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경기 RE100 달성, 어렵지 않아…실현 가능한 대안은?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우리나라 산업구조와 RE100의 절박성
2024년 발표된 한국은행 조사국 연구 보고서 '글로벌 공급망으로 본 우리경제 구조변화와 정책대응'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GDP 내 제조업 비중은 2020년 기준 27%로, OECD 평균인 14%의 두 배에 육박한다. 경제 규모 30위권에서 우리나라보다 제조업 비중이 높은 국가는 중국(29%), 대만(31%), 베트남(38%) 및 아일랜드(36%) 4개국에 불과하다.
국내 모든 단계의 판매액을 합한 총 산출액(Gross output) 기준 제조업 비중은 40%로, 선진국 중 제조업 강국인 독일 및 일본의 비중인 30% 내외와 비교해도 우리나라의 생산구조는 소득 수준 대비 월등히 제조업에 치우쳐 있다. 에너지 사용 비중이 높은 제조업 비중이 높다는 것은 제조업에서의 재생에너지 사용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한 우리나라는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다. 통상 수출은 최종재 및 중간재 직접수출과 국내에서 추가 가공단계로 이동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중간재 수출용인 간접수출로 이루어지는 데 이와 같은 제조업 총산출의 ‘직·간접 수출률’, 즉 수출 익스포저는 2013년에는 절반에 육박(49.3%)하였다가 차츰 하락했으나 팬데믹 이후에도 47% 내외의 높은 수준에 있었다.
팬데믹 이후 잦은 공급 교란과 지정학적 재편으로 인해 글로벌 교역이 더디게 회복되었음에도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수출은 견조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이렇게 제조업의 수출 익스포저가 거의 50%라는 것은 교역이 전면 중단되는 극단적인 상황에서 제조업 생산의 절반, 또는 총산출의 약 20%가 판매되지 못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국내 기업들이 RE100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산업 수출액이 ▲자동차 15% ▲반도체 31% ▲디스플레이패널 40% 등 주요 수출품목에서 대폭적인 감소가 예상되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여기에 ’30년 EU의 탄소국경조정세 전면 도입 시, 국내 산업 총부담액은 약 8조2456억원으로 추정(’30년 EU 대상 수출 총액의 11.3%에 해당)된다고 한다. 즉 수입처의 RE100요구를 외면하고는 수출을 할 수 없고 경제적 손실이 막대한 사태가 불가피한 현실에 직면에 있다.
경기도, RE100이 가장 절실한 이유
경기도는 정부의 RE100 외면과는 반대로 유일하게 지자체 단위의 RE100을 선언하고 실천에 들어갔다. 경기도는 도지사의 정책적 의지를 떠나 RE100이 가장 절실하다. 우리나라 수출산업을 선도하는 반도체(용인 이천 화상 평택), 자동차 부품(시화 안산) 등의 중심 지역이기 때문이다. 작년도 발표인 용인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개발은 경기도의 RE100 절박성을 더하고 있다.
자료=산업통상자원부
특히 반도체는 RE100 없이는 가동 자체가 불투명할 수밖에 없는 수출의존도가 가장 높은 산업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반도체 수출의 최종수요 구조를 살펴본 결과, 우리나라 반도체는 용도별로는 스마트폰 수요(44.0%)에 가장 큰 영향을 받고, 다음으로는 서버(20.6%)의 영향이 큰 것으로 추정됐다. 지역별로는 미국과 중국의 비중이 높았으며, 스마트폰의 경우 미국과 중국이 비슷한 수준이었고, 서버의 경우에는 미국이 큰 것으로 추정되었다.
따라서 미국의 아마존을 비롯한 서버 주체 및 아이폰 등 주요 모바일 업체들이 주요 구매처일 수밖에 없다. 자동차에 들어가는 반도체 역시 대부분 미국, 중국, 일본과 유럽 국가다. 그렇다면 경기도 반도체 산업의 키는 결국 수요처의 RE100 요구가 되는 것은 자명하다.
