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가자 평화안 1단계 절차 돌입…하마스 인질 석방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하마스가 억류한 이스라엘 인질 석방과 이스라엘이 구금한 팔레스타인인의 교환이 개시됐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트럼프 가자 평화 계획 의 1단계에 해당하는 휴전 합의에 따라 13일 오전 8시(한국 시간 오후 2시)를 기해 이스라엘 인질과 팔 수감자의 맞교환 절차에 들어갔다.
로이터, AP 통신, 더타임스오브이스라엘, 알자지라 등에 따르면, 하마스는 이날 가자 북부의 가자시티에서 억류 생존 인질 20명 중 1차로 7명을 적십자사에 인도했다. 납치된 지 2년 만이다. 인질들은 일단 적십자사 시설에서 안정을 찾은 뒤 이스라엘 군을 거쳐 병원으로 옮겨진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인 1200명을 살해한 2023년 10월 7일 테러 공격 당시 약 250명의 인질을 납치했으며, 이날까지 생존자 20명과 유해를 포함해 모두 48명을 억류해왔다.
13일, 하마스가 생존한 이스라엘 인질 7명을 이미 적십자에 인도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텔아비브의 인질광장에서 사람들이 환호하며 축하하고 있다. 2025. 10. 13 [AFP=연합뉴스]
하마스, 생존 인질 7명 석방, 나머지도 오늘 중
이스라엘, 전원 석방 확인되면 팔 수감자 석방
앞서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미국, 카타르, 이집트, 튀르키예의 중재로 지난 10일 1단계 휴전 합의안을 승인했으며 그날 정오부터 합의안은 발효됐다. 합의안에는 24시간 내 가자지구 내의 합의된 선 까지 이스라엘군의 1단계 철수, 이후 72시간 내 하마스의 인질 석방과 팔레스타인 수감자 석방 등의 내용 등이 포함됐다. 석방될 팔 수감자는 약 2000명으로 알려져 있다.
1차로 풀려난 인질 7명은 쌍둥이 형제 갈리 베르만과 지브 베르만(이상 28), 이스라엘군 전차병 마탄 앙그레스트(22), 피아니스트 알론 오헬(24), 마사지 치료사 오므리 미란(48), 노바 음악축제 보안요원 에이탄 모르(25), 음악축제 현장서 납치된 가이 길보아-달랄(24)이다. 남은 생존 인질 13명도 이날 중 가자의 여러 곳에서 풀려날 전망이다.
이스라엘 국방군(IDF)은 성명을 통해 가자 북부의 인도 지점에서 인질 여러 명이 인계될 예정 이라며 군은 앞으로 추가로 적십자에 인도될 예정인 인질을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다 고 밝혔다. 이스라엘 인질 가족들은 이날 TV에서 인질들의 적십자 인계 소식이 전해지자 환호성을 터뜨렸다. 수도 텔아비브의 이른바 인질 광장 (하비마 광장)에 모인 군중들은 TV에서 석방 인질들의 이름이 한 명씩 호명되자 박수를 치며 환호했으며, 일부는 기쁨의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 이스라엘 벤구리온 국제공항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영접을 받고 있다. 2025. 10. 13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텔아비브서 인질 가족 면담, 의회 연설
이집트서 중동평화기념식…휴전안 서명식 진행
이스라엘은 생존 인질 전원 석방이 확인되는 대로 팔레스타인 수감자 약 2000명을 석방하게 된다. 알자지라에 따르면, 이날 점령지 요르단강 서안의 이스라엘 오페르 군 교도소 밖에는 석방될 팔레스타인인들을 실어나르기 위해 상당수의 이스라엘 버스들이 대기하고 있다. 수천명의 팔레스타인인들도 가자 남부 칸 유니스의 나세르 병원 바깥에 모여 석방될 자신들의 가족과의 재회를 기다리며 기대와 안도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1단계 휴전 합의 도출의 일등 공신으로 자평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오전 텔아비브에 도착해 이스라엘 인질 가족들을 만나고 의회에서 연설했다. 뒤이어 유럽 등 20개국 정상이 참석한 가운데 이집트 샤름엘셰이크에서 열리는 중동 평화 기념식에 참석한다. 여기선 가자 휴전 합의 서명식이 진행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로 향하는 전용기 내에서 전쟁은 끝났다 며 휴전은 유지될 것이고, 국제안정화군이 훌륭하고 강력한 지원 역할을 일부 맡게 될 것 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자 재건을 지원할 국제 관리기구인 평화이사회 도 매우 빠르게 구성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미국 악시오스 인터뷰에서 가자 합의는 나의 최대 성과가 될 수 있다 고 말했다.
