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왜곡죄가 정권 종속 ?…시민의 권리와 자유 지켜줘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2026년 3월 5일 법왜곡죄에 관한 형법 일부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습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형법 제123조의2(법왜곡)
법관, 검사 또는 범죄수사에 관한 직무를 수행하는 자가 타인에게 위법 또는 부당하게 이익을 주거나 권익을 해할 목적으로 재판 또는 수사 중인 사건에 관하여 다음 각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한 경우에는 10년 이하의 징역과 10년 이 하의 자격정지에 처한다.
1. 법령을 의도적으로 잘못 적용하여 당사자의 일방을 유리 또는 불리하게 만드는 경우
2. 사건에 관한 증거를 인멸, 은닉, 위조 또는 변조하거나 위조 또는 변조된 증거를 그 정을 알면서 재판 또는 수사에 사용한 경우
3. 폭행, 협박, 위계, 그 밖의 방법으로 위법하게 증거를 수집하거나, 증거 없이 범죄사실을 인정하거나 또는 논리나 경험칙에 현저히 반하여 사실을 인정한 경우
김민석 국무총리가 28일 국회에서 열린 2월 임시국회 8차 본회의에서 전날 상정된 법원조직법 개정안(대법관 증원법)에 대한 무제한 토론 종결 동의의 건 투표를 한 뒤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김 총리 주위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사법개혁 3법(법왜곡죄·재판소원제·대법관 증원) 규탄 시위를 하고 있다. 2026.2.28. 연합뉴스
법왜곡죄 위헌 주장에 대한 반론
같은 날 문화일보에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이라는 글을 올리면서,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이유로 법왜곡죄의 위헌을 주장하였습니다.
우선 법왜곡죄를 제도화하는 나라들과 법체계가 맞지 않는데, 독일의 경우는 직권남용죄와 직무유기죄가 없고 기소법정주의를 택하고 있기 때문에 법왜곡죄의 필요성이 있지만, 이와는 다른 우리나라의 형사사법 체계에서는 법왜곡죄 도입이 오히려 법체계상의 혼란을 초래한다.
둘째 법왜곡죄는 형벌 법규이므로 죄형법정주의에 따라 가장 높은 수준의 명확성이 요구된다. 그런데 ‘위법 또는 부당하게 이익을 주거나’ ‘권익을 해할 목적’이 무엇인지 명확한가? 또한, 이 조항 제1호 단서에서 ‘법령해석의 합리적 범위 내에서 이루어진 재량적 판단’은 제외하고 있으나, ‘합리적 범위’가 무엇인지 분명한가? 명확성은 그 의미의 다의성을 충분히 좁혔을 때 확보된다. 그런데 이런 추상적이고 포괄적인 문구로는 명확성이 확보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같은 조문 제3호의 ‘폭행, 협박, 위계 또는 그 밖의 방법’ 중 ‘그 밖의 방법’이 무엇인지 예측이 되는가? 기존의 대법원 및 헌법재판소의 판례에 따르더라도 이런 문구가 명확성 원칙에 부합한다고 보기 어렵다.
셋째 법왜곡죄의 법정형은 과잉금지 원칙에 위배돼 위헌이다. 법왜곡죄의 경우 벌금형 없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자격정지’에 처하는데, 직권남용죄의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한 것과 비교할 때 현저하게 불균형이다. 이러한 중형은 법왜곡죄를 둔 외국과 비교하더라도 지나치게 무겁다. 독일은 5년 이하의 자유형이고, 중국이 유일하게 10년 이하의 징역이며, 북한조차도 5년 이하의 노동교화형이다. 도대체, 법왜곡죄에 대해 왜 이렇게까지 높은 법정형을 규정하는가? 수사기관 및 검사·판사를 강력하게 압박하기 위해 과도한 형벌을 책정했다는 의혹을 받을 만하다.
