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반복되는 ESG 데이터 취합...AI로 무엇을 할 수 있나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ESG 규제가 사업장 단위의 연결 공시와 공급망 수준의 관리까지 요구하면서, 기업은 데이터를 단순 제출용이 아니라 연간 운영 체계로 관리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문제는 기업 내부에서도 병목이 반복된다는 점이다. 공급망 실사와 마찬가지로 사업장 데이터 역시 엑셀과 이메일 중심으로 관리되고 있기 때문이다.
Q. 기업 내부에서도 공급망 실사와 비슷한 병목이 반복된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인가.
가장 큰 원인은 사업장 단위 ESG 데이터를 관리할 구조가 없다는 점이다. 많은 기업이 온실가스·수자원·폐기물·안전·인권 데이터를 사업장마다 각기 다른 방식으로 관리한다. 담당자가 바뀌면 제출 양식이 매년 달라지고, 정성·정량·증빙 자료의 형식도 제각각이다.
결국 연초 ESG 공시 시즌이 되면 ESG 조직은 수십 개 사업장에 다시 자료를 요청한다. 제출된 파일은 기준에 맞춰 일일이 정합성을 확인해야 하고, 누락과 오류도 해마다 반복된다. 운영 체계가 정비돼 있지 않아 같은 데이터를 매년 다시 요청하고 다시 검증하는 구조가 고착됐다. 사업장 수가 많을수록 병목은 더 커진다.
Q. 그렇다면 전사 ESG 운영 체계는 어떤 구조를 갖춰야 하나.
크게 세 단계로 나눠볼 수 있다.
첫째는 기준 정비다. GRI, SASB, ESRS, KSSB, 외부 평가기관 지표를 모두 나열해 요구 항목을 매핑하고 중복을 정리해야 한다. 이렇게 정리된 체계가 기업 고유의 ‘통합 지표 체계’가 된다. 무엇을 어떤 단위로 관리할지 기준이 명확하지 않으면 운영 자체가 불가능하다.
둘째는 운영 구조를 조직하는 일이다. 동일한 지표라도 적용 사업장은 다를 수 있다. 어떤 사업장이 어떤 지표를 제출하는지, 제출자와 승인자는 누구인지, 정성·정량·증빙 자료를 어떤 방식으로 관리할지를 구조화해야 한다. ESG 데이터가 매년 달라지는 이유는 이 운영 구조가 정비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셋째, 데이터를 공시·평가·KPI 관리로 자연스럽게 연결해야 한다. 기업이 공시 시즌마다 보고서를 처음부터 새로 쓰는 이유는 데이터가 전사 단위에서 재사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흐름이 정비되면 ESG는 단순 제출이 아니라 연간 단위로 개선이 누적되는 ‘관리 체계’가 된다.
로그블랙 전사 온실가스 인벤토리 대시보드 화면. 사업장별 배출량과 스코프별 지표를 한 화면에서 확인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 제공 = 로그블랙
Q. ESG 시스템을 도입했을 때 기업이 가장 크게 체감하는 변화는 무엇인가.
가장 먼저 달라지는 부분은 데이터 수집 속도다. 기존에는 메일이나 메신저를 통해 데이터를 요청하면, 데이터가 수집되는 데까지 한달 이상이 소요되었으며 제출된 데이터도 양식에 맞지 않아 재요청하는 작업이 많았다. 로그블랙 솔루션에서는 지표마다 담당자를 지정하고 표준화된 템플릿으로 데이터 제출을 요청하여, 데이터 수집 및 검증 시간이 크게 단축된다. 3개월 이상 걸리던 작업이 1개월로 단축된다.
실사 및 검증에서의 안정성도 두드러진다. 기존에는 심사원들이 문서를 열어 문항과 대조하는 데 며칠씩 걸렸다. 로그블랙 솔루션에서는 AI가 문서 안에서 필요한 문구를 자동 탐지하고 근거 위치까지 표시해주기 때문에 검증 시간이 크게 단축된다. 문서는 다운로드를 막아 외부로 공유되지 않고 시스템 안에서 조회되도록 하여 실사 편의성과 보안 안정성을 모두 확보했다.
또한 리마인드, 승인 요청, 증빙 확인 같은 반복 업무가 자동화되면서 ESG 조직이 단순 취합 업무에서 벗어나 전략과 KPI 설계 등 본연의 업무에 시간을 쓸 수 있게 된다.