경기 RE100 선언, 그 구체적 방안의 한계
이미지=경기도청 웹페이지
경기도는 최근 RE100, 탄소국경조정세 등 글로벌 탄소 규제 강화로 도 내 산업 및 기업의 경쟁력 약화가 우려되는 가운데, 경기도 차원의 재생에너지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판단하고 경기 RE100 비전 선포식을 갖고 RE100달성을 도정 목표로 설정하고 공공, 기업, 도민, 산업 4개 부문별 구체적 실천방안을 설정하고 실행에 들어갔다. ( 참조 )
목표
2030 신재생에너지 비중 30% 달성, 온실가스 40% 단축
9기가와트 신재생에너지 발전 (원전 6기 대체)
4대
방향
경기도가 선도하는
공공 RE100
수출장벽을 넘어서는
기업 RE100
기회소득을 창출하는
도민 RE100
산업&에너지 육성
산업 RE100
13개
전략과제
공공기관 RE100
RE100특구
RE100마을
RE100클러스터
옥상/주차장활용/ 그린리모델링/경영평가
시흥안산화성평택
서해안 벨트특구/북부평화벨트특구
에너지 자립마을
융복합 산업 클러스터
공유부지 RE100
산업단지 RE100
농촌 RE100
RE100스테이션
공유부지 도민 참여형 태양광 발전
민관협력 지붕형공단 태양광
영농형 태양광
주유소 옥상전기 생산/충전 인프라
RE100기금
RE100포인트
RE100플랫폼
재생에너지 및 피해 산업 지원1, 200억원
도민 참여보상
재생에너지 데이터플랫폼
에너지효율회
RE100테크
기업 에너지 효율화 지원
기후테크 기업 육성
경기 RE100 실천 목표 및 전략적 과제/경기도 홈페이지 내용을 필자가 재편집
경기도의 이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보면 백화점 식이다. 우선 각 세부 전략별 산출 가능한 재생에너지 목표가 계량화되지 않는다. 유일한 숫자는 RE100 기금 1200억원뿐이다. 수백 조의 운명을 좌우할 에너지 정책에 핵심 예산은 고작 1%도 못 미치는 코끼리 비스켓 수준이다.
각 4대 방향을 살펴보면, 우선 경기도가 직접 실천하는 공공RE100 은 그나마 현실성은 있다. 특히 공공기관 옥상 주차장 등을 활용하는 것과 공유부지를 주민참여형으로 개발을 한다는 것은 환영할 만한 정책이다. 재생에너지 정책 추진에 있어 주민을 배제함으로써 민원 발생으로 과다한 사회적 비용과 사업 추진이 지연 중단되었던 것을 감안하면 공유부지를 주민 참여형으로 개발한다는 것은 그나마 매우 긍정적이다.
문제는 나머지 정작 당사자인 기업 RE100 부문이 과연 수출 장벽을 넘을 수 있는가가 문제다. 여기서 시흥, 안산, 화성, 평택 서해안 벨트 RE100 특구와 북측 평화도시 특구는 막연하기 짝이 없다. 과연 특구에 무슨 혜택을 줄 수 있을까? 더 큰 문제는 시흥, 안산은 자동차 부품 등 전통 제조업이 강한 도시고 화성 평택은 자동차뿐만 아니라 반도체가 중심이다. 그런데 경기 RE100에서 가장 비중 있는 산업은 반도체일 수밖에 없다.
구분
에너지 소비량(TOE)
비율
수원시
50, 000
1%
시흥시
231, 000
4%
안산시
472, 000
9%
용인시
406, 000
7%
이천시
530, 000
10%
평택시
774, 000
14%
화성시
1, 308, 000
24%
7개 도시
3, 771, 000
68%
경기도 전체
5, 517, 000
100%
경기도 내 전력 소비 주요 도시 구성
위 표와 같이 경기도 내 주요도시 전력 수요를 보면 시흥, 안산은 경기도 전체 전력 수요의 13%에 불과한 데 비해 용인 이천시가 현재도 17%에 달하고, 화성 평택은 두배 이상인 38%에 달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정부가 발표한 용인 반도체 메가클러스터의 10기가 전력 수요를 결합하면, 그야말로 RE100 특구가 가장 절실한 곳은 이천 용인일 수밖에 없다. 그밖에 안성 이천도 연계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므로 경기 RE100 특구 전략은 수정돼야 한다.