차진아는 법왜곡죄가 사법을 정권에 종속시킨다고 제목을 달았습니다. 판사나 검사가 법령을 의도적으로 잘못 적용하거나 증거를 인멸, 위변조하거나 위법하게 증거를 수집하는 경우 처벌하겠다는 것인데, 왜 사법 체계가 정권에 종속된다는 것일까요? 애초에 위 제목은 이라는 편향적 프레임을 의도한 것입니다. 그리고 수사기관이 정권의 하수인이 되어서 사정 정국을 주도했었던 권위주의 정부 시절의 불법행위를 당연히 전제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프레임이나 전제가 논쟁의 가치 없이 부당한 것임은 물론입니다.
차진아는 법왜곡죄 위헌성의 첫 번째 이유로 ‘법체계의 차별성’을 들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독일의 경우 직권남용죄와 직무유기죄가 없고 기소법정주의를 택하고 있기에 법왜곡죄가 필요하지만, 우리에게는 직권남용죄와 직무유기죄가 있고 기소편의주의를 택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독일 형법 제339조와 스페인 형법 제446조는 법왜곡죄를 명문으로 입법하고 있고, 그 외 오스트리아 형법 제302조, 프랑스 형법 제432-4조, 스위스 형법 제312조는 직권남용죄로 법왜곡 행위를 처벌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판사나 검사의 직무상 행위로 직권남용죄와 직무유기죄가 처벌된 사례가 있을까요? 없었습니다. 군사정권 시절의 긴급조치 위반 사건 또는 숱한 조작 사건을 저지른 검사들과 그 판결을 선고한 판사들은 단 한 명도 기소되지 않았고 처벌받지 않았습니다. 법왜곡죄는 검사와 판사도 법 적용의 예외가 될 수 없다는 원칙을 선언하는 의미를 가지며, 검사와 판사에 의해 자행된 범죄가 훨씬 더 엄중하다는 점에서 일반법인 직권남용죄에 대한 특별법으로서 입법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이득액이 5억 원 이상인 경우에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죄로 처벌하고 있는데, 누구도 일반법인 사기죄의 존재를 이유로 특별법의 설치를 반대하지 않습니다. 애초에 법학이 일반법과 특별법의 존재와 관계를 당연히 전제하고 있으므로, 일반법인 직권남용죄의 존재를 이유로 특별법인 법왜곡죄의 신설을 부정하는 것은 논리적이지 않습니다. 한편 법체계 차별성의 또 다른 근거로 제시한 기소법정주의/기소편의주의의 구별은 검사에만 해당하는 것이고, 나아가 그 차이로 인해 법왜곡죄의 입법 필요성이 좌우되지 않아 논쟁의 가치가 없습니다.
26일 국회에서 열린 2월 임시국회 8차 본회의에서 전날 상정된 형법 개정안 수정안(법왜곡죄)이 여당 주도로 통과되고 있다. 2026.2.26. 연합뉴스
차진아는 법왜곡죄 위헌성의 두 번째 이유로 ‘명확성 원칙’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법왜곡죄를 규정한 독일 형법 제339조 및 스페인 형법 제446조와 우리 법왜곡죄를 비교하면, 한국 형법이 훨씬 더 구체적이고 명확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독일 형법 제339조(법률 왜곡)(Rechtsbeugung)
법관, 다른 공직자 또는 중재법관이 법률사건을 지휘하거나 판결함에 있어 당사자 일방에게 유리하거나 불리하게 법률을 왜곡한 경우(einer Beugung des Rechts schuldig macht) 1년 이상 5년 이하의 자유형에 처한다.
스페인 형법 제446조 법왜곡죄(De la prevaricación)
판사나 치안판사가 명백히 불공정한(manifiestamente injusta) 판결 또는 결정을 고의로 내리는 경우에 다음과 같이 처벌한다.
1. 중죄 또는 경범죄에 관한 형사 사건에서 피고인에게 불리한 부당한 판결을 내린 경우 :
• 판결이 아직 집행되지 않은 경우 : 1년 이상 4년 이하의 투옥형에 처한다.
• 판결이 이미 집행된 경우 : 위 형량의 상한 전반부(중형) 및 12개월 이상 24개월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
위 두 경우 모두, 추가로 10년 이상 20년 이하의 절대적 자격 정지형을 부과한다.
