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라, 쿡스토브 탄소크레딧 산정 기준 개정…실사용 검증 강화 [환경] 자발적 탄소크레딧 인증 체계인 검증탄소표준(VCS)을 운영하는 베라(Verra)가 쿡스토브 프로젝트의 감축량 산정 기준을 강화한다. 조리기기 보급량보다 실제 사용량과 연료 절감 효과를 정밀하게 측정해 탄소크레딧의 신뢰성을 높이려는 조치다.
베라는 9일(현지시각) 쿡스토브 프로젝트에 적용되는 ‘VM0050’ 방법론을 기존 1.0에서 2.0으로 개정하기 위한 공개 의견수렴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의견수렴은 오는 8월 10일까지 진행되며, 베라는 최종 개정안을 확정한 뒤 자발적 탄소시장 무결성위원회(ICVCM)에 제출할 계획이다.
쿡스토브 프로젝트는 장작이나 숯,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기존 조리 방식을 연료 효율이 높은 조리기기나 온실가스 집약도가 낮은 연료로 전환해 배출량을 줄이는 사업이다. 줄어든 배출량은 탄소크레딧으로 인증받아 자발적 탄소시장에서 거래된다./ChatGPT 생성 이미지
‘보급’보다 ‘실사용’…쿡스토브 감축량 산정 기준 손질
VM0050은 가정과 지역사회, 기관, 중소사업장에 개선형 쿡스토브를 보급하거나 조리용 연료를 전환하는 프로젝트의 온실가스 감축량을 산정하는 베라의 방법론이다. 기존 조리 방식과 개선된 조리기기를 사용한 이후의 연료 소비량 차이를 바탕으로 탄소크레딧 발급량을 계산한다.
이번 개정의 핵심은 조리기기를 얼마나 보급했는지가 아니라 실제로 얼마나 사용했고, 이에 따라 연료 소비와 온실가스 배출량이 얼마나 줄었는지를 더 정확하게 확인하는 데 있다. 베라는 이번 개정이 최신 과학적 근거와 현장 운영 경험을 반영해 감축량 산정의 정확성과 투명성, 보수성, 일관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VM0050 1.0은 2025년 자발적 탄소시장 무결성위원회로부터 특정 비재생 바이오매스 비중과 연료 소비량 산정 조건을 충족하는 경우 핵심탄소원칙(CCP) 승인 방법론으로 인정받았다. 베라는 VM0050 2.0으로 개정이 완료되면 최종 방법론도 ICVCM의 검토를 받을 계획이다.
베라는 공개 의견수렴과 함께 독립 전문가 검토도 진행한다. 전문가 검토 제안서 접수는 7월 31일까지이며, 공개 의견과 전문가 검토 결과를 반영해 VM0050 2.0 최종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사용량 측정·산림 분석 강화…‘호손 효과’도 반영
개정안은 조사 과정에서 나타나는 행동 변화와 실제 조리기기 사용량을 감축량 산정에 보다 충실히 반영하도록 했다.
우선 감축량 시험 과정에 ‘호손 효과(Hawthorne effect)’를 고려하도록 했다. 호손 효과는 조사 대상자가 자신이 관찰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평소와 다르게 행동하는 현상을 뜻한다. 쿡스토브 프로젝트는 새 조리기기를 배포한 뒤에도 이용자가 기존 화덕을 함께 쓰는 ‘스토브 스태킹도 발생할 수 있다.
쿡스토브 이용자가 조사 기간에만 새 조리기기를 더 적극적으로 사용할 경우 측정된 연료 절감량이 평소보다 크게 나타날 수 있다. 베라는 이러한 행동 변화가 감축량을 실제보다 높게 산정하는 위험을 줄이도록 관련 기준을 보완했다.
조리기기 사용량 측정 기준도 강화한다. 개정안은 쿡스토브 사용량 측정장치(SUMs)의 설치와 운영, 주방성능시험(KPT), 통제조리시험(CCT)에 관한 요건과 모범사례를 담았다. 프로젝트가 실제 사용량과 연료 절감 효과를 보다 일관된 방식으로 측정하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통제 가구의 설계와 유지에 관한 지침도 보완했다. 통제 가구는 개선형 쿡스토브를 사용하는 가구와 비교하기 위해 기존 조리 방식을 유지하는 가구를 말한다.
비재생 바이오매스 비중(fNRB)을 계산하는 방식도 바뀐다. fNRB는 연료로 사용한 목재 가운데 자연적인 산림 회복으로 보충되지 않는 부분의 비중이다. 이 비율이 높을수록 쿡스토브 도입으로 인정되는 온실가스 감축량도 커진다.
개정안은 VM0050에서 기존 청정개발체제(CDM)의 TOOL30을 fNRB 산정 선택지에서 제외하고, 모푸스-DS(MoFuSS-DS)를 추가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모푸스-DS는 산림의 성장과 연료용 목재 채취, 토지 이용 변화 등을 시나리오별로 모델링해 지역별 비재생 바이오매스 비중을 산정하는 도구다.
보온 조리기기의 적용 범위도 확대한다. 보온 조리기기는 음식을 일정 시간 가열한 뒤 단열 용기에 넣어 잔열로 익혀 연료 사용을 줄이는 장치다. 베라는 개정안에 해당 기기의 감축량을 산정하는 데 필요한 요건과 절차를 추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