13일 점령지 요르단강 서안의 이스라엘 오페르 군 교도소 밖에서 하마스의 이스라엘 인질 석방에 맞춰 석방될 팔레스타인인들을 실어나르기 위해 상당수의 이스라엘 승합차들이 대기하고 있다. 2025. 10. 13 [AP=연합뉴스]
팔레스타인계 미국 언론인이 본 인질 석방
서방 정치인·언론들의 이스라엘 편향 비판
이런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 의 칼럼니스트인 레이 하나니아는 10.7 사태 이후 지난 2년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정치인과 언론이 보여온 극도의 이스라엘 편향과 위선을 비판했다. 팔레스타인계 미국인 언론인인 하나니아는 12일 자 칼럼에서 10.7 이후 초점은 언제나 이스라엘 인질들에게 맞춰져 있다. 하마스에 의해 납치된 251명 중 48명은 아직 돌아오지 않았고, 그중 약 20명은 아직 살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난 2년 수천 명의 팔레스타인인이 기소 없이 체포·구금되어 현재 이스라엘 감옥에 있는 인원이 1만 1000명을 넘었다는 사실에는 미국 내에선 아무도 얘기하지 않는다 고 지적했다.
그는 10·7 사건 2주년인 지난주 아랍인과 무슬림에 대한 서방의 편견이 다시 추한 얼굴을 드러냈다 며 대통령부터 지역 시의회 의원에 이르기까지 모든 성향과 직급의 미국 정치인들이 그 폭력에 희생된 이스라엘인들에게 깊은 연민을 표했다 고 썼다. 그러면서 물론 1200명의 이스라엘인을 살해한 건 끔찍한 범죄였다. 그러나 지난 2년 훨씬 더 많은, 7만 명에 육박하는 팔레스타인인을 이스라엘군이 살해한 것엔 유감 표명이 전혀 없었다는 점에서 그 연민은 손상됐다 고 질타했다. 하나니아는 팔레스타인인의 죽음은 비하되고, 그럼으로써 10월 7일 살해된 이스라엘인의 비극 또한 비하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그러나 친이스라엘 옹호자들은 가자지구에서 자행된 팔레스타인인 대량 학살엔 전혀 관심이 없는 듯하다 고 덧붙였다.
13일, 가자지구에 억류돼 있던 인질들이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의 휴전 및 인질-수감자 교환 합의의 일환으로 인도된 뒤, 적십자 차량이 그들을 수송하고 있다. 2025. 10. 13 [로이터=연합뉴스]
서방, 팔레스타인인이 겪은 고통은 무시,
자료 조작해 이스라엘인의 비극은 강조
하나니아는 서방은 언제나 팔레스타인인의 고통은 무시하고 이스라엘인의 비극을 강조해왔다...이스라엘과 그 동맹국들은 언제나 이스라엘인의 고통을 과장하고자 데이터를 조작하는 한편으로 팔레스타인인에 대한 탄압은 부정해왔다 며 진지하게 묻는다. 무엇이 더 나쁜가? 인간 1200명 살해인가, 아니면 6만8000명 살해인가? 피해자를 인종과 종교로 분류한다면, 많은 친이스라엘 지지자에겐 1200명이 6만8000명보다 훨씬 더 중요할 것이다 라고 개탄했다.
하나니아는 지난주 대부분 주요 미국 언론 매체는 하마스에 억류된 20명의 이스라엘 생존 인질들을 집중 조명했다. 그들의 이름과 상황을 소개하는 한편, 그 가족을 조명하고 그들의 고통을 가장 감성 어린 방식으로 보도했다. 대조적으로 훨씬 더 많은 팔레스타인인이 비슷한 처지에 놓였지만, 어떤 주요 매체도 동일하게 다루지 않았고, 그들의 고통을 단지 거대한 숫자의 총합으로 격하했다 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름과 가족, 생계, 그리고 그들이 처한 폭력적 상황에 대한 상세한 보도로 인간화된 1명의 이스라엘인이, 단순 통계로 반복해서 비인간화되는 100명의 팔레스타인인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는 인상을 주게 된다. 하마스가 살해한 이스라엘인들보다 훨씬 더 많은 수의 팔레스타인 여성과 어린이를 이스라엘 군인들이 살해했지만, 서방의 걱정은 여전히 이스라엘인들에 맞춰져 있다 고 비판했다.
하나니아는 10.7일 이후 가자에서 일어난 일은 수만 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살해됐을 뿐 아니라, 이스라엘과 서방 정치인들, 그리고 팔레스타인인 죽음을 이스라엘인 죽음과 같은 방식으로 보도하기를 두려워하는 주류 언론들이 자행한 인류에 대한 학살 이다 라고 주장했다.
13일,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의 휴전 및 인질-수감자 교환 합의의 일환으로, 가자지구에 억류되어 있던 인질들이 국제적십자위원회(ICRC)에 인도되는 날, 팔레스타인 무장대원들이 가자 남부 칸 유니스에서 경계를 서고 있다. 2025. 10. 13 [로이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