2. 경미한 범죄(비행) 사건에서 피고인에게 불리한 부당한 판결을 내린 경우 : 6개월 이상 12개월 이하의 벌금형 및 6년 이상 10년 이하의 공직 취임 제한(특별 자격 정지)에 처한다.
3. 그 외의 모든 부당한 판결이나 결정을 내린 경우 : 12개월 이상 24개월 이하의 벌금형 및 10년 이상 20년 이하의 공직 취임 제한(특별 자격 정지)에 처한다.
독일어 beugung은 ‘굽힘 또는 왜곡’이라는 뜻으로, 독일 형법 제339조는 법률을 왜곡한 경우”(einer Beugung des Rechts schuldig macht)로 구성요건을 정하고 있습니다. 한편 스페인 형법 제446조는 고의로(A sabiendas)” 명백히 불공정한(manifiestamente injusta)”으로 행위요건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에 비교하여 한국 형법 제123조의2의 1, 2, 3호의 구성요건은 훨씬 더 구체적이고 명확한 요건을 구비하고 있습니다.
차진아는 법왜곡죄 위헌성의 세 번째 이유로 ‘과잉금지 원칙’을 들고 있습니다. 독일의 법왜곡죄가 5년 이하 자유형이고, 우리의 직권남용죄가 5년 이하인데, 법왜곡죄는 10년 이하라는 점에서 지나치게 높은 법정형을 규정했다는 지적입니다. 가중적 처벌의 필요 때문에 특별법을 신설하는 것인데, 일반법과의 불균형을 논하는 것은 주장 자체로 비논리적입니다. 한편 독일보다 우리의 경우에 검사, 판사들의 법률 왜곡 사례가 더 많았다는 점에서 단순히 독일의 법정형과 비교하는 것 또한 적절하지 않으며, 이러한 주장은 우리의 ‘입법 주권에 대한 모독’입니다.
목적을 증명하지 못한 ‘법왜곡 행위’의 처벌 문제
신설 형법 제123조의2 법왜곡죄에는 타인에게 위법 또는 부당하게 이익을 주거나 권익을 해할 목적으로”라는 요건이 있습니다. 이러한 목적을 형법학에서는 ‘초과 주관적 구성요건’이라고 부르며, 이는 ‘행위에 대한 인식과 의사’로서의 ‘고의’에 더하여 추가로 입증해야 할 요건에 해당합니다. 문제는 독일 형법 제339조나 스페인 형법 제446조에는 이러한 목적 요건이 없다는 것이며, 실무에서 이러한 목적을 증명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입니다.
형법 제123조의2에서 증거를 인멸, 은닉, 위조, 변조 또는 위변조 증거를 사용하거나(2호), 증거를 위법하게 수집하는 등(3호)의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와 같은 목적이 추정된다”는 판례가 형성될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1호 법령을 의도적으로 잘못 적용하여 당사자의 일방을 유리 또는 불리하게 만드는 경우’에 위와 같은 목적을 추론할 간접사실을 증명하지 못하는 사건이 문제입니다.
12·3 비상계엄 당시 의원들의 계엄 해제 표결 참여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이 3일 구속영장이 기각돼 경기도 의왕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2025.12.3. 연합뉴스
추경호 구속영장 기각에 관한 남세진 판사의 결정을 예로 들겠습니다. 12.3 비상계엄 내란특검이 추경호 국민의힘 전 원내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자, 남세진 판사가 윤석열과 추경호의 사전 모의를 본 사람 있냐”고 물으면서, 이들이 공모했다는 점이 입증돼야 추경호의 내란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보아 영장을 기각하였습니다. 그런데 추경호는 윤석열과의 통화 직후 의원총회 장소를 계엄해제 표결이 이뤄지는 국회 본회의장이 아닌 예결위장으로 공지했습니다. 당시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는 국회의원들이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을 의결할 수 있도록 본회의장으로 모여야 한다고 거듭 요구했지만, 추경호는 다시 의총 장소를 국민의힘 당사로 변경했습니다. 그리고 의총의 주재자인 자신은 정작 의총 장소로 가지 않았습니다. 이에 대해 박지영 특별검사보는 의총 개최 의사도 없이 본회의 개의 시각에 맞춰 당사로 의총 장소를 변경한 것은 윤 전 대통령이 본회의장으로 들어간 의원을 체포조로 끌어내려 한 것과 동일한 행위”라고 주장했습니다(2025년 12월 7일자 노컷뉴스 ).