주목할 만한 것은 산단 RE100 이다. 경기도 내에는 산단이 매우 많다. 기존의 산업단지 지붕을 태양광으로 덮고 저장형 에너지 설비를 추가한다면, 산단 RE100 은 효과적인 방향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지금 발표된 자료만으로는 경기도의 구체적인 산단 RE100 유인 방안이 없다. 산단별로 가능한 태양광 지붕 면적과 소요 전력저장 시설 등 복합 계획을 세워 경기도가 적극 추진했으면 한다.
그밖에 도민 인센티브 지원 제도나 산업 기반의 플랫폼, 기후기술 테크 기업 육성 등은 일상적 밥상에 불과하다. 혁신적인 RE100 동력은 사실상 찾아볼 수 없다.
여의도 면적의 30배, 시화, 화성호 일대 간척지 주목
지난해 잼버리 대회로 부각된 새만금 간척지 문제는 해결이 오리 무중이다. 당장 농업도, 태양광 사업도 관광 단지도 각각의 문제에 봉착해 해결책이 없는 상태로 보인다.
새만금에 가려져 알려지지 않았지만 수도권에 방대한 시화호, 화성호 일대의 간척지가 있다. 시화호 주변 간척지의 상당 부분은 공장 지대로 활용되고 있어 시화 간척지는 관심의 대상이 아니지만, 사실상 수도권에 8000ha 이상(여의도 면적 290 ha)의 광활한 시화간척지와 화성지구간척지를 주목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이유는 이 간척지 활용에 성공해야만, 거대한 새만금 간척지를 살릴 방안을 도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구분
화옹지구
시화지구
사업구역
경기도화성시 일원
경기도 안산시 화성시 일원
개발면적(ha)
6, 212
4, 396
농업용지(ha)
4, 482
3, 636
담수호(ha)
1, 730
760
총사업비
1조 115억원
4, 372억원
사업기간
1991~2025년
1998~2030년
2024년 진척율
88%
51%
매립 목적
농지조성 등 농어촌 발전기반 조성
농지 조성을 주 목적으로 하는 간척 종합 개발 사업
용도변경 불가
준공 전 ~ 준공 후 10년
좌동
화성호, 시화호 간척지 현황/한국농어촌공사 시화안산사업단
수도권 경기도 일대에 이렇게 넓은 농업용지가 간척되고 있으나, 사실상 이 용지들을 개발하기에는 여러 가지 난제가 놓여있다. 그 주요 난제들을 곤충산업은 해결할 수 있다.
그 첫 번째가 농업용수다. 아직 이 간척사업의 주관기관인 농어촌공사는 농업용수 해결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미 완결된 상태다. 시화호가 해수가 되면서, 담수인 농업용 수 문제가 난제가 되었다. 그러나 곤충은 물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일반 축산의 100분의 1 정도 물을 소비한다.
두 번째로는 농축산폐기물 문제다. 특히 축산의 경우 폐기물 처리가 가장 큰 문제다. 경축 순환농업이 아니면 불가능하다. 곤충산업은 일반 축산과 반대로 폐기물을 배출하는 게 아니라 수도권의 폐기물을 분해하여 단백질과 비료를 생산한다. 무공해 사업이라 시화 간척지 개발이 시화호 오염으로 연결되지 않는 환경산업인 셈이다.
세 번째로는 대규모 농업단지에 소요되는 인력 수급 방안이다. 새만금에 비해 수도권은 인력 수급에 유리하다고는 하나 주거성과 접근성을 결합시킬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시화화성호는 새만금과 달리 인근에 수도권 대도시들이 근접해 있어 인력 수급에 어려움이 없다.
결과적으로 간척지 개발의 어려운 문제를 곤충산업은 모두 해결해 줄 수 있다는 것이며, 거기에 RE100 솔루션까지 더한다면 이보다 좋은 해결책은 없을 것이다.
새로운 축산ㆍ곤충산업과 태양광을 접목한다면?
