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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바로가기 : 유대인 자부심·네타냐후 비판 뒤섞인 이스라엘의 날

유대인 자부심·네타냐후 비판 뒤섞인 이스라엘의 날
[뉴스]
현지시간으로 5월 31일,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이스라엘의 날 퍼레이드가 열렸다. 올해로 62해를 맞는 이번 퍼레이드에 조란 맘다니 시장이 오랜 전통을 깨고 불참을 결정, 논쟁을 불러왔다. 또한 ‘대량 학살’로 비난받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침공과 이란, 레바논에서 벌인 군사행동 때문에 긴장 속에서 치러졌다. 이날 퍼레이드는 최근 늘어나고 있는 반유대 정서와 유대인에 대한 폭력 사건에 대한 저항의 의미도 담고 있다고 참석자들은 밝혔다. 맘다니 시장은 이미 지난 선거 유세 중 이스라엘에 대한 자신의 비판적 입장을 확실히 하고 이스라엘 데이 퍼레이드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매일 아침 일어나 우리 세금으로 더 많은 팔레스타인인이 학살당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 갈수록 더 힘들다”고 한 그는 2023년 10월 하마스의 무장 테러로 촉발된 이스라엘의 가자 지구 침공을 ‘대량 학살”로 규정한 바 있다. 맘다니 시장은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뉴욕시를 방문할 경우 체포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퍼레이드에 불참한 맘다니 시장을 대신해 뉴욕시를 대표해 퍼레이드에 참석한 제시카 티시 뉴욕시 경찰 커미셔너. 이스라엘 국기에 얼굴 일부가 가려졌다. 그녀 옆에 마이클 블룸버그 전 시장이 함께 이스라엘 국기를 흔들고 있다. 이길주 시민기자 퍼레이드에 앞서 맘다니 시장은 자신에게 모든 뉴욕 시민의 안전을 보장해야 할 책임이 있다”며 유대계 주민들이 안전하게 느끼며 환영받는 도시가 되게 하겠다고 말했다. 맘다니 후보를 대신해 제시카 티시 뉴욕시 경찰 커미셔너가 행진자 대표 격인 ‘그랜드 마셜’로 퍼레이드를 이끌었다. 그외 캐시 호걸 뉴욕 주지사, 마이클 블룸버그와 에릭 애덤스 전 시장도 퍼레이드에 참가했다.   퍼레이드 현장에서 한 애버뉴 떨어져 있지만 교통 통제로 텅 빈 매디슨 애버뉴. 이길주 시민기자   퍼레이드 인근 주차금지 안내문. 이길주 시민기자 최근 한 여론 조사에서는 미국인의 60%가 이스라엘에 대해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 내 비판 의식은 퍼레이드에 투입된 사상 최고의 보안 인력과 절차에 그대로 나타났다. 맨해튼의 패션 메카로 불리는 매디슨 애버뉴는 퍼레이드가 펼쳐진 5번가에서 동쪽으로 한 애버뉴 떨어져 있지만 완전 차단됐다. 이미 두 애버뉴가 떨어진 파크 애버뉴에서부터 통행이 제한됐다. 평소 차와 사람들로 가득한 길이 텅 비어 있는 모습이 이스라엘의 날 퍼레이드를 둘러싼 긴장감을 반영했다.   대형 쓰레기 수거차와 사복 경찰관들이 막고 서 있는 퍼레이드 현장 인근 스트리트 입구. 이길주 시민기자   보안 장치가 설치된 퍼레이드 길가 우체통 이길주 시민기자 손가방도 들고 가지 못하도록 막은 퍼레이드 현장에는 공항 수준의 검색대를 지나야 접근할 수 있었다. 인근 길가에는 주차하지 말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고, 5번가의 우체통은 단단한 보안장치로 막혀 있었다. 도로 입구는 경찰관과 대형 쓰레기 수거차가 막고 있었다. 모두가 폭탄 테러를 염두에 둔 조치였다.   10대들의 참여가 두드러진 이스라엘의 날 퍼레이드. 이길주 시민기자   이스라엘 국기를 몸에 두른 젊은이들이 다수 자원봉사자로 퍼레이드에 참여했다. 이길주 시민기자   이스라엘의 날 퍼레이드는 유대 전통에 대한 자부심과 이스라엘에 대한 자긍심을 드러내는 행사이다. 세상을 향해 우리는 여기에 있고 사라지지 않는다는 메시지이다. 10대들의 참여가 두드러진 이유이다. 해외의 유대인 공동체가 문화와 전통의 뿌리를 지키지 못하면 유대인 정체성이 퇴화하고 따라서 이스라엘에 존재적 당위도 약화된다는 사고를 반영한다. 젊은 유대인들이 이날 퍼레이드에서 노래와 춤으로 분위기를 돋운 이유이다. 10대를 포함한 젊은 자원봉사자들의 참여도 눈에 띄었다. 행진과 자원봉사를 통해 자연스럽게 유대인 역사를 새기는 것이라 생각했다.    안나와 보리스 부부. 미국과 이스라엘은 같은 이상을 공유한다며 안나는 두 나라 국기를 합쳐 만든 스카프를 두르고 있다. 