만약 형법 총칙이 적용되는 방조범이라면 정범과의 공모 및 방조의 고의라는 요건이 있어야 범죄가 성립됩니다. 그러나 형법 제87조는 각호를 구분해서 제1호 우두머리, 제2호 중요임무 종사자, 제3호 부화수행 또는 단순 폭동 관여자로 행위를 특정하여 개별 구성요건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박 특검보의 말처럼 내란중요임무종사에서 고의란 국헌문란 목적으로 폭동행위가 일어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업무를 담당하면 되는 것”으로, 비상계엄 선포 이유를 담화문 및 홍 전 수석과 한 전 총리를 통해 들었고, 헌정질서 침해 상황을 현장에서 직접 목격한 추경호에게 이러한 사실을 인지했다고 인정할 수 있습니다. 요컨대 정범인 윤석열과의 사전 모의 여부는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의 구성요건이 될 수 없습니다. 즉 남세진이 법률에 존재하지 않는 요건을 요구한 것으로, 개정형법 제123조의2 1호 ‘법령을 의도적으로 잘못 적용하여 당사자의 일방을 유리하게 만드는 경우’에 해당합니다.
지귀연 판사의 결정도 마찬가지입니다. 윤석열 구속취소에 관하여 ‘날’이 아닌 ‘시간’으로 계산한 것은 법률의 문언을 넘어선 것이므로, 개정형법 제123조의2 1호 ‘법령을 의도적으로 잘못 적용하여 당사자의 일방을 유리하게 만드는 경우’에 해당합니다. 어차피 형법 제1조 제1항 범죄의 성립과 처벌은 행위 시의 법률에 따른다”는 원칙에 따라 개정형법을 근거로 위 결정에 대해 위 남세진 판사나 지귀연 판사를 처벌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법왜곡죄 시행 이후에 위와 같은 사례가 발생한다고 해도, 이 같은 경우를 처벌하기 어렵습니다. 지귀연은 당시 피고인의 이익으로”라는 형사법의 대원칙을 근거로 위 결정을 내린 탓에, 타인에게 위법 또는 부당하게 이익을 주거나 권익을 해할 목적”을 증명하기 어려울 것이기 때문입니다. 독일 형법 제339조나 스페인 형법 제446조에는 이 같은 목적 요건이 없습니다. 위헌 논란에 부딪혀 증명하기 어려운 과도한 요건을 입법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해결 방안이 있습니다. 개정형법 제123조의2 1호에 해당하지만 그 목적을 증명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일반법인 형법 제122조 직무유기죄 또는 제123조 직권남용죄를 예비적으로 기소하면 될 것입니다. 다만 과도한 목적 요건이 향후 실제 사례에서 장애가 될까 염려되는 것은 피할 수 없습니다.
법왜곡죄가 소수 의견을 억제할 것이라는 주장에 대한 반론
박정희 정권의 긴급조치 9호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2013년 위헌결정을 내려 그 피해자들이 손해배상을 청구한 것에 대해, 2014년 대법원은 긴급조치 9호는 고도의 정치성을 띤 국가 행위로서 국민 전체에게 정치적 책임을 질 뿐 국민 개개인의 권리에 대응해 법적 의무를 지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대부분의 1, 2심 판사들이 위 대법원 판결을 따랐는데, 2015년 광주지법 목포지원의 이옥형 부장판사와 서울중앙지법 민사11부의 김기영 부장판사는 ‘국가가 배상해야 한다’며 대법원 판례에 반하여 청구를 인용했고, 이듬해인 2016년 광주지법 민사13부 마은혁 부장판사도 같은 판결을 선고했습니다. 당시 법원행정처가 이 판사들을 징계하려고 했다는 사실이 몇 년 뒤 ‘사법농단 사태’에서 드러났습니다. 그러고 나서 ‘사법농단’ 주역들이 재판에 넘겨진 뒤에야 2022년 김명수 대법원이 긴급조치 9호의 국가배상 책임을 인정하는 판결을 선고했습니다.