곤충 사육사는 축사로 분류된다. 축사는 태양광 지붕처리가 가능하다. 그리고 사료용 곤충인 동애등애는 음식물 쓰레기, 축분 등 유기성 폐기물을 먹어 치우고 단백질 공급은 물론 친환경 사료를 제공해 준다.
구분
곤충사
태양광 발전
건축면적 (㎡)
1, 000
1, 000
지붕면적 (태양광)(㎡)
1, 500
1, 500
음식물 1일 처리 능력
5
5
소요 추가 공간 (㎡)
1, 500
1, 500
총소요 면적(㎡)
2, 500
2, 500
30톤 처리 면적(㎡)
15, 000
9, 000
일 3000톤 처리 면적 (㎢)
1.50
0.90
사료 생산량 (20%)(톤)
600
분변토생산량 (35%)(톤)
1, 050
태양광 생산량 (GW)
0.27
동애등애 사육면적과 태양광 발전 추정/필자 직접 추정, 태양광 발전 근거는 태양광 협회 2023년 기준
이 추정에 따르면 경기도에서 나오는 쓰레기는 일 3000톤의 음식물 쓰레기를 화옹 시화지구 전체 부지 중 1.5 ㎢ 즉 친환경 축산 지구 14 ㎢의 11% 부지에서 곤충사육으로 처리할 수 있으며 지붕에서 약 0.27 GW의 태양광 발전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농어촌공사 제공 자료에 따르면 , 시화 화옹지구 간척지 용도별 구분은 다음과 같다.
태양광 설치
친환경축산
생태환경
연구 바이오
지원시설 등
화옹지구
23
7
7
5
4
시화지구
15
7
4
3
1
합계
38
14
11 ㎢㎢
8
6
태양광설치불가
복합곡물
원예
화옹지구
22
17
5
시화지구
22
17
4
합계
43
34
9
시화 화옹지구 간척지 중 태양광 설치 가능 면적은 1차적으로 38 ㎢이고 별도로 기타 부지에 영농형 태양광도 접목한다면, 사실 총 80㎢에 달하는 면적으로 곤충 사육사 및 친환경 축사 , 그리고 영농형 태양광 등을 접목하면 사실상 면적은 충분하다고 볼 수 있다.
추가로 서울 인천 등 수도권 전체 음식물 쓰레기(역시 일 3000톤) 과 경기도 내 돈분 우분 처리(일 6000톤)을 추가한다면, 친환경 축산 단지 내 절반 정도 6㎢ 를 곤충사로 활용 가능하고, 나머지는 친환경 축산을 하면 곤충사육으로 생산된 사료를 자체 사용 가능하고 인근의 수산 양식 사료로 활용가능 하게 된다. 그러면 실제 곤충 사육사 이외에 친환경 가축사육사가 확대될 것이며, 이 친환경 축사 역시 6 ㎢ 면적을 차지하게 되면 역시 2.8GW 정도의 태양광 생산이 가능하다.
이론적으로 추정하면 결국 시화 화성 간척지의 일부만 곤충사육과 친환경 축산, 그리고 지붕 위의 태양광 설치로 6.6GW에 달하는 전체 경기 RE100 목표 10GW의 60% 이상을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제 수도권 음식물 쓰레기 문제, 축분 처리 문제 등 해결과 함께, 지붕 위의 태양광까지 철치하여 일석 4조 (쓰레기처리, 단백질 생산, 비료 생산, 재생에너지 생산)의 해결책을 도입해야 할 것이다.
☞이인형 운영위원은
이인형 운영위원은 ESG를 통해 사회전반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고, 시민중심의 기후변화 대응과 자원순환경제 발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하는 비영리법인인 (사) ESG KOREA 운영위원이다. 이인형 운영위원은 노벨환경상이라는 생명의 토지상을 수상한 국내 사막화 방지 단체인 '푸른아시아'의 전문위원으로 근무했다. 또한 신용평가 회사에서 평가업무를 해 온 경력을 바탕으로 개인들의 ESG 활동을 측정 보상하는 플랫폼을 통해 Personal ESG, 즉 P-ESG 플랫폼 구축을 위해 EBIS 플랫폼을 개발 중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