의 국정을 냉정히 되짚어 볼 때, 여론이 이토록 급격히 악화될 만큼 치명적인 정책 실패나 행정적 실책은 뚜렷해 보이지 않는다. 물론 지방선거 이후 지지율 하락세가 가팔라졌지만, 단순히 선거 결과의 후폭풍으로만 치부하기에는 그 하락 폭과 속도가 크다.
문제의 발단은 대통령의 국정 운영보다 민주당 내부의 혼란에 있어 보인다. 현재 민주당은 차기 당대표 선거를 앞두고 극심한 내홍을 겪고 있다. 민주당의 정체성을 둘러싼 세력 간의 갈등은 민주당 정당사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혼란스러우며, 사실상 당의 근간을 흔드는 권력 투쟁으로 비치고 있다.
대통령의 의중과는 상관없이, 지금 민주당의 전당대회는 ‘대통령의 그림자’에 잠식당하고 있다. 대통령의 당무 개입 여부를 떠나, 당내 갈등의 중심에 대통령이 거론되는 것 자체가 문제다. 이는 민주당의 건강한 발전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대통령의 국정 동력마저 갉아먹는 자충수가 될 수 있다.
이제는 청와대가 결자해지의 자세로 ‘가르마’를 타야 할 때다. 민주당이 걸어온 역사와 지향해야 할 가치에 대해 명확한 선을 긋고, 더 이상 대통령을 정치적 방패막이나 당내 투쟁의 도구로 팔지 말라는 단호한 메시지를 던져야 한다.
이 방식만이 정당 정치의 질서를 바로잡고, 삼권분립의 원칙을 수호하는 일이며, 향후 대통령의 정치적·법적 보호를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조치다. 지지율이 깡패”라는 속된 말은, 결국 민심을 잃은 권력이 얼마나 무력해질 수 있는지를 경고하는 정치권의 뼈아픈 격언이다.
이재명 정부가 진심으로 성공을 바란다면, 지금의 민주당이 처한 혼란을 청와대가 더 이상 좌시해서는 안 된다. 대통령은 당의 주인이 아니라 국정의 책임자다. 대통령이 정당의 내부 싸움에 휘말리지 않고, 본연의 국정 운영에 집중할 때, 비로소 민주당도 제자리를 찾고 대통령의 지지율도 반등의 기회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대통령은 정치는 결국 국민이 하는 것이다”라고 거듭 강조해 왔다. 지금 해야 할 것은 침묵이 아니라 정리다. 청와대가 민주당의 정체성과 당정 관계의 원칙을 분명히 하고, 대통령의 이름을 둘러싼 소모적 경쟁에 명확한 선을 긋는 것. 그것이 지금의 혼란을 수습하고 국정의 중심을 다시 세우는 가장 현실적인 해법일 것이다.홍순구 시민기자 dranx@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