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오일 주총 표대결 본격화…엑손 이전 안에 ISS·글래스루이스 반대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엑손모빌이 법인 등록지를 뉴저지에서 텍사스로 옮기려 하자, 의결권 자문사들이 주주 권리 약화를 이유로 제동을 걸었다. 로이터는 13일(현지시각) 의결권 자문사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와 글래스루이스가 엑손모빌의 텍사스 재등록 안건에 반대 권고를 냈다고 보도했다.
해당 안건은 오는 27일에 개최되는 연례 주주총회에서 표결에 부쳐질 예정이다./AI 생성 이미지
텍사스 이전 막아선 의결권 자문사…뉴욕시도 주주권 강화 요구
ISS와 글래스루이스가 반대 권고를 낸 배경에는 텍사스주가 최근 기업 친화적으로 법을 개정했다는 점에 있다. 엑손모빌이 법인 등록지를 텍사스로 옮기면 주주가 회사를 견제하거나 법적 구제를 요구하는 절차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텍사스는 최근 소액주주의 주주제안 제출과 이사회 상대 소송 요건을 강화했고, 법원이 이사회 판단에 개입할 수 있는 범위도 줄였다. 2024년에는 기업 분쟁을 전담하는 텍사스 비즈니스 법원을 만들었고, 텍사스 증권거래소 출범도 추진 중이다. 기업 유치와 상장 생태계를 키우려는 흐름 속에서 엑손모빌의 이전안도 주총 표결에 오르게 됐다.
엑손모빌 주주인 뉴욕시도 주주권 강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뉴욕시 감사관실은 텍사스 이전안에 반대하는 한편, 개인투자자 의결권 프로그램의 확대를 요구했다. 이 프로그램은 개인투자자가 매년 주총 안건을 직접 확인해 표를 행사하지 않아도, 앞으로 열릴 주총에서 이사회 권고에 따라 자동 투표하도록 설정할 수 있는 제도다.
뉴욕시 5대 연기금의 수탁자인 마크 레바인 뉴욕시 감사원장은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엑손모빌의 법인 이전 계획과 개인투자자 의결권 프로그램은 모두 엑슨 이사회를 주주 책임에서 보호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뉴욕시 감사관실은 현행 프로그램이 개인투자자를 이사회 권고에 따르는 방향으로만 유도한다고 봤다. 레바인 감사원장은 편의성으로 포장됐지만, 이사회 권고에 대한 백지수표가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뉴욕시 측은 개인투자자가 회사 측 권고와 반대 방향으로도 자동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선택지를 추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ISS는 이 제안에 찬성 의견을 냈다.
엑손 소송 남용 방어”…주주권 제한 우려에는 선긋기
엑손모빌은 텍사스 이전안에 대해 주주권을 약화하려는 조치가 아니라 법적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이전 이라고 반박했다. 회사는 뉴욕시 감사관실의 비판이 정치적 동기에 기반했다 고 주장했고, 글래스루이스의 이전 반대 권고에 대해서도 정보가 부족한 판단”이라고 맞섰다.
대런 우즈 엑손모빌 CEO는 월스트리트저널에 이번 조치가 주주 소송 남용으로부터 회사를 보호하기 위한 것 이라며 텍사스는 이미 우리의 운영상 본거지이며, 법적 본거지로 삼는 것도 타당하다”고 말했다. 엑손모빌은 텍사스 이전을 주주권 제한이 아닌 법적 안정성을 확보하기 차원이라는 의미다.
엑손모빌은 1882년부터 뉴저지에 법인을 두고 있었지만, 실제 운영 거점은 오래전 텍사스로 이동했다. 회사 본사는 1989년 뉴욕에서 텍사스로 이전했다. 전 세계 직원의 약 30%가 텍사스에 있고, 미국 내 연구시설도 모두 텍사스에 있다.
텍사스는 최근 대기업의 법인 등록지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테슬라와 코인베이스 등도 법인 등록지를 텍사스로 옮겼다. 우즈 CEO는 텍사스가 석유·가스 산업을 더 잘 이해하고 있으며 회사 운영에도 적합한 환경 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엑손모빌은 텍사스 이전 뒤 주주 권한이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주주 권리를 약화할 수 있는 텍사스 법 조항은 도입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우즈 CEO는 우리는 주주 권리의 강력한 지지자”라고 말했다.
텍사스 법은 기업 이사회가 정관 변경만으로 주주제안 제출과 주주대표소송 요건을 강화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일정 수준 이상 지분을 보유한 주주만 주주제안을 내거나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정관에 제한을 둘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