Q. 기존 ERP나 대기업 SI 방식과 어떤 차이가 있나.
ERP는 ESG 데이터 흐름을 전제로 만들어진 시스템이 아니다. 구매·자재 중심 구조라 환경·안전·인권 데이터를 누가 관리하는지, 어떤 사업장이 어떤 지표를 제출해야 하는지 같은 정보를 반영할 수 없다.
대기업이 SI 업체를 통해 자체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도 한계가 분명하다. 탑다운 설계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현업이 실제로 사용하는 화면이나 편의성을 반영하지 못한다. 매년 바뀌는 ESG 기준을 반영하려면 유지보수 비용도 계속 증가한다.
반면 우리는 문항, 증빙, 승인 흐름 같은 실무 단위를 기준으로 사용자 화면(UX)을 설계한다. 클라우드 기반 SaaS 방식이기 때문에 현장 운영 방식이 바뀌거나 ESG 기준이 업데이트되면 시스템을 매월 개선할 수 있다. SI 방식은 수억 원을 들여 한 번 구축하고 유지보수 비용이 계속 늘어난다. 반면 우리는 연간 구독 방식으로 지속적인 업데이트가 가능하다.
Q. AI는 앞으로 ESG 운영 체계에서 어떤 역할을 하게 될까.
AI는 단순 편의 기능을 넘어 운영 체계의 속도를 높이는 역할을 하게 된다. 로그블랙의 공급망 실사 솔루션에서는 이미 문항 분석, 증빙 매칭, 문서 키워드 추출, 이상 응답 탐지가 자동화돼 있다.
전사 ESG 업무에서는 보고서 초안 자동 생성 기능을 2026년 상반기에 공개할 예정이다. 기업이 입력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ESRS 공개항목 문안, GRI 설명 문구, KPI 연간 변화 요약 등을 자동으로 생성하는 기능이다.
궁극적인 목표는 기업이 컨설팅 없이도 ESG 운영을 자체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구조다. AI는 그 과정을 가속화하는 도구다.
Q. 전사 ESG 운영 체계를 구축할 때 기업이 가장 염두에 둬야 할 지점은 무엇인가.
공급망 실사든 전사 ESG든, 가장 먼저 고민해야 할 것은 시스템이 아니라 운영 체계다. 무엇을 어떤 기준으로 관리할지, 사업장·부서·담당자 역할을 어떻게 설계할지, 데이터가 공시·평가·KPI로 어떻게 이어질지 정리되지 않으면 시스템을 바꿔도 병목은 그대로 남는다.
ESG는 점수를 얻기 위한 보고서 작성이 아니라, 연간 단위로 개선이 축적되는 운영의 문제다. 구조가 정비된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의 격차는 앞으로 더 벌어질 것이다.
Q. 마지막으로, 로그블랙의 목표는 무엇인가.
규제는 계속 확장되고 더 복잡해질 것이다. 기업이 이를 매년 처음부터 다시 대응하는 방식으로는 버틸 수 없다.
우리가 지향하는 방향은 기업이 외부 컨설팅 없이도 스스로 ESG를 운영할 수 있는 구조다. 공급망 실사–사업장 데이터–전사 공시–KPI 관리까지 하나의 체계에서 연결되면, 기업은 데이터 품질을 유지하면서도 운영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
AI의 역할도 점차 넓어질 것이다. 검증·보고서 작성·리스크 분석 같은 반복 업무는 자동화하고, ESG 조직은 전략과 의사결정에 집중할 수 있어야 한다.
최종적으로 만들고 싶은 것은 ESG 업무가 ‘특별한 전문가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기업 내부에서 누구나 운영할 수 있는 체계다. 기업이 ESG 때문에 멈추지 않고 본업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 그것이 로그블랙이 지향하는 목표다.
☞ 유원상 공동대표
KAIST에서 화학과 경영과학을 전공하고 경영공학·녹색정책 석사를 취득한 뒤, 티맥스데이터에서 ERP·AI 서비스 개발을 이끌었다. 이후 헤이브레드와 라운드인 대표를 역임하며 기업 데이터 구조 설계와 업무 프로세스 혁신 프로젝트를 수행해왔다. 현재 로그블랙의 공급망 ESG 실사·데이터 관리 플랫폼 총괄을 맡고 있다.
☞ 진성광 공동대표
POSTECH에서 산업경영공학을 전공하고 우아한형제들·코인원·트립스토어에서 데이터 엔지니어로 근무하며 대규모 데이터 처리·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해왔다. 이후 LLM 기반 ESG 데이터 분석·가공 기술 개발에 집중해 왔으며, 로그블랙에서는 ESG 데이터 구조화, 문서 검증 자동화, AI 기반 실사 기능을 총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