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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바로가기 : 김건희 · 명태균 무죄 …비선권력 정치개입 길터주나

김건희 · 명태균 무죄 …비선권력 정치개입 길터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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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부의 판결은 존중받아야 한다. 그러나 존중은 맹종이 아니다. 특히 그 판결이 국민의 상식과 정면으로 충돌할 때, 시민은 묻고 따질 권리가 있다. 최근 연이어 나온 두 개의 판결, 곧 김건희 씨의 정치자금법 위반 무죄와 명태균 씨의 정치자금법 위반 무죄는 바로 그런 질문을 요구한다. 이 판결들은 과연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적 판단인가, 아니면 하나의 거대한 정치적 서사 속에서 서로를 비켜 가며 맞물린 결과인가. 국민의 눈으로 보면 이 두 판결은 결코 분리되어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너무도 정교하게 이어진다. 그래서 시민들은 묻는다. 이것이 정말 우연인가, 아니면 짜고 치는 고스톱인가. 명태균 사건에서 법원은 돈거래는 있었지만 정치자금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건희 사건에서도 법원은 여론조사 제공과 정치적 영향력 행사는 있었을 수 있으나 정치자금법 위반은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표현은 다르지만 논리는 같다. 정치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행위는 있었으되, 그것을 정치자금이나 정치개입으로 볼 수는 없다는 논리다. 그러나 국민은 이 논리를 이해하지 못한다. 정치자금법은 단지 ‘돈 봉투’만을 처벌하기 위해 존재하는 법이 아니다. 그것은 정치의 은밀한 거래, 권력 접근권의 사적 매매, 공정한 경쟁 질서의 훼손을 막기 위해 만들어진 법이다. 여론조사가 무상으로 제공되고, 그 결과가 특정 정치인의 공천이나 정치적 위상에 실질적 영향을 미쳤다면, 그것은 형식이 무엇이든 정치자금의 본질에 해당한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정치 브로커 명태균(왼쪽)씨,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이 5일 오후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지법에서 열린 1심 재판에서 무죄 선고를 받은 후 심경을 밝히고 있다. 명씨는 증거은닉 교사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2026.2.5. 연합뉴스 법원은 형식에 매달렸고, 국민은 본질을 본다. 이 간극이 바로 지금 시민들이 느끼는 분노의 핵심이다. 명태균 씨는 스스로를 ‘정치 컨설턴트’ 혹은 ‘여론조사 실무자’ 정도로 묘사해 왔다. 그러나 그의 활동은 단순한 민간 영역을 훌쩍 넘는다. 그는 여론조사를 무기로 정치의 핵심부를 드나들었고, 특정 인물에게 유리한 정치적 환경을 조성하는 데 깊숙이 관여했다. 그 결과물이 누구에게 향했는지는 이미 공공연한 사실이다. 그런데 법원의 판단은 이 모든 과정을 개별적이고 우연적인 거래로 축소시킨다. 명태균은 정치자금을 준 적이 없고, 김건희는 정치자금을 받은 적이 없다는 식이다. 그렇다면 묻지 않을 수 없다. 그 여론조사는 왜 존재했으며, 누구를 위해 작동했는가. 정치에서 ‘공짜’는 없다. 특히 권력 주변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무상 제공된 여론조사가 아무 대가 없이 흘러갔다는 설명을, 과연 누가 믿을 수 있는가.  김건희 씨에 대한 판결에서 가장 큰 문제는 그를 정치의 외부인으로 설정했다는 점이다. 법원은 그가 공식 직함이 없고, 법률상 정치자금의 수수 주체로 보기 어렵다는 논리를 폈다. 그러나 이것은 현실을 외면한 판단이다. 국민은 이미 알고 있다. 김건희 씨는 단순한 ‘대통령의 배우자’가 아니었다. 선거 과정에서, 인사 과정에서, 국정의 흐름 속에서 그의 영향력은 반복적으로 문제 제기되어 왔다. 공식 직함이 없다는 이유로 정치적 책임에서 벗어난다면, 앞으로 대한민국 정치는 비선 권력에게 무한히 열려 있는 무법지대가 된다.  정치자금법은 직함을 처벌하는 법이 아니다. 권력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규율하는 법이다. 법원이 이 기본 원리를 외면한 순간, 법은 권력을 통제하는 장치가 아니라 권력을 보호하는 기술로 전락한다. 이번 판결들의 공통점은 이것이다. 행위는 인정한다. 정황도 인정한다. 그러나 범죄는 성립하지 않는다. 이 논리는 법률가에게는 정교할지 모르나, 시민에게는 기괴하다. 정치의 핵심부에서 여론조사가 오가고, 그 결과가 실제 정치적 이익으로 연결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처벌할 수 없다면 도대체 정치자금법은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더구나 명태균 사건에서는 증거 은닉 교사 혐의가 유죄로 인정되었다. 이는 스스로도 그 행위의 문제성을 인식하고 있었다는 방증이다. 그렇다면 왜 숨겼는가. 숨길 이유가 없는 행위였다면 왜 증거를 감추었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 없이 무죄만 선언하는 사법은, 설득력을 상실한다. 법원은 종종 말한다. 우리는 정치적 판단을 하지 않는다”고. 그러나 그것은 반만 맞는 말이다. 정치적 맥락을 보지 않겠다는 태도 자체가 이미 정치적 선택이다. 특히 권력형 사건에서 맥락을 제거한 법 적용은 언제나 강자에게 유리하게 작동해 왔다. 김건희 무죄, 명태균 무죄는 개별 판결이 아니라 하나의 흐름이다. 권력 주변에서 벌어진 일들을 최대한 쪼개고, 개인화하고, 비정치화함으로써 책임을 증발시키는 흐름이다. 이 흐름 속에서 살아남는 것은 법의 형식이고, 사라지는 것은 정의의 실질이다. 국민은 판결문을 모두 읽지 않는다. 그러나 현실은 읽는다. 정치가 어떻게 움직였는지, 누가 이익을 보았는지, 그 결과가 무엇이었는지를 본다. 그리고 묻는다. 이 모든 일이 정말 아무 책임도 남기지 않는다면, 대한민국에서 정치자금법은 왜 존재하는가. 지금의 판결은 단지 몇 사람을 무죄로 만든 것이 아니다. 그것은 시민에게 냉소를 학습시킨다. 법은 힘 있는 사람에게는 다르게 작동한다”는 오래된 불신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준다. 이 판결들이 남긴 가장 큰 상처는 정치권이 아니라 사법부 자신에게 돌아갈 것이다. 사법이 스스로를 정치로부터 독립시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권력 앞에서 더 엄격해지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판결은 그 반대의 메시지를 던졌다. 김건희 정치자금법 무죄, 명태균 무죄. 이 두 판결은 앞으로 오래도록 회자될 것이다. 그리고 많은 시민의 머릿속에는 하나의 질문으로 남을 것이다. 이게 정말 우연인가, 아니면 짜고 치는 고스톱인가.” 사법이 이 질문에 답하지 않는다면, 그 답은 결국 시민의 심판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법은 판결로 끝나지만, 정의는 기억으로 남는다. 지금 국민은 기억하고 있다. 그리고 잊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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