이길주 시민기자 퍼레이드에 나온 안나와 보리스씨 부부는 유대인 차별의 역사가 긴 러시아에서 1970년대 미국으로 왔다. 안나는 50세에 대학을 졸업하고 약사가 되었다. 보리스는 리무진 운전을 하며 생계를 꾸렸다. 이들의 아메리칸 드림과 유대인으로서의 자부심,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는 어떤 관계인가? 이 부부는 미국과 이스라엘 모두 지치고 상처받은 사람들을 품어주고, 다시 일어서게 해주는 나라로 인식했다. 이들은 거의 난민 수준이었지만 미국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했고, 딸과 두 손녀 모두 예일대에 진학해 성공한 삶을 살고 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은 세계에 흩어져 편견과 차별 속에서 살아야 하는 유대인들에게 고향의 안온함을 제공하고, 유대 전통을 감추거나 희석하지 않아도 되는 삶의 환경을 제공한다. 따라서 두 사람은 미국과 비슷한 회복 사회라고 평가했다. 그래서 그녀는 이스라엘 국기와 성조기를 합쳐 손수 만든 스카프를 두르고 있었다.   홀로코스트 희생자의 후손으로 자부심을 갖고 퍼레이드에 참여한다는 메시지가 담긴 그레이스의 인스타그램. 이길주 시민기자 이스라엘의 날 퍼레이드와 유대인 대학살 홀로코스트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퍼레이드 자체가 침묵하는 집단은 당한다는 역사 의식을 반영한다. 다시 있어서는 안 될 인종 말살 시도의 역사적 불행에 대한 방지책은 나의 정체성을 확고하게 하는 것이란 생각이다. 그 다음은 정체성을 세상에 내보이고, 그 정체성의 상징을 지키는 일이다. 이스라엘의 날 퍼레이드가 이 일을 한다. 그레이스는 홀로코스트 생존자 가정에서 나서 자랐다. 아버지와 할아버지가 악명 높은 유대인 집단 수용소 아우슈비츠에서 살아 남았다. 할아버지와 큰아들인 아버지는 살아 남았지만 네 형제는 거기서 목숨을 잃었다. 아버지와 할아버지는 미국으로 와 새로운 삶을 일구었다. 그녀는 이날 퍼레이드에 참가하는 이유를 글로 써 SNS에 공유했다. 오직 선함과 빛, 그리고 평화로운 지향만을 품고 와서 잃어버린 모든 것을 재건해 낸 —그 과정에 자신들의 인간미와 창의성, 그리고 불굴의 회복력을 더했던 — 내 가족을 기리기 위해 (퍼레이드)에 나간다. (I go to honor my family, who brought with them only goodness, light, and peaceful pursuits to rebuilt what was lost – adding their humanity, creativity, and resilience…)” 그레이스는 불행한 역사를 극복한 사람들이 현재 팔레스타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다. 유대인의 아픔을 간직해야 팔레스타인인들의 서러움도 공감할 수 있다며 불행한 역사를 경험하고 기억하는 자신과 같은 유대인들이 같은 땅에서 대립하는 두 집단을 평화롭게 연결하는 교량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나의 아픔을 기억하는 자가 남의 상처도 돌볼 수 있다는 뜻으로 들렸다. 그녀는 뉴욕시의 리더인 맘다니 시장이 퍼레이드에 불참함으로써 영향력 있는 그가 할 수 있는 교량  역할을 포기했다며 아쉬워했다. 그레이스는 이스라엘 정부에 대한 비난도 당연히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해외에 흩어진 유대인들의 귀환(Aliyah)을 돕는 자원봉사 단체의 퍼레이드 차량. 이들은 귀환의 즐거움을 강조하기 위해 거리에서 춤을 추었다. 이길주 시민기자 이번 이스라엘의 날 퍼레이드에서 가장 역동적인 행진을 선보인 팀은 해외 유대인들의 이스라엘 귀환(Alyah)을 지원하는 봉사단체 ‘Nefesh B’Nefesh’이다. 히브리어로 영혼에서 영혼으로 를 뜻한다. 이 단체 관계자들은 행진하면서 흥겨운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었다. 퍼레이드 차량도 이스라엘 국적 항공기를 모티프로 꾸몄다. 귀환은 기쁨이며 축제라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서였다. 매년 수천 명이 북아메리카에서 이스라엘로 귀환해 좋은 일자리와 따뜻한 공동체, 그리고 풍요로운 유대인의 삶을 살고 있습니다. 이 이민자들은 유대인 역사의 새로운 장을 써나가고 있습니다.” 이 단체의 공식 목적인데, 당연히 퍼레이드에서 흥을 돋우어야 했다. 슬픈 고향에 누가 가려 하겠는가? 그런데 당연히 의문이 떠오른다. 그들 수천 명이 지낼 안식처를 마련하기 위해 정착촌 확대가 강행되는 것은 아닐까?   