박정희 유신독재의 긴급조치 선포 사실을 전한 동아일보 지면. 영장 없이 체포, 수색하며 비상군법회의를 설치한다는 제목이 보인다. 2025.6.19. 시민언론 민들레
그런데 2026년 3월 6일자 한겨레는 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위 긴급조치 9호 위반에 관한 판결의 변천을 살피고, 다음과 같이 법왜곡죄를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여당이 지난 2월26일 본회의에서 통과시킨 ‘법왜곡죄 도입법’(형법 개정안)은 위법 · 부당한 목적으로 재판 · 수사에 법을 왜곡되게 적용한 판사 · 검사를 처벌하는 법안으로, 판사들 사이에서는 이 법안이 기존 대법원 판례를 부정하는 판결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물론 법왜곡죄가 사회적 약자에 대한 이런 전향적 판결까지 타깃으로 삼는 법안은 아닐 것이다. 그렇지만 (…) 정권 편에 섰던 양승태 사법부는 ‘법적 안정성’을 징계의 근거로 삼았는데, 형법 개정안에 아예 판사 처벌 조항이 명시되면 정치권력에 의해 더 쉽게 악용될 수 있다고 판사들은 보고 있다.
위 사안에서 헌법재판소 결정에 위반된 2014년 대법원 판결을 선고한 다수의견의 대법관들이 개정형법 제123조의2 1호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합니다. 애초에 한겨레는 긴급조치 9호가 위헌이라는 2013년 헌재 결정이 있었음에도 국가배상책임이 없다고 판단한 대법관들을 비판했어야 합니다. 만약 법왜곡죄와 재판소원 제도가 존재했다면, 이 같은 위헌적인 판결이 선고될 수 있었을까요? 오히려 위 사례는 법왜곡죄와 재판소원 제도의 필요성을 설명하는 극명한 사안이 아닐 수 없습니다. 오히려 위 대법관들을 비판하지 않고, 그 대법원 판결에 저항했던 하급심 판사들이 법왜곡죄의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엉뚱한 상상을 하면서 법왜곡죄를 비난하는 것은 시민의 힘으로 창간되었던 한겨레의 정신에 위배되는 것입니다. 애초에 제123조의2 1호 ‘법령을 의도적으로 잘못 적용하여’에 종전 대법원 판례에 반대하는 소수 의견이 포함될 수 없습니다. 따라서 한겨레가 염려하는 일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며, 그것을 이유로 법왜곡죄를 비난하는 행동은 더 큰 잘못을 눈감고 작은 허물을 탓하려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시민의 권리와 자유를 지키는 ‘민주주의의 도구’가 될 것
모든 공무원이 업무상 위법 행위로 처벌받음에도, 판사, 검사만은 신성불가침의 대상인 것처럼 예외의 영역에 존재해 왔습니다. 시민들의 권리와 자유를 보호하기 위해 제창되었던 ‘사법권 독립’이라는 근대 헌법의 원칙이 법관의 특권으로 변질되면서, 사법권 독립의 역사는 의도하지 않게 법관의 독단과 법원의 오류를 양산해 왔습니다. 왕은 오류를 저지르지 않는다!”(The King does not wrong!)는 군주제적 신화는 대법원은 오류를 저지르지 않는다!”(The Supreme Court does not wrong!)는 변형된 신화로 부활했습니다. 이제 개정형법 제123조의2 각호에 해당하는 판사, 검사 등을 처벌하는 제도는 오롯이 시민의 권리와 자유를 보호하는 민주주의의 도구로 사용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