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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바로가기 : 민주당 전당대회, 시민정치의 새 그릇 준비하라

민주당 전당대회, 시민정치의 새 그릇 준비하라
[뉴스]
민주당은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다. 누가 당 대표가 될 것인가를 두고 여러 이름이 거론된다. 정청래냐, 김민석이냐, 송영길이냐. 누가 더 강한가. 누가 더 안정적인가. 누가 더 친명인가. 누가 더 조직을 많이 가졌는가. 그러나 이 질문만으로는 부족하다. 이번 전당대회의 본질은 사람이 아니라 민주당의 방향 민주당이 시민의 경고를 들을 것인가. 아니면 또다시 당내 권력의 셈법으로 덮을 것인가. 민주당이 대통령을 방어하는 정당에 머물 것인가. 아니면 시민의 삶을 조직하는 정당으로 다시 태어날 것인가. 민주당이 당내 권력을 나누는 전당대회를 치를 것인가. 아니면 시민 정치의 문을 여는 전당대회를 치를 것인가. 정청래는 지난번 지방선거 과정에서 당의 승리보다 자신의 정치적 존재감을 앞세우는 듯한 인상을 남겼다. 대통령의 뜻과 다른 정치적 신호가 일부 지역에서 표출되면서 집권 초반의 선거를 대통령과 당의 공동 책임으로 치루지 않고, 당내 권력구도를 염두에 두고 임하는 듯한 장면도 있었다. 여기에 문재인 정부 시절의 미완의 개혁, 곧 선한 언어와 개혁의 약속은 있었지만 결정적 순간에 구조를 바꾸지 못했던 정치의 그림자까지 겹쳐졌다. 그래서 정청래의 정치가 민주당의 미래를 담보하려면, 자기정치의 욕망을 절제하고 대통령의 국정 동력, 시민의 개혁 요구, 당의 책임정치를 하나로 묶어내는 성숙한 리더십을 증명해야 한다. 김민석의 길도 시험대 위에 있다. 국정 운영과 안정의 이미지를 내세울 수 있다. 그러나 안정이 관리의 언어에 머물면 시민은 감동하지 않는다. 민주당이 집권당으로서 책임 있게 국정을 뒷받침해야 한다는 말은 옳다. 그러나 그 책임은 관료적 안정이 아니라 시민 삶의 불안을 해결하는 정치적 상상력으로 이어져야 한다.   김민석 국무총리와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제100주년 6·10 만세운동 기념식이 끝난 뒤 대화하고 있다. 2026.6.10. 연합뉴스 송영길의 길은 또 다르다. 그는 귀환의 상징을 가질 수 있다. 그러나 귀환만으로 미래가 되지는 않는다. 민주당이 다시 싸우는 정당이 되어야 한다면, 그 싸움은 과거의 복귀가 아니라 시민과 함께 만드는 새 판이어야 한다. 그러므로 8월 전당대회가 물어야 할 것은 세 사람의 이름 중 누구냐가 아니다. 민주당의 방향이다. 내란 척결을 끝까지 밀어붙일 것인가. 공천권을 지역위원장과 계파의 손에서 시민의 공론장으로 돌릴 것인가. 소수정당과 시민사회를 선거용 동원이 아니라 민주공화주의의 동반자로 인정할 것인가. 청년과 녹색정치를 장식품이 아니라 권한 있는 정치 주체로 세울 것인가. 8월 전당대회는 민주당의 내부 행사가 아니다. 계엄의 밤을 건너온 시민들에게 내놓는 민주당의 답변이어야 한다. 시민정치 위한 새 그릇을 준비하라 그러나 문제는 민주당을 넘어 정당정치 전체의 낡아빠진 구조에까지 닿아있다. 국회의원과 지역위원장은 지역 정치의 문지기가 되었다. 시민사회와 소수정당은 선거 때마다 들러리로 소비되었다. 청년 정치는 가점의 이름으로 동원되었지만, 실제 권한을 갖지 못했다. 녹색 정치와 기후정치는 늘 중요한 의제라고 말해지지만, 정작 선거판의 중심에는 서지 못했다. 공천은 여전히 정당 내부 권력의 문제로 취급된다. 선거제도 개혁은 국회의원들의 이해관계 앞에서 멈춘다. 국회의원 특권, 세비, 정수, 지방정치 개혁 같은 문제는 정치인들이 스스로 결정한다. 심판받아야 할 사람들이 심판의 규칙을 만든다. 이것이 한국 정치의 오래된 모순이다. 정당은 시민을 대변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정작 시민은 공천 과정에서 배제된다. 선거 때만 호출되고, 선거가 끝나면 다시 관객이 된다. 정치인들은 시민의 이름을 말하지만, 시민의 자리를 만들지는 않는다. 이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어떤 전당대회도 낡은 정치의 반복일 뿐이다. 당대표가 바뀌어도 정치가 바뀌지 않는다. 구호가 바뀌어도 구조가 바뀌지 않는다. 얼굴이 바뀌어도 시민의 자리가 생기지 않는다. 그래서 지금 필요한 것은 시민정치의 새 그릇이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 낡은 정치의 방식으로는 새로운 민주주의를 담아낼 수 없다. 최근 재야와 시민사회 안에서 다시 시민의회에 대한 논의가 살아나고 있다. 이것은 매우 중요한 흐름이다. 시민의회는 정당과 정치인이 독점해온 의제를 시민의 공론장으로 되돌리자는 숙의민주주의의 한 형식이다. 추첨으로 선발된 시민들이 공적 사안을 학습하고 토론한 뒤 권고안을 마련하는 방식이다. 선거가 대표를 뽑는 제도라면, 시민의회는 대표정치가 놓친 시민의 숙고와 판단을 정치 안으로 불러들이는 장치다. 