아버지 데이비드(오른쪽), 딸 로라(가운데) 손녀 리아 3대가 퍼레이드에 참가하고 있다. 이스라엘에 대한 사랑을 지키면서 팔레스타인의 권리를 지지하는 친이스라엘/친팔레스타인 입장이 곧 두 국가 해법 의 토대라고 설명했다. 이길주 시민기자 친팔레스타인 유대인 가족도 퍼레이드에 참여했다. 친팔레스타인인 동시에 친이스라엘은 모순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한인 밀집 지역인 퀸즈 플러싱에서 온 데이비드 가족에게 팔레스타인의 독립은 필수다. 이스라엘에 대항하는 팔레스타인인들을 품고 살 수는 없다. 하지만 전제 조건이 있다. 팔레스타인인들이 하마스와 같은 극렬 무장 세력의 통제에서 벗어나는 것이 먼저 필요하다고 했다. 이를 위해 이스라엘에 대한 증오와 전쟁 종식을 원하는 팔레스타인인들이 용기를 낼 수 있어야 한다. 유대인은 모두 팔레스타인의 적이 아니란 확신을 갖게 하는 데는 이스라엘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면서 동시에 변화를 원하는 자신과 같은 친팔레스타인 유대인의 목소리가 중요하다고 했다. 이것이 곧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모두 주권 국가로 인정하는 두 국가 해법 (Two-State Solution)이라고 설명했다. 데이비드는 이스라엘의 가자 침공과 그 외 군사행동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현 네타냐후 내각에 대한 비판 의식을 갖고 있다. 요르단강 서안의 유대인 정착촌 확대에도 반대한다. 데이비드는 다음 선거에서 네타냐후 총리가 낙선해도 자신은 슬퍼하지 않을 것이라 덧붙였다. 이스라엘 정부의 정책 변화 요구도 반이스라엘이 아니며, 이스라엘이 제대로 보호받을 수 있는 미래를 원하는 유대인들이 나서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 과정에서 하마스의 존재는 진보적 유대인들에게 실망을 안겨주는 부정적 요소로 작용한다고 강조했다.   맨해튼 남쪽 유니언 스퀘어에서 맘다니 시장 관련 기념품을 파는 노점상. 이길주 시민기자 이스라엘의 날 퍼레이드 현장을 벗어나 맨해튼 남쪽으로 내려왔다. 다운타운의 분위기는 퍼레이드가 진행된 업타운과 사뭇 달랐다. 퍼레이드 불참으로 일부 뉴욕 시민들의 비난을 받는 맘다니 시장과 관련된 기념품 노점상이 진보적 분위기가 강한 맨해튼 남부 유니언 스퀘어에 등장했다. 혹시 이민세관단속국(ICE)의 표적이 될지도 모르니 얼굴은 가려 달라는 진담 반, 농담 반 주문은 최근 심화하는 공권력의 폭력을 대변한다고 할 수 있다. 이스라엘의 날 퍼레이드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군사 행동 때문에 뉴욕, 나아가 미국 사회가 분열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퍼레이드 주최 측은 이스라엘에 대한 비난과 유대 민족에 대한 편견이 늘어나고 있는 시점에 축제의 분위기를 연출하고 싶어 했다. 하지만, 축제를 마음껏 즐기려면 평화가 깃들어야 하는데 지금 과연 그러한가?   모든 이에게 축제여야 하는 퍼레이드지만 이스라엘 데이 퍼레이드에서 만난 평화의 메시지는 초라하게 느껴졌다. (이길주 시민기자) 퍼레이드는 사람들이 많이 모이도록 주최 측이 광고, 선전, 참가 독려 캠페인을 벌인다. 하지만, 이스라엘의 날 퍼레이드는 유대인이 아니면 무슨 일로 왔냐고 묻는 듯한 냉기마저 느끼게 했다. 가방은 아예 지참할 수도 없고, 주머니 속 소지품까지 금속 탐지기에 밀어 넣어야 했다. 조심하되 이런 초긴장 스트레스 없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어야 퍼레이드는 진정한 축제의 장이 된다. 퍼레이드다운 퍼레이드를 위해서라도 미국과 이스라엘은 평화를 위해 결단할 때란 생각이 들었다. 비록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와 자부심의 외침에 가려 잘 드러나지 않았지만, 그래도 평화의 희망을 전하는 메시지가 없지는 않았다. 아쉽게도 초라하게 느껴졌을 뿐이다. 이스라엘의 날 퍼레이드는 1964년에 처음 있었다. ‘이스라엘에 대한 경례(Salute to Israel)’란 이름으로 맨해튼 북동쪽 리버사이드 드라이브에서 열렸다. 다음 해 5번가로 옮겨 현재까지 이어지면서 정치인이라면 꼭 눈도장을 찍어야 하는 행사로 자리잡았다. 맘다니 시장은 일정상”이 아니라 신념에 따라” 불참하는 행동을 한 첫 시장으로 기록됐다.이길주 뉴욕통신원 kiljyi@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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