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 논란 장기화에…이 대통령, 강선우 25일쯤 임명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2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5.7.22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를 이번 주 내에 임명하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는 강 후보자를 둘러싼 갑질 논란을 계기로 그간 공사 구분이 명확지 않았던 의원-보좌진 관계를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 대통령은 22일 국회에 강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오는 24일(목요일)까지 보내달라고 요청했다고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밝혔다. 이 대통령은 강 후보자 외에 국방부 안규백, 통일부 정동영, 국가보훈부 권오을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도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송부를 국회에 각각 요청했다.
강 대변인은 금주 내 임명을 마무리하고 신속한 국정 안정을 꾀하기 위해 기한은 24일로 요청했다 며 인사청문회법에서 규정하는 재요청 기간과 과거 사례, 국방부와 보훈부의 (청문보고서) 요청 기한이 26일까지라는 점 등을 고려해 기한을 정했다 고 설명했다. 인사청문회법에 따르면 국회는 인사청문요청안을 접수한 날로부터 20일 이내에 인사청문을 마쳐야 하며, 기간 내 청문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을 경우 대통령이 10일 이내 기간을 정해 재송부를 요청할 수 있다. 기한 내에도 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으면 대통령은 곧바로 장관 후보자를 임명할 수 있다.
이 대통령은 국민의힘 반대로 청문보고서가 끝내 채택되지 않으면 더 지체하지 않고 이르면 25일 강선우 후보자를 포함한 이들 네 후보자에 대한 임명을 완료할 것으로 보인다. 내란 사태에 따른 조기 대선 실시로 인수위 과정도 없이 새 정부가 곧장 출범하면서 부득이하게 윤석열 정부 국무위원들을 데리고 국정을 운영한 지 50일이 다 돼 가는 만큼 이제 명실상부한 이재명 정부 의 진용을 하루빨리 갖추겠다는 방침이다.
나라 안팎으로 중대 과제가 첩첩이 놓인 가운데 소모적인 갑질 논란이 장기화·고착화하지 않도록 강 후보자를 조속히 업무에 투입하는 한편, 윤석열 정부에서 폐지 직전까지 갔던 여성가족부의 확대 개편 작업을 통해 실적으로 재평가받도록 하겠다는 이 대통령의 의중도 깔려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강선우·안규백·권오을·정동영 후보자는 지난 14∼16일 인사청문회를 치렀지만 국민의힘의 완강한 반대로 지금까지 청문보고서 채택이 이뤄지지 않았다.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의 경우 이인선 여가위원장이 국민의힘 소속이기 때문에 이 위원장이 회의를 열지 않으면 민주당 단독으로 청문보고서를 채택할 수도 없어 결국 재송부 기한이 지나 이 대통령이 임명하는 수순으로 갈 전망이다. 민주당 백승아 원내대변인은 이날 원내대책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강선우 후보자의 경우) 부적격이라도 좋으니 (야당과) 함께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채택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서 제안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며 상임위원회에서 논의해 절차대로 처리할 것 이라고 했다. 백 원내대변인은 상임위를 통해 그간 (강 후보자의) 정책적 역량을 봤다. 성실성과 능력 등을 보고 판단하고 있다 면서 당에서는 입장이 처음부터 변화한 적이 없다 고 덧붙였다.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7.14. 연합뉴스
민주당 내에서는 이번에 갑질 논란이 표면화한 만큼 이참에 국회의원과 보좌진 간의 관계를 재설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분출하고 있다. 문진석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에 출연해 보좌진과 의원은 직장이라는 개념도 있지만 동지적 관점도 있다. 식구 같은 개념이 있다 며 그 과정에서 서로 관계가 원만하지 못한 경우 이게 갑질로 바뀔 수 있다 고 지적했다. 이어 강선우 후보는 보좌진 갑질이라는 의혹이 있긴 하지만 그렇지 않다는 보좌진의 증언도 있었다. 본인이 충분히 사과도 했고 가족학 박사라는 전문성도 (이 대통령이) 고민한 것 같다 면서 또 개인적으로 발달장애 자녀를 두고 있기 때문에 누구보다 정책 공감 능력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국회의원들이 어떻게 보좌진과 관계를 가져가야 하는지에 대해 매뉴얼은 아니지만 제안을 드릴 생각이다. 여러 가지 보좌진들 의견도 듣겠다. 사실 존경과 배려라는 기본 베이스가 있다고 한다면 보좌진과 국회의원 관계에서 갑질이라는 얘기는 나오지 않을 것 이라며 근무 시간이 딱 일정하게 또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고 보좌진들이 정말 고생을 많이 한다. 그래서 (의원들이) 감사한 마음, 또 뭔가 추가적으로 배려해 주는 것들도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 고 전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민주당보좌진협의회(민보협) 측의 강 후보자 공개 사퇴 요구 등을 두고 그간 동지 로 여겨온 보좌진과 일정한 거리를 두게 됐다는 속내를 드러내는 의원들도 적지 않다고 한다. 민주당이 네 번의 집권을 거듭하며 성장해온 이면엔 의원과 보좌진의 끈끈한 동지애가 한몫해 왔는데, 시대와 세대가 변하면서 동지적 관계가 퇴색했다는 것이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인사로 인한) 지지율 하락 문제는 여당과 대통령실이 감당해야 할 일 이라며 다만 갑질 제보와 반대되는 증언도 있었는데 그 부분은 부각되지 않았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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