재야와 시민사회가 다시 움직여야 한다 물론 시민의회가 모든 문제의 만능 해법은 아니다. 시민의회를 말한다고 해서 정당정치가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시민의회는 정당정치를 부정하는 장치가 아니라, 정당정치를 시민의 통제 아래 다시 세우는 장치여야 한다. 정당은 필요하다. 대표정치도 필요하다. 그러나 정당과 대표가 시민 위에 군림해서는 안 된다. 정당은 시민의 뜻을 조직하는 도구이지, 시민을 대신해 모든 것을 결정하는 주인이 아니다. 시민의회는 바로 이 관계를 다시 바로잡는 하나의 가능성이다. 민주당이 스스로 바뀌기를 기다리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시민사회와 재야가 다시 움직여야 한다. 민주주의는 정당 안에서만 만들어지지 않는다. 민주주의는 거리에서, 광장에서, 지역에서, 작은 모임과 토론의 자리에서 만들어진다. 계엄의 밤을 막아낸 힘도 정당만의 힘이 아니었다. 시민의 힘이었다. 시민사회, 종교계, 노동자, 청년, 여성, 진보정당, 소수정당, 거리의 시민들이 함께 만든 힘이었다. 그런데 선거가 끝나자 그 힘은 다시 정당정치의 주변부로 밀려났다. 이것을 반복해서는 안 된다. 재야와 시민사회는 이제 단순히 비판자나 감시자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새로운 정치의 설계자가 되어야 한다. 공천제도 개혁, 선거제도 개혁, 국회의원 특권 개혁, 지방정치 개혁, 기후정치, 돌봄정치, 청년정치의 의제를 시민의 공론장으로 끌어내야 한다. 정당이 다루지 않는 의제를 시민이 다루어야 한다. 정치인이 피하는 질문을 시민이 물어야 한다. 국회의원이 스스로 고치지 않는 제도를 시민이 고치라고 요구해야 한다. 그 출발점이 시민의회 담론일 수 있다.   29일 서울 서초구 서초역 8번 출구 앞에서 촛불승리전환행동(촛불행동)이 167차 긴급 전국집중 촛불대행진 를 진행했다. 2025.11.29. 이호 작가 정치를 개혁하고 더 넓고 깊은 민주주의를 위한 시민의회 왜 지금 시민의회인가. 첫째, 대표정치가 시민의 뜻을 충분히 담아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선거는 중요하지만 선거만으로 민주주의가 완성되지는 않는다. 시민은 4년에 한 번, 또는 5년에 한 번 투표하는 존재로 축소되어서는 안 된다. 시민은 판단하고, 토론하고, 숙고하고, 제안하는 정치적 주체다. 둘째, 정치개혁을 정치인들에게만 맡길 수 없기 때문이다. 국회의원 정수, 세비, 특권, 선거제도, 공천제도는 모두 정치인들의 이해관계와 직결된다. 이해당사자들이 자기 문제를 스스로 결정하는 구조에서는 근본 개혁이 어렵다. 시민의회는 바로 이 ‘셀프 개혁’의 한계를 넘어서는 장치가 될 수 있다. 셋째, 진영정치의 감옥을 벗어나기 위해서다. 지금 한국 정치는 너무 쉽게 편을 가른다. 그러나 시민의 삶은 진영보다 복잡하다. 돌봄, 주거, 노동, 지역소멸, 기후재난, 청년 불안은 어느 한 진영의 문제가 아니다. 시민의회는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시민들이 함께 학습하고 토론하면서 진영의 구호를 넘어 삶의 언어를 만드는 장이 될 수 있다. 넷째, 내란 이후의 민주주의를 더 깊게 만들기 위해서다. 내란을 막는 민주주의와 내란 이후를 살아가는 민주주의는 다르다. 전자는 방어의 민주주의다. 후자는 재구성의 민주주의다. 우리는 이제 단순히 무너진 헌정질서를 회복하는 것을 넘어, 시민이 주인이 되는 정치의 구조를 새롭게 만들어야 한다. 시민이 민주당에 준 건 백지수표 아닌 조건부 위임장 민주당이 8월 전당대회에서 진정으로 시민의 경고를 듣고자 한다면, 시민 정치의 요구를 회피해서는 안 된다. 당 대표 후보들은 서로를 향해 누가 더 개혁적인가를 따질 것이 아니라, 시민에게 공천권과 정치개혁의 의제를 어떻게 돌려줄 것인지 답해야 한다. 시민참여 공천을 어떻게 제도화할 것인가. 지역위원장의 문지기 권력을 어떻게 견제할 것인가. 청년과 여성, 녹색 정치 주체들에게 실제 권한을 어떻게 배분할 것인가. 소수정당과 시민사회를 선거 때만 동원하지 않고 지속적 협력 구조 안에 어떻게 세울 것인가. 국회의원 특권과 선거제도 개혁을 시민 공론장에 어떻게 넘길 것인가. 지성용 신부(가톨릭관동대학교 교수) 이 질문들에 답하지 않는 전당대회는 실패한 전당대회다. 아무리 많은 당원이 모이고, 아무리 화려한 언설이 쏟아져도, 시민의 자리가 없다면 그것은 낡은 정치의 재연일 뿐이다. 민주당은 착각하지 말아야 한다. 시민은 민주당에게 백지수표를 준 것이 아니다. 시민은 조건부 위임장을 준 것이다. 그 위임의 조건은 분명하다. 내란을 끝까지 청산하라. 민주주의를 더 깊게 하라. 시민의 삶을 정치의 중심에 세워라. 그리고 정당의 문을 시민에게 열어라. 이제 시민정치의 새 그릇을 준비해야 한다. 그래야 다음 민주주의가 산다.지성용 신부(가톨릭 관동대 교수) mindle@mindl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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