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수천만원 손해 ?…검찰 김건희 모녀 23억 수익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본 기사는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씨와 장모 최은순 씨가 도이치모터스 주식 거래로 23억 원 가까이 벌었다는 내용의 검찰 수사 결과가 확인됐다.
지난 2021년 대선 경선 당시 윤석열 후보 캠프 측은 김건희 씨가 "약 4천만 원가량 손실을 봤다"고 주장했고, 윤석열 대통령도 대선 후보 토론회에서 "수천만 원의 손해를 봤다"고 했지만, 모두 허위 주장임이 드러났다.
한국거래소 "김건희 13억9천, 최은순 9억 수익"
<뉴스타파>는 전날인 11일 서울중앙지검이 1심 재판부였던 서울중앙지방법원 제23형사부에 제출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1심 검찰 최종 의견서'를 공개했다. 의견서는 1심 재판 선고를 한달 반 정도 앞둔 2022년 12월 30일 검찰이 재판부에 제출했다.
검찰이 제출한 의견서에는 한국거래소 이상거래 심리분석 결과를 토대로 김건희 씨 모녀가 얻은 수익을 구체적으로 적시했다. 의견서에 따르면 김건희 씨는 13억 9000여만 원을, 최은순씨는 9억여 원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 두 사람 수익 합계는 22억 9000여 만원에 이른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1심 검찰 최종 의견서.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씨와 장모 최은순 씨가 23억 원을 벌어들였다는 한국거래소의 이상거래 심리분석 결과. 2024.1.12. 뉴스타파 제
심리 분석은 주가조작 작전이 이뤄지던 2009년 4월 1일부터 2011년 12월 30일까지를 대상으로 했으며, 심리 대상기간 마지막 날인 2011년 12월 30일을 기준으로 계산했다.
분석 결과, 김건희 씨의 실현 차익은 13억 1149만 원가량, 최은순 씨의 실현 차익은 8억 2487만 원 가량으로 파악됐다.
보유하고 있던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당시 가격으로 팔았다고 가정해 계산한 미실현 차익은 김건희 씨가 7854만원가량, 최은순 씨 7648만원 가량이었다(2011년 12월 30일은 휴장일이므로 12월 29일 종가였던 주당 6100원으로 계산).
한국거래소는 실현 차익과 미실현 차익을 모두 합해서 총 차익을 계산한 결과, 김건희 씨 모녀가 도이치모터스 주식 거래를 통해 22억 9138만원가량을 벌어들였다고 분석했다.
검찰은 의견서에서 "2010년 10월 8일부터 2011년 1월 13일까지 김건희가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집중 매도한 사실로도 확인된다"며 "그 과정에서 (…) 김건희와 최은순은 22억 원 상당의 이익을 얻은 것으로 확인된다"고 밝혔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1심 검찰 최종 의견서. 검찰은 의견서에서 "2010년 10월 8일부터 2011년 1월 13일까지 김건희가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집중 매도한 사실로도 확인된다"며 "그 과정에서 (…) 김건희와 최은순은 22억 원 상당의 이익을 얻은 것으로 확인된다"고 밝혔다. 2024.1.12. 뉴스타파 제공
윤석열 "김건희, 수천만원 손해 봤다"
검찰의 이 같은 의견서 내용은 대선 후보 당시에 한 윤석열 대통령과 주변 인물들이 발언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 당시였던 지난 2021년 12월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 "오히려 조금 비쌀 때 사서 쌀 때 매각한 게 많아서 나중에 수천만 원의 손해를 봤다"고 한 바 있다.
그에 앞서 같은 해 6월엔 당시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만찬을 가졌던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의 입을 통해 "장모가 피해를 당한 적은 있어도 남한테 10원 한 장 피해를 준 적이 없다"고 한 발언이 알려지기도 했다.
또한 국민의힘 경선 기간이었던 같은 해 10월 윤석열 캠프 법률팀은 페이스북을 통해 "배우자(김건희)가 계좌를 회수한 2010년 5월 20일 종가 기준으로 따져보니 합계 약 4000만원가량 평가 손실을 봤다"고 주장했다.
명품 수수와 국정개입 의혹을 받고 있는 김건희씨가 남편 윤석열 대통령과 네덜란드 국빈 방문을 위해 11일(현지시간) 암스테르담 스히폴 공항에 도착, 전용기인 공군 1호기에서 내린 뒤 차량에 탑승한 모습. 연합뉴스
당시 캠프 법률팀에는 '정치 기획수사' 비판을 받는 월성원전 1호기 사건을 담당한 이원모 전 검사가 총괄 역할을 맡았다. 그는 정권 출범 이후부터 줄곧 대통령실 인사비서관을 지냈으며, 총선 출마를 위해 최근 사직했다.
이른바 '윤핵관'으로 불렸던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 등은 법률팀의 발표를 인용해 "(김건희 씨가) 4000만 원 손해 본 사건이다. 아무 문제가 없다"(2021년 10월 22일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고 발언하기도 했다. 언론은 이를 확산 유포했다.
한 차례도 조사받지 않은 김건희…특검도 거부
검찰이 의견서를 제출한 뒤인 지난해 2월 10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주범들은 모두 유죄 판결을 받았다.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전 회장은 징역 2년(집행유예 3년)과 벌금 3억 원을, 주가조작을 주도한 '주포'였던 김모 씨는 징역 2년(집행유예 3년), 벌금 2억 원을, 일부 면소 판결을 받은 '선수' 이모 씨는 다른 주가조작 혐의가 인정돼 징역 2년 실형을 선고 받았다.
윤석열 대통령이 7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2023년 바르게살기운동 전국회원대회에 참석,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2023.11.7 연합뉴스
그러나 주가조작 작전이 이뤄지던 기간 무려 23억 원가량의 수익을 올리고 통정매매 정황까지 드러난 김건희 씨에 대해 검찰은 단 한 차례의 조사도 하지 않고 있다. 검찰 의견서를 볼 때, 노골적인 '봐주기'라고밖에 볼 수 없다.
그리고 윤 대통령은 지난 5일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김건희 특검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다. 대통령이 '가족비리'를 막기 위해 특검을 거부한 것은 헌정 사상 처음이다.
이관섭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김건희 특검'을 입에 올리면 안되는 듯 '도이치모터스 특검'이라고 바꿔 부르며 "12년 전 결혼도 하기 전 일로 문재인 정부에서 2년간 탈탈 털어 기소는커녕 소환도 못 한 사건"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