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FTSE 250, 기후공시 3년 진전에도 스코프3·장기목표 ‘구멍’…금융권 검증률 7%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영국 중견기업 지수인 FTSE 250 기업들이 지난 3년간 각종 기후관련 공시를 강화하고 넷제로 공약을 확대해왔으나, 정작 실질적인 탄소 감축에는 거의 성과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FTSE 250은 런던증권거래소에 상장된 기업 중 시가총액 기준 101위부터 350위까지의 중견 상장기업으로 구성된 주가지수다.
지속가능성 컨설팅사 에덴세븐(edenseven)은 지난달 20일(현지시각)에 펴낸 연례보고서(Credibility Gap: FTSE 250 Climate Performance 2022~2024)를 통해 보고·공시 수준은 개선됐지만 실질 탈탄소 성과는 미흡하다 고 지적했다.
지속가능성 컨설팅사 에덴세븐(edenseven)은 지난달 20일(현지시각)에 펴낸 연례보고서(Credibility Gap: FTSE 250 Climate Performance 2022~2024)를 통해 보고·공시 수준은 개선됐지만 실질 탈탄소 성과는 미흡하다 고 지적했다. /에덴세븐 제공
보고서에 따르면, FTSE 250 기업들은 지난해 최소 2억9540만 톤의 CO2e(이산화탄소 환산)를 배출했다. 이는 전 세계 항공산업 전체 탄소배출량의 35~37%에 해당하는 규모다.
기업의 절대 배출량뿐만 아니라, 매출 대비 배출 강도를 보면 2022년 132.8톤에서 2023년 141.6톤로 상승했다가 지난해 138.9톤으로 소폭 감소했지만, 여전히 실질적 감축은 미흡한 수준이다. 특히 FTSE 250 기업 중 40%는 여전히 재생에너지를 거의 사용하지 않고 있으며, 에너지 효율성 개선도 최근 3년 동안 4% 증가에 그쳤다.
영국 중견 상장사들, 탄소 보고는 늘었으나 배출량은 되레 증가
보고서는 FTSE 250 기업들을 두 가지로 구분했다. 직접 사업을 운영하는 운영기업 과 투자신탁, 자산운용, 리츠 등 자금을 배분하는 자본배분기업 이다. 양측 간의 격차는 뚜렷했다.
운영기업의 86%가 탄소중립(넷제로) 목표를 설정한 반면, 금융 및 투자부문인 자본배분기업의 넷제로 목표 보유 비율은 30%에 그쳤고, 독립적으로 검증된 목표는 7%에 불과했다.
특히 자본배분기업의 투자 배출량(financed emissions) 에 대한 검증은 사실상 전무하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됐다. 전문가들은 금융권이 투자 포트폴리오의 탄소 감축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며 공시 개선이 실제 감축으로 연결되지 않는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여기에 넷제로 자산운용사 이니셔티브(NZAM) 이 미 트럼프 정부의 압력을 받으면서 올해 야침찬 목표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재출범했고, 2050년 넷제로 달성 의무를 사실상 철회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된다.
장기 전환계획 보유 기업 18%…정부는 ‘의무화’ 검토
한편, FTSE 250 전체 기업 중 운영 기준 넷제로 공약을 가진 곳은 58%, 스코프 3 감축 계획을 제시한 기업은 46%로 보고 수준은 꾸준히 늘었다. 그러나 단기 과학기반감축목표(SBTi) 검증을 받은 기업은 30%, 장기 목표 검증 비율은 18%에 불과해 신뢰성에 여전히 큰 공백이 존재했다.
이는 글로벌 조사와도 일치한다. TPI 글로벌 전환센터는 세계 대형 상장사 중 장기 감축을 위한 투자 계획을 공개한 기업이 3%도 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영국 정부는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고배출 업종 대기업을 대상으로 ‘전환계획 공시 의무화’를 검토 중이다. 이는 2021년 당시 리시 수낙 재무장관이 처음 언급한 정책으로, 최근 다시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에덴세븐의 피트 니스벳 파트너는 FTSE 250 기업 전반에서 행동이 부족하다”며 보고 중심의 접근을 넘어 독립 검증과 정책적 책임 강화가 필수”라고 말했다. 그는 이대로라면 영국은 글로벌 기후 협상판에서 뒤처질 위험이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