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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중권의 ESG 모멘텀】ESG와 지정학적 리스크, 무엇이 닮아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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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동 지역의 충돌, 미국의 관세 전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미중 경쟁에 이르기까지 지정학적 리스크의 확대는 기업 경영과 투자 시장에서 더욱 중요한 변수가 되고 있다. 지정학적 요소가 기업에 미치는 영향, 그에 대한 기업의 리스크 관리와 정보 공시, 투자 전략에의 적용 등을 ESG 경영, 투자와 함께 살펴보는 것은 앞으로 ESG가 나아가게 될 방향을 다른 각도에서 생각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지정학적 리스크의 경영·투자 영향 지정학적 이슈는 기업의 생산, 물류, 원가 관리 등은 물론 투자 전략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실제로 많은 글로벌 기업들은 특정 국가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공급망을 다변화하고 있으며, 금융시장 역시 전쟁, 관세, 경제 제재 등을 주요 변수로 고려하고 있다. 국내외 주요 기업들은 특정 국가 의존도, 공급망 차질 가능성, 원자재 수급 불안, 경제 제재 등 지정학적 리스크와 관련한 내용을 공시해왔다. 특히, 미국 SEC(증권거래위원회)는 기업들에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재무, 영업 실적, 원자재, 공급망 등에 대한 영향, 이사회의 리스크 감독 역할 등에 대해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할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국내에서도 사업보고서를 통해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사업에 미치는 영향을 서술하는 사례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구조적 변화 지정학적 리스크는 단순히 전쟁이나 제재와 같은 개별 이벤트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근본적으로는 미중 경쟁, 미국의 세계 경찰 역할 축소, 공급망 블록화, 자원 안보 강화와 같은 국제정치 질서의 구조적 변화가 누적되면서 특정 사건이 발생하거나 사업 환경이 변화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에 가깝다. 기업들이 특정 국가 의존도나 핵심 원자재 공급망을 관리하려는 이유도 개별 사건 자체보다 이러한 국제 질서의 변화가 사업 환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ESG 역시 유사한 측면이 있다. 세계적인 탄소중립 추진 가속화, 공급망 ESG 요구 확대, 정보보안·안전 관련 규제 증가, 스튜어드십 코드 이행 강화 등은 일회성 이슈가 아니라 기업과 관련한 사안의 발생과 경영 환경 자체를 변화시키는 요인이다. 결국 지정학적 사안과 ESG 모두 특정 사건의 발생 여부를 예측하는 차원을 넘어, 구조적 변화 속에서 기업이 어디에 얼마나 노출되어 있는지를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리스크라는 점에서 공통점을 가진다. 한편 지정학적 이슈는 실제 언제 어떤 형태로 상황이 발생할지 더 예측하기 어렵다는 특징이 있는 반면에, ESG는 관련 정책, 규제, 투자자 변화의 방향성이 비교적 제도화되어 있어서 상대적으로 좀 더 구체화된 범위 내에서 시나리오를 분석할 수 있다는 차이가 있다.    이슈의 발생 지정학적 이슈는 평소에는 기업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발발하는 순간 기업과 시장에 급격한 영향을 미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와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공급망이 흔들렸으며, 중동 긴장이 고조될 때마다 국제유가나 해상운임 변동성이 확대되는 것이 대표적이다.  ESG 역시 평상시에는 규제나 정보 공개 수준에 머물러 있던 이슈들이 실제 사건이나 정책 변화를 계기로 재무 리스크로 빠르게 전이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기후 재난으로 인한 자산 손상, 탄소 규제 강화에 따른 운영 비용과 자산 가치 변화, 정보보안·안전 사고로 인한 배상 및 고객 이탈, 공급망 ESG 요구 증가에 따른 거래 제한 등이 그 예다. 결국 지정학적 요인과 ESG 모두 구조적 변화 속에서 축적되다가 특정 시점에 기업의 비용과 수익, 자산 가치 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가진다.  한편 지정학적 리스크가 정치 지도자의 결단에 의해 급격히 현실화되는 경우가 많은 반면에, ESG는 규제·기술·투자자 요구 변화가 장기적으로 누적되며 산업 구조를 변화시키거나, 사업 운영과정에서의 문제 발생 또는 전파 등으로 재무적인 위기 또는 기회로 전이되는 형태가 많다는 차이가 있다.   노출 관리와 전환 관리 과거 ESG가 평가와 공시 중심으로 관리되었다면, 최근에는 실제 사업과 재무 영향의 관점에서 접근하려는 흐름이 강해지고 있다. 이는 지정학적 리스크를 관리하는 방식과도 유사하다. 이와 같이 ESG도 ‘노출 관리’의 관점에서 접근할 때 비로소 실질적인 경영 변수로 작동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예측 가능성의 차이로 인해 공급망 다변화나 재고 전략 같은 복원력 확보에 상대적으로 집중하는 지정학적 이슈 관리와 달리, ESG는 사업 환경의 변화를 선제적으로 파악하고 대응가능한 구조를 갖추는 ‘전환 관리’의 성격이 좀 더 강하게 병행되는 측면이 있다.  투자기관들도 ESG 공시 제도화, 관련 데이터 인프라 구축, 스튜어드십 코드 개정 등을 기회로 활용하여 ESG에 대한 분석 방법론을 더욱 고도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 이는 기업에 대한 관여나 투자 의사결정으로 이어지게 되어 ESG 경영에 영향을 주는 선순환적 구조가 가능하게 될 것이다.    지정학이 보여준 ESG의 가능성 이처럼 ESG는 완전히 새로운 유형의 경영, 투자 변수라기보다는 기업들이 이미 관리하고 있는 지정학적 리스크와 유사한 성격을 가진다. ESG를 중요한 경영 변수로 인식하고 이사회의 감독 기능, 경영 전략의 수립, 리스크 관리의 체계로 연결하는 것은 이미 ESG 공시 기준에서 요구하고 있는 바다. 또한, 이같이 투자 전략에 활용할 수 있는 ESG 정보는 투자자들에게 더욱 가치있게 활용될 것이다.  ☞강중권 팀장은 강중권 마스턴투자운용 ESG팀장은 금융·컨설팅 분야에서 10년 이상 ESG 기획·자문을 담당해왔다. 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를 졸업하고 BC카드를 거쳤으며, Deloitte 안진회계법인 등에서 ESG 전략·평가·공시 자문을 제공했다. 이후 현대차증권에서 ESG 추진체계 구축과 기획 업무를 주도했으며, 현재 마스턴투자운용 